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크로노스위스 Chronoswiss
레베르소 80주년, 서브라미너 60주년, 로얄오크 40주년처럼 시계 세계에서 성공적인 한 모델의 생명력은 인간 수명 못지 않게 깁니다. 30주년을 맞이하여 발표한 크로노스위스의 레귤레이터 30은 레귤레이터 탄생 30년을 기념하는 것이 아닌, 크로노스위스의 30살을 기념하는 모델이죠. 한 메이커의 역사로써는 시계 하나의 역사보다 짧은 크로노스위스지만 그간 그들이 달려온 30년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부스 한 켠에는 30년 동안 생산되었던 모델을 전시해 놓아 한 눈에 크로노스위스 30년을 살펴 볼 수 있게 해놓았더군요.
죄다 쓸어오려고 했지만 보는 눈이 많아서 Fail....
작년 새로운 CEO인 올리버 앱스타인과 가볍게 인사를 나눴습니다. 시계업계의 많은 사람과 악수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올리버 만큼 손을 꽉 쥐는 사람은 처음이었고 악수 하나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남자였습니다. 올해는 그를 직접 보지 못했고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각국의 리테일러(를 갈구는)에게 향후 비전을 설명하는 듯한 모습을 지나가면서 봤는데요. 창업자 랭에게서 올리버로 회사가 인수되면서 또 본사도 독일에서 스위스로 옮기면서, 다소 어수선했던 작년과 달리 정리된 모습으로 새로운 30주년이라는 모토아래 새로운 크로노스위스를 시작하는 해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되었습니다.
뉴스에 소개된 신제품들
레귤레이터 30주년 : https://www.timeforum.co.kr/6867477
2013년 새로운 모델 : https://www.timeforum.co.kr/7298785
뉴스와 리뷰(https://www.timeforum.co.kr/7471590)를 통해서도 라인업 변화에 대한 짧은 언급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완전히 6개 라인업으로 고정해 타임리스, 시그니처, 올라운더, 스포트, 자이트자이첸, 레이디 켈렉션입니다. 예를들면 타임마스터 같은 모델은 스포트 라인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죠. 이미 뉴스를 통해 상당히 눈에 익긴 했지만 신제품을 둘러 보실까요?
시그니처
Ref. CH2813 레귤레이터 30
크로노스위스 3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입니다. 크로노스위스로서는 메이커의 탄생과 정착. 성공을 함축적으로 상징하고 있는 모델이 바로 레귤레이터고 25주년 기념 모델에도 레귤레이터가 등장했습니다. 이번에는 점핑 아워와 결합되어 레귤레이터 스타일에서 살짝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게 특징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익숙한 레귤레이터와 비교되어 호불호가 다소 나뉘는 편인데요. 레귤러 에디션이 아닌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이벤트적인 모델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코인엣지 베젤의 전형적인 크로노스위스 스타일인데 앞으로 코인엣지 베젤은 더 이상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측면만 코인엣지 처리를 한 세미 코인 엣지 스타일을 도입하여 스무스, 코인 엣지가 공존했던 기존 디자인에서 둘을 동시에 수용하는 방침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인데요. 다이얼은 두 가지 기요쉐 패턴이 들어갔고 저는 점핑 아워보다 이것 때문에 기존 레귤레이터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Ref.CH1243 레귤레이터
지름을 40mm로 확대한 새로운 레귤레이터입니다. 다이얼에 패턴이 들어갔고 그랜드 레귤레이터와 베젤이 세미 코인 엣지로 동일해 졌기때문에 다이얼 상 구분을 위해 다이얼 패턴을 달리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뉴스로 소개되었던 것과 다른 패턴을 하고 있는데요. 기존 플랫 다이얼의 레귤레이터에 비해서는 확실히 화려해졌습니다. 무브먼트는 NOS인 에니카를 수정하여 사용하던 것이 그대로 유지, 탑재됩니다.
Ref. CH3523
크로노스위스의 경우 그랜드 루나나 한참 전에 단종된 파토스 같은 모델에 탑재되는 무브먼트는 알프레드 로샤를 통한 수정이 많았었죠. 빅 데이트&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로 모듈 탑재로 기능이 더해진 모델인데요. 소프로드제 모듈로 잘 알려진 것이긴 한데 정확하게는 어떤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예전 모델을 빼면 요즘 새로운 알프레드 로샤를 찾아보기 어려워진 건 맞습니다.
Ref. CH2843 오토매틱 ‘가칭 카이로마틱’
세미 코인 엣지 베젤의 측면
라인업이 지금처럼 고정된 이유의 하나는 카이로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일 겁니다. 작년 새로운 라인업이 구성할 무렵 홈페이지를 보면 라인업에 시리우스와 카이로스가 있었는데요. 스무스 베젤이 시리우스 코인 엣지 베젤이 카이로스로 구분지어졌으나 카이로스를 못쓰게 되면서 부득이 재변경을 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카이로스 라인의 대표 모델이 되야 할 카이로스가 이름을 잃어버리면서 이름 아닌 이름이 오토매틱이 됩니다. 리뷰와 달리 카이로스가 다이얼에서 지워지면서 허전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는데요. 오토매틱이란 이름도 좀 그래서 이름을 새로 지어 주려고 하고 있고 잘하면 카이로마틱이 이름이 될 거라고 합니다.
아래는 기존 모델이 새로운 베젤을 가지게 되면서 느낌이 변한 것들도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스포트
Ref. CH3563 타임마스터
시그니처 Ref.3523의 기능상 도플갱어 되겠습니다. 스포츠 워치로 분류한 타임마스터인만큼 좀 더 강력한 디자인을 기대했으나 스카이블루의 해맑은 다이얼입니다.
다이얼 색깔 때문에 무장해제 되는 분 좀 있지 않을까 싶은데 흔치 않은 색입니다.
Ref. CH7553 타임마스터 GMT
빨간색 24시간 방식의 GMT 바늘을 갖춘 크로노그래프 GMT입니다. 케이스 지름이 44mm에 다른 모델과 달리 아라빅 인덱스를 더 크게 강조해서 그런지 첫 인상 강렬합니다. 숫자 위에 올라간 야광의 양이 적지 않아 보이는데 야광이라면 환장(!)하는 타마당원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Ref. CH7535G
독일의 비행기 제작회사 도르니에 설립자인 클라우드 도르니에의 손자인 이렌 도르니에와 올리버 앱스타인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합니다. 무릇 적지 않은 수의 콜라보레이션 모델이 이런 식으로 나오긴 하는데요. 파일럿인 이렌 도르니에와 파일럿 워치로 방향을 확정한 타임마스터는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GMT 크로노그래프로 카운터 내부의 장식 패턴까지 콜라보레이션의 의의를 담아냈습니다.
케이스 백은 비행기 엔진의 터빈처럼 각인
작년에 밸런스 같은 신모델과 타임마스터의 리뉴얼이 있었고 올해에는 주력 라인업인 시그니처의 보강이 있었습니다. 특히 레귤레이터의 변화가 눈에 띄고 기본형 타임마스터를 보좌할 다양한 모델의 등장이 눈에 띕니다. 변화에는 그것을 지지하는 쪽과 기존의 익숙함을 더 원하는 상반됨이 동반되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변화의 생소함과 어색함이 익숙함이 되어 크로노스위스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함께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로노스위스는 여기까지입니다.
되틀링 자이로 와인더. 크로노스위스에서 제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문하면 구입할 수 있습니다고 합니다
사진 Picus_K, Pam P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