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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정판이라고 하려면 이정도는 되어야 겠지요. 로저드뷔의 콰투어 골드 케이스. 8개를 제작하는 한정판이고 가격은 4억 3천정도 합니다. 하지만 가진 재산을 다 처분해도 살 수 없는 저런 한정판, 차고 있는 사람이랑 "하우두유두?(니 유두는 어떠니?)"라는 인사만 나눠도 행복할 판에.. 언감 생심 손목에 올릴 꿈도 꾸기 힘듭니다. 로또를 맞아도 세금떼면 10억 안팎이라는데 저거 두개 사면 땡이잖아요.
그래서 저같은 서민들은 다른 한정판에 불타 오릅니다.
이거슨 요즘 늘 제 손목을 지켜주고 있는 타임포럼 한정판, 악어가죽으로 줄질을 하니 정장에도 잘 어울립니다..(라고 자기 최면을 겁니다.) TF-M2 모델인데요. 24개밖에 없는 한정판입니다.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희소성이 매력이기도 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이만한 시계를 사기도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42밀리 케이스, 보기만해도 아름다운 핸즈, 그리고 방수기능까지 겸비한 시계지요. 항공 시계도 다이버도 아닌 디자인 짬뽕이라고 생각하실 분도 있겠지만 그 모호함도 사랑스럽습니다.
올해 처음 지른 시계였던 세이코 한정판, SARX011. 500개 한정이었죠. 아쉽게도 손에 쥔지 일주일만에 다른 분께 넘겼습니다. 뭐랄까요. 고대하던 아가씨를 만나러 미팅 자리에 나갔는데.. 이쁘긴 참 이쁜데 톡톡튀는 매력이 없이 너무 고운게 함정이랄까요. 게다가 나만 만난줄 알았더니 주변에 이 아가씨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아. 길거리 나가면 비슷한 얼굴이 더 많아.. 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마빡에 세이코만 안박혔어도..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접었네요. 한정판이라서 선뜻 질렀던 마음을 생각해보면 역시 한정판이라는 단어는 마법의 단어인 것 같아요.
그 다음에 지른 시계는 이겁니다. 실제 사진이 아니라 포토샵으로 합성한 사진이긴 합니다만.. 슈타인하트의 네델란드 딜러인 아라마르가 주문한 특별 모델이라고 해서 질렀습니다. 100개 한정. 주문하고 다음날 가니 솔드아웃이더군요. 세계의 시덕들이 너도나도 질러댄 탓입니다. 아마 국내에도 득템하신 분들이 저말고도 계실듯. 득템 당시에는 너무 급해서 번호도 신경 못썼는데 외국의 시덕들은 번호까지 미리 골라가며 재미있게 놀고 있더군요. 이왕 이렇게 된거 77번이나 99번 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한정판이기도 하지만 이 모델은 제가 요즘 열을 올리고 있는 튜더 헤리티지 블랙베이 모델과 핸즈가 거의 똑같습니다. 이유는 이 모델이 과거 튜더 빈티지 다이버의 복각이기 때문이죠. 롤렉스를 오마주한다는 전략으로 재미를 바짝 본 슈타인하트가 전 세계의 튜더팬에게 주는 서비스라고 생각하렵니다. 물론 실물을 보면 아.. 이러고 휙 던져버릴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올해 중순이 지나서야 실물을 볼까 말까 싶은 이 시계는 마이크로 브랜드 다이버 워치의 명가, 캐나다의 할리오스에서 열심히 만들고 있을 트로픽B 라는 시계입니다. B는 아마 시계의 소재인 브론즈를 의미하는 단어겠지요. 소재도 특이하고 500개 한정이라고 해서 질렀는데요. 이게 다이얼 색깔별로 세종류니까.. 1500개가 되는건지 아니면 다합쳐서 500개라는 건지는 아리까리합니다. 나중에 메일로 물어보던지 해야 겠어요. 이미 프리오더 받고 진행중인 상태라 매월 5일에 제작 스케쥴이 저에게도 보고됩니다. 아직은 목업단계더라구요. 올해안에 받을 수만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얘 역시 300미터 방수되는 터프한 시계죠.
그래서.. 요즘은 어쩌다보니 한정판에 불타 오르고 있습니다. 그래봤자 다 합쳐도 오메가는 커녕 론진값도 안되는 시계들이지만 시계를 즐기는데는 스스로 재미있으면 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봐요. 세이코는 얼마전에 리뷰 썼으니 다른 시계들을 리뷰할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