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Piaget
울트라 슬림의 역사를 계속해서 쓰고 있는 피아제.
피아제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손으로서 무브먼트를 공급했던 역사가 있을 만큼 무브먼트 매뉴팩춰링에서는 업적을 일궈낸 메이커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얼러로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인식되어 있어 이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데요. 최근 활발한 마케팅과 더불어 이런 숨겨진 역사를 알리고 있으니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 울트라 슬림 무브먼트인 칼리버 1200P, 자동 투르비용 무브먼트인 칼리버 1270P는 가장 얇다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얇다는 것은 뭔가 썩 와 닿지 않는 구석이 있는데 실제로 차보는 게 가장 얇음을 빨리 느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쉬엄쉬엄하는 올 SIHH에서 그래도 일 좀 했구만 하는 메이커의 하나가
피아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얇은 자동 미니트 리피터인 엠페라도 쿠성 울트라 씬 미니트 리피터를
내놓았기 때문이죠. 피아제의 전통대로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한 자동 무브먼트로 12P 시절부터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한 이유를 피아제 역사의 산 증인인 '이브(Yves)'옹에게 물어보았더니 당시 얇기 만들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칼리버 920을 더 사랑할 수 밖에 없엉
엠페라도 쿠썽 미니트 리피터는 투르비용처럼 로터를 전면에 배치하거나 리피터의 핵심인 해머를 전면에 배치하지도 않았습니다. 리피터의 매력인 밋밋한 다이얼, 하지만 시스루 백에서 대반전이 아니라 다이얼도 제법 멋집니다. 작동 메커니즘이 보이도록 했는데요. 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고전적인 형태의 리피터 디자인을 선호하는지라 일단 자동이라는 점에서 살짝 멈칫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리피터 세계에서 굳이 두께로 승부를 펼칠 것이었다면 자동이 아니라 수동이라는 필드에서의 승리가 더 돋보였을 테고 말이죠. 소리는 글쎄요. 귀 옆에가 바로 대고 들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울림통 역할을 하는 케이스가 얇다는 걸 고려했을 때 빈약하거나 하는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개개인이 선호하는 음색과 톤이라는 게 다 다르기도 하니까요.
1205P는 아니지만 측면샷
또 다른 울트라 슬림은 타임 온리 기능인 칼리버 1200P와 1208P에 데이트 기능을 더해 실용성을 높인 칼리버 1205P입니다. 두께 3.00mm으로 오데마 피게의 풀로터 자동 무브먼트인 칼리버 2121을 0.05mm로 제쳤습니다. 아슬아슬한 경기가 계속 되고 있어 재미있습니다. (참 심보가 고약한 저는 예거 르쿨트르의 울트라 슬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이브옹을 만나자마자 물어봤는데요. 질문을 우문으로 만드는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우리는 같은 엔지니어이고 울트라 슬림의 어려움을 서로 잘 알고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룩한 울트라 슬림의 업적을 서로 칭송할 뿐이지 누구도 우열을 가리지 않으려고 한다라는 것이었죠. 아름답지 않습니까? 마케팅이 잘못했네)
1200D
기계적인 느낌이 강한 1200S. 핑크빛이 나는 플래티넘 로터가 눈에 띕니다
다음은 작년 선보였던 칼리버 1200S 스켈레톤에 주얼을 세팅한 1200D입니다. 스켈레톤에 주얼 작업을 하는 것은 피아제가 가장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많은 메이커를 본 것은 아니지만 이부분에서는 확실한 노하우가 있어 보였습니다. 몇몇 메이커들은 스켈레톤 플레이트에 직접 주얼을 올리지 않고 별도로 작업한 주얼 플레이트를 덧대기도 한다는 군요.
이 외에는 여성용 모델과 주얼 워치가 등장하면서 살짝 졸려 오려고 할 때 모델들이 등장하니...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다들 이런 분위기. 거기서 흐르던 침을 닦고 갑자기 열심히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한 소고님도 이들의 하나였습니다. ㅋㅋㅋ
찍고 나서 사진 정리하다가 보니 이쁜 언니는 없고 다 바바리안급 덩치 큰 언니들이었다는 건 함정이지만 피아제의 PT를 맨정신으로 다 들을 수 있게 해줬다건
사실입니다. 피아제는 여기까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