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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로 할까 하다가, 너무 길어지길래 글로 대신합니다;;

글 내용의 대부분은 호를로스께서 이번에 예거 포럼에 적으신 글과, 이전에 자게에 적으신 글을 읽고

느낀 단편적인 생각들에 관한 것이므로, '독립된 한편의 글'로서의 기승전결.. 은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 될 것 같으니 ㅠ 난잡한 느낌이 들더라도 양해를 해주시길 미리 부탁드립니다.



최근 매우 즐겁게 읽고 있는 호를로스님의 글들은,

전문적이고 날카로우면서도 어떤 면에선 상당히 신선(?)한 시각의 글들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전문적이신 부분이야 당연히 시계시장과 유사한 '럭셔리'마켓에서 오랜 기간 몸담아오신 내공이 있으시기 때문이겠고,

신선하다 표현한 부분은 아마도 '시계는 아닌' 시장에서 몸담아오신 분이 시계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기존 매니아들과

약간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ㅋ

또한, 몸담아오신 분야에서의 시각은 '판매자'의 시각이실 것이고, 그러다보면 당연히 '매니아' 뿐 아니라 '매니아 아닌 일반 고객'까지

포함하여 바라보는 시각(어쩌면 비매니아 비율이 더 크겠죠.)이실 것인데, 그것과 매니아의 시각 역시 제법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란 생각도 들구요.


일례로 예거를 핸드백 계의 루이비통이나 자동차 계의 벤츠에 비유하신 부분의 경우.

제가 이제까지 보아온 시계 포럼에서의 '재미삼아 해보는' 타업계 브랜드와의 비교에선

루이비통, 벤츠는 보통 '롤렉스'에 비유되곤 했거든요.

(프리포트 님의 댓글에서 볼 수 있는 "그런데 예거가 타겟으로 하는 구매층은 1000명중 200명이 아니라 20명 아닐까요?"

라는 리플이 바로 그런 시각의 차이를 잘 드러내주는 단면일 듯 하네요^^)


여기까지 써놓고 다시한번 호를로스님의 글을 읽어보니, 

"시계로 말한다면 예거, 롤렉스, IWC,  제니스 등의 브랜드들로 웹상에 돌아다니는 시계 등급표의 두세번째 그룹에 속하는 것들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문구가 보이는군요 ㅋ


앞선 제 글에서도 여러번 언급했듯, 시계매니아분들 중 상당수는 (특히 예거포럼에는) 이런 브랜드 서열화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보시며, 

나아가 그런 정의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어쨌든 그러한 것이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논의를 해볼 때 역시 보편적인 시계매니아들 사이에서

롤렉스'와 '예거'를 같은 그룹에 묶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 한, 상당히 드문 케이스입니다 ㅋ


그런데 이도 참 아이러니한 것이, 사실 '엔트리 가격'으로만 놓고 보면 예거와 롤렉스를 같은 그룹에 두는 것이 전혀 어색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속칭 등급표상 역시 롤렉스보다 위에 올라가있는 경우가 보편적인 IWC나 제니스 같은 경우에는

엔트리 가격이 롤렉스보다 제법 저렴하기까지 합니다.


왜 이런 시각차가 발생하는 것일까..에 관하여 제가 유추해보았는데, 

짧은 글귀 몇개로 성급한 판단인지는 모르겠으나, 호를로스 님께서는 

1)브랜드간에는 서열이 존재한다 생각하시고

2)그 서열이란 것은 다른 요소보다도 특히 '가격'을 통해 결정되며

3)그 가격이라는 것은 일차적으로 '엔트리 모델'의 가격이다

라는 전제 하에 여러 글들을 기술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시계매니아들의 시각은 약간은 다르다고 느낍니다.

(물론 이것도 결국은 시계매니아들의 시선을 해석하는 제 주관 이겠지만요^^)


1)브랜드간의 서열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가진 시계매니아분들이 더 많은 것 같긴 하지만,

무시할 수없는 비율의 상당수 매니아분들은 브랜드 줄세우기는 무의미하다 생각하시며

유사 가격대의 모델간 비교만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다수 계십니다.


2)서열이 존재한다 생각하시는 분들 중에도, '가격'만을 그 고려요소로 생각하시는 분은 오히려 소수에 속하며,

특히 가격중에도 '엔트리 가격'이 일차적 요소라고 생각하시는 분 역시 소수에 속한다고 봅니다.

만일 그 기준이 1차적 기준이었다면, 아마 호를로스 님도 보셨을 시계 브랜드 서열기준표는

지금하고는 '상당히' 많이 다른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3)가격 이외의 서열 결정 요소로 고려되는 것에는 상당히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대표적인 것이

'역사', 그리고 '기술'의 예거라 표현하실 때 사용된 바로 그 '기술', 다른 말로 하면 '무브먼트'라는 명제일 것 같습니다.


4)그래도 역시 가격이 브랜드 서열 결정요소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임은 부인할 수 없겠는데,

그 가격이라는 것은 '엔트리 가격'이 아닌, "이 가격이면 그 브랜드 살만하지" 생각이 드는 처음부터 끝까지의 범주.. 라는 정의에 보다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호를로스님도, 다른 시계매니아 분들도 어느정도까지 동의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튼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ㅋ



그리고 예거의 낮은 엔트리 장벽에 대해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전 오히려 이 점이 많은 시계 매니아분들께 덜 알려져 있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마스터시리즈의 기본 모델인 마스터컨트롤ss 또는 리베르소 시리즈의 기본 모델 그랑테이유의 경우

리테일가격은 900만원대로, "서브마리너 보다 쌉니다."

그러나 '예거'를 경험하기에 전혀 부족함 없는 시계들이라 생각합니다.

현실은 프리포트 님 말씀처럼 100명중 20명에 더 가까울지 모르겠으나, 

앞으로는 이런 '생각보다 부담없는' 예거의 낮은 엔트리 장벽에 대한 점이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져,

호를로스님 말씀처럼 100명중 200명이 예거를 구입대상으로 고려하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듀오미터를 업무적으로 보면 저처럼 천만원 미만의 예거 제품을 소유한 사람이 듀오미터와 동급의 제품을 가졌다는 환상을 갖게하는 마케팅 전략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환상 역시 즐거운 상상 아니겠습니까?" 라고 하는 말씀.


정확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듀오미터까지 가지 않더라도,

예를들어 제가 소유하였던 스틸 M8D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면..

브라이틀링2님의 금통M8D 가격은 3000만원정도 됩니다. 여타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만들었다면 

당연히 금 이상으로만 만들었을 것이고, 못해도 5000은 했을 것 같구요^^; 

근데 이런 컴플리케이션의 시계를 단지 '케이스만 스틸'로 바꾸었을 뿐인데, 반값 조금 더 되는 가격이면 소유할 수 있습니다.

중고는 당연히 그보다 더 접근가능성이 좋구요.

정말 이런 브랜드가 없지요 ㅋ


근데, 중요한건 이것만이 아닙니다. 

말씀하신 것과 같은 '환상'이 가능하려면, 3000주고 금통 M8D를 사거나, 5000 이상 주고 듀오미터를 사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러려면 그 구매자분들, 그리고 그 구매자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까지도 

'에이.. 그래도 그 돈 주고 이 브랜드를 사나.. 더 위로 가야지. 1000도 안되는 돈 주고도 살 수 있는 브랜드인데.'

라고 느끼지 않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전 이게 훨씬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예거는 그것을 가능케 만들어냈죠. 호를로스 님께서 말씀하신 바로 그 '기술'이란 무기를 통해서요.


듀오미터 리테일가 정도면 (빅5가 뿐 아니라) 원탑으로 불리는 pp의 중급기종까지도 레인지에 들어옵니다만,

타임포럼 내에서 저는 타 하이엔드 브랜드 단일기종 중 예거 듀오미터 퀸텀루나보다 오너가 많은 시계를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작은 마켓에 불과한 한국 포럼이 예라서 덜 설득적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5000이상 주고 시계를 구입하시면서

포럼질(?)까지 하실정도의 분들이라면, 적어도 소위 빅5의 쟁쟁한 기종들과 진지한 고민 안해보신 분은 없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이네요 ㅋ


예고는 해드렸지만,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습니다 -_-;

여튼, 이런 즐거운 깊이있고 즐거운 논의들을 해나갈 수 있게 해주신 호를로스님께 감사드리며,

혜성과 같은 등장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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