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서브마리너 타임온리 (& 까르띠에 탱크 프랑세즈) Submariner
"나도 돈 많이 벌어서 삼촌처럼 이쁜 시계도 차고 그랬으면 좋겠다"
2010-10 ~
내 생애 첫 기계식 시계,
까르띠에 탱크 프랑세즈..
지금도 초보지만 그 당시 전
까르띠에.. 쿼츠 오토 수동.. 아무것도 몰랐었고
이 조그만 시계 한 점 가격이 몇백이란 걸 알았다면 귀신 본 듯 했을
제가
가게 오픈을 앞두고 생각없이
해맑게 빙구 웃음 지으며 뱉은
"나도 돈 많이 벌어서 삼촌처럼 이쁜 시계도 차고 그랬으면 좋겠다"
한마디에
삼촌이 이 시계 차고 일이 잘 됐다며
안 그래도 서른 살 생일선물로 주려 했다고
그 자리에서 끌러주신 삼촌의 시계 선물
이제와 글 올리며 생각해보니
저
꽃뱀이 따로 없네요 ^^;
여하튼
저희 삼촌이지만 정말
그런 대인배가 어디 흔할까요
대인배답게..
최신 트렌드를 따라
빅페이스 시계로 가고 싶어 했으나
더 대인배이신 숙모님의
"있잖아 시계" 수비를 뚫을
미담이 필요했단 건 말못할 가문의 비밀
꽃뱀과 전략가의 절묘한 만남..
그리고 얼마 후
오픈 기념으로 모인 가족 모임
숙모님 옆자리에서
"삼촌 너 그거 주고 15만원짜리 시계 하나 새로 샀다"시며
보여주셨던 손목..
정말 찡했지만
그때 그 시계는 사실
파네라이였음을 훗날 타임포럼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삼촌께선 15만원짜리 패션 시계(?)와 서브마리너 신형을 더블겟하셨습니다
이쯤되면 (내 여자에게만은 따뜻한) 사기꾼 집안..
(저는 제 PAM 111 또한 다른 시계만큼 아끼고
감사히 읽어주실 글, 보다 재미있게 적기 위한 양념일 뿐
절대로 10만원대 시계와 파네라이에 대한 비하의 표현이 아닙니다)
실화 바탕 우스갯소리를 해봤지만
사실 20대 때의 제게
삼촌은 롤모델 그 이상이셨거든요
동종 업계 선배로서
얼마나 성실하고 다부지게 노력해
자수성가하셨는지 지켜봐왔고
거기에 또
삼촌께 롤모델이라 할 수 있을
저희 아버지께 인정받고 싶어하는
공통분모까지..
집안 남자 세 명이 동일 업종.. ^^
나도 돈 많이 벌어서 삼촌처럼 이쁜 시계도 차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제 얘기는
이쁜 시계라 에둘러 칭했지만
진심이었고
존경의 고백이었습니다
본드를 동경해서
본드의 시계 서브마리너가 갖고 싶었듯
삼촌을 동경해서
탱크 프랑세즈가 갖고 싶었습니다
(물론 현재 자타공인 본드의 시계, 오메가 씨마스터를
부인하는 건 결코 아니지만
제가 처음으로 목격했던
'저의' 본드 시계는 영원히 서브마리너입니다)
탱크 프랑세즈..
단순히 시계 자체만으로도 너무 이쁘고 멋지지만
제게는
동경하는 삼촌처럼 살고 싶은 마음, 결심의 표현이었고
손목의 탱크 프랑세즈를 볼 때마다 제게
그런 삼촌께 직접 선물로 건네받았다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기쁨
그리고
가게 오픈 무렵 그때의 초심과 결의를 다지게 합니다
시계는
어린 남자가 어른 남자를 동경할 때
그를 대변하는 심볼로서
가장 크게 다가올 수 있는
남자의 소지품이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탱크 프랑세즈를 보며
이 시계에 걸맞는 남자가 되자 다짐합니다
'어른 되면 저 시계부터 사야겠다'
2011-05 ~
내 손으로 구입한 첫 기계식 시계,
로렉스 서브마리너 타임온리..
빠밤 빰 빠밤 빰 빠바바밤 빠바바밤
딩기디딩딩 디디디 딩기디딩딩 디디디 빠밤 빠바밤
이게 갑자기 미쳤나.. 싶으실까요 ;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는
첩보영화 007의 배경음악입니다
"본드, 제임스 본드"
"탕!"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 아닐까요
10대 때 제게 코드명 007의 첩보원 제임스 본드는
일과 사랑, 때로는 자신의 목숨까지 담보로 모험을 사는
전에 없고 후에 없을 상 훈남자였습니다
혈기왕성했던 시기
매편 바뀌는 아리따운 파트너는.. 옵션.. 헤헤
흠..
어른이 되면..
나도 저렇게 멋지게 살고 싶은데
비비탄총을 허리춤에 차고 다닐수도 없고
(이제 와 고백컨데 어릴적 잠깐 차고 다녔습니다
이소룡님 땜에 쌍절곤도 가지고 다녔습니다 잠깐)
흰 양복에 나비넥타이는 나를
KFC Jr... 켄터키 후라이드 쥬니어로 만들 것 같고
그때 눈에 들어온 그의 시계..
'어른 되면 저 시계부터 사야겠다'
저에게 있어 서브마리너의 아이덴티티는
이 장면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후에 체결해봤던 나토밴드가
지독히도 제게 안 어울렸음은 예상못한 반전 ㅠ
순진했을까요 빙구였을까요
싸면 100만원, 초 비싸면 200만원
제 예상가가 그랬습니다
서브마리너가 로렉스란 것만 알았지
수많은 시계 브랜드, 그 가격정보에 무지했던 저는
이거 너무 과한 거 아닌가 한동안 잠시 망설였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하지만
청소년기 추억, 로망을
나중에 더 늙어 할아버지가 되도
내 손목에 얹어 가까이 두고 향수할 수 있다면
그게 어디 돈이 문젠가
라는 결론
그리고
아직 총각이잖아 삼촌 봤잖아 지를 수 있을 때 질러 환청은 옵션
서브마리너 덕에 가게가 조금이나마 자리잡은 듯합니다 하하
남자의 근성은 지를 게 있을 때 발휘된다는 걸 배움
여하튼
서브마리너는 그렇게 해서 제 손목에 자리잡게 됐고
몇개의 다른 시계들이 속속 추가된 상황에서도
외도(?)를 할 때 외에는 저와 한몸입니다
그냥 탈착 가능한 팔목의 입체 문신..
다른 시곈 다 물려줘도
서브마리너만큼은 차고 관에 들어가렵니다 ^^
남자는 죽을 때까지
로망을 가슴에 품고 사는 소년이잖아요
평범한 일상을 살지만
손목의 서브마리너를 볼 때마다
빙구 웃음지으며 예비 첩보원이 되듯
포럼에 글을 남기고
한번도 떠들어보지 못한 제
시계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많은 힐링 받고 정말 행복해져서
감사히 글 마칩니다
모쪼록 지루하지 않게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한타 한타 쳐내려갔지만..
다 읽진 마세요 너무 긴 듯 ^^;
아, 대기회원이라 그런지 전
달아주시는 댓글에 댓글을 달 수가 없네요 ㅠ
가입인사 글에 따뜻한 환영댓글, 공감댓글
정말 감사했습니다! ^^
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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