What's next? Highend
시계생활을 하면서 다음 목표물을 무엇으로 결정할지 고민하는 과정만큼
골치아프면서도 즐거운 일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은, 저에게는 어찌보면 시계생활을 하는 가장 큰 원동력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ㅎ
어떤 분은, 실제 시계를 득템한 순간 보다도
'고민 시작 ~ 득템 직전' 까지의 시간이 가장 행복한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도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ㅎㅎ
하여튼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이미 찰 시계가 충분한 상황임에도, 저는 요즈음도 여전히
what's next? 라는 의문을 항상 머릿속에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ㅋ
(이런건 next 가 아니라, in the end 라고 불러야 하는 것이겠구요^^; ㅠㅠ)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어떤 녀석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느냐!
일단 제가 찾고 있는건.. 용도상으로는 정통 드레스워치보다는 조금은 덜 포멀하지만 그래도 드레시한 스트랩 워치 입니다.
다시말해 캐쥬얼과 드레스의 경계선상에서 둘의 역할을 어느정도 다 수행해줄 수 있는.. 그런 시계요 ㅋ
사실 지금 갖고 있는 시계들도 비슷비슷하게 표현될 수 있는 놈들이긴 한데..
그냥 제 취향이 그런가보죠 뭐 ^^;
용도가 아닌, 제가 갖지 못한 시계적인 요소들 쪽으로 이야기해보자면..
리저브가 좀 긴 시계, 오토이면서 씨스루백이고 로터 보는 맛이 있는 시계, 실용적인 컴플리케이션을 장착한 시계(예들들면 캘린더나 빅데이트),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명기로 불리는 무브를 장착한 시계(예를들면 프레드릭 피게 ㅋ) 뭐 이정도가 되겠군요.
그러면서 가격은 현재 보유한 녀석들과 비슷하거나 조금은 더 낮은 수준으로..
결국은 마지막 조건 때문에 다 어려워지는 것이겠죠 ㅋㅋㅋ
여러번의 경험상, 원하는걸 모두 갖춘 녀석을 득하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기에,
어느정도 필요한 요소들을 갖춘 녀석들 중 어느녀석이 그나마 젤 좋을까.. 정도의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후보들을 한번 나열해보도록 하죠.
먼저 가장 상위권에 랭크된 블랑팡 르망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 입니다.
원래는 흰판만 생각했었는데, 검은 다이얼의 드레스워치를 갖고 있지 못하단걸 깨달은 이후로는
검판도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드레스와 캐쥬얼 사이에서 약간은 더 캐쥬얼쪽으로 치우친 느낌을 갖고 있는 녀석이고,
나름 트윈배럴에 리저브도 꽤 긴 편인 피게의 명기 1151 계열이 들어있는 시계입니다.
100미터 방수라는 것도 장점이 되겠고, 로터가 좀 투박해서 아쉽긴 하지만 나름 잘 화장된 1151을 씨스루백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네요.
다이얼 크기는 40mm. 트리플캘린더 문페이즈의 오리지널리티가 블랑팡에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단점이라면 역시나 가격.. 그리고 매물 찾기가 하늘에 별따기 라는 사실 ㅠㅠ
이런 단점을 고려하여, 구형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생긴건 뭐 비등비등하게 맘에 들고, 크기는 38mm라서 오히려 구형이 더 맘에 드는데,
아쉬운건 역시 솔리드백이라는 점이겠죠^^; 뭐 가격 생각하면 그정도는 감수할 수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요.
구형들은 요렇게 생겼습니다. 인덱스 모양이 좀 다르죠? 신형보다 오히려 약간 더 드레시한 것 같기도 하구요 ㅋ
이상, 후보들 중 상당히 상위권에 랭크된 블랑팡 르망 들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뭐 누구나 잘 아실 이녀석..
마린 좋은거야 뭐 누가 모르겠습니까..마는..
문제는 가격, 그리고 RO와의 포지션 겹침 문제, 그리고 제 멸치 손목에 좀 부담스러운 저 러그 정도입니다.
그래서 혹여나 마린을 들이게 된다면 아예 RO를 처분하고, 러버랑 가죽스트랩에 브레이슬릿까지 풀셋으로
갖추는 쪽을 생각하야 할 것 같은데.. RO를 처분하면서까지 그런 변화를 추구하고 싶진 않더라구요. 아직까지는 ㅎ
(그러나 저 소용돌이치는 황금로터는 언제나 보는 이를 황홀하게 만드는건 분명합니다 ㅠ)
다음은 이전에 독일 포럼에도 한번 포스팅한 바 있는 신형 세네터.
역시나 제가 원하는 요소를 아주 골고루 잘 갖추고 있는 매력덩어리인데,,
(원하는 요소의 총집합이라는 측면에선 종합점수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토 씨스루에 이쁜 GG로터, 실용성 돋는 빅데이트에 아름다운 문페이즈,
40mm의 적당한 크기와 현재 컬렉션에 전무한 독일 브랜드 + 로만 인덱스 다이얼 등등..)
블랑팡과 마찬가지로.. 아니 어쩌면 블랑팡보다 더더욱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일 것 같네요 =3
국내에서 철수해버린 브랜드라는 점도 아쉽구요.
씬문이도 항상 기웃거리게는 되는데..
개인적으로 이녀석은 PG 판이 너무 이뻐서 ㅠ 아기자기한 컴플리케이션을 좋아하는 제 취향상
어떨 때 보면 다이얼이 좀 휑한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이미 RO에 들어있는 cal. 889랑 사실상 같은 무브가 베이스 무브로 들어있다는 점도
영입을 꺼리게 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매물 구하기가 비교적 쉽다는건 정말 큰 장점인데 말이죠 ㅠ
폴뚜기도 언제나 영입순위 상위권에 올라와있는 시계 중 하나입니다.
근데 막상 인연을 맺게되는 일은 생각보단 참 잘 안일어나네요^^;
디자인이야 뭐 너무 맘에 들고, 아이덴티티 충만하며, 용도상으로 딱 필요한 시계이고,,
매물 구하기 좋고 예산상으로도 딱 적절한 편이긴 한데..
어떨 때 보면 괜찮은데 어떨 때 보면 아무래도 제 손목에 좀 커보이는 점,
(사진은 지인의 시계를 빌려차고 찍은 사진인데, 제 기준으론 크기가 참 아슬아슬 합니다 ㅎㅎ;)
무브가 보이지도 않는데다가 다른 컬렉션과 균형이 좀 안맞게 되어 버리는 점,
실용을 원하면서 논데이트 크로노그래프를 영입한다는게 참 아이러니한 점.. 등이 단점이 되겠습니다^^;;
제게 있어서의 3714의 단점 중 무브, 솔리드백, 크기 라는 대부분의 요소들을 제거시켜주면서 장점은 나름 유지해줄 대안으로
스몰 포르투기즈 라는 녀석도 있는데,, (35mm 에 예거 889가 들어간 씨스루백 모델이죠 ㅋ 단종된지는 한참 지났습니다..)
역시나 데이트는 없다는 점이 걸리고;; 사실 이녀석도 어떨 때 보면 다이얼이 살짝 심심해보이기도 합니다 ㅋ
영입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는건 뭐 말할 필요도 없구요..
아 그러고보니, cal. 889가 중복되는 단점도 있군요.
...
간만에 쓴 장문의 글인데, 역시나 내용의 대부분이 잡담이 되어 버렸습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 녀석이 가장 괜찮아 보이시나요?
그리고, 여러분의 next 후보에는 어떤 녀석들이 올라 있나요?
본문 이상으로 풍성한, 흥미로운 잡담들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