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코 SARX011 개봉기와 감상 SEIKO
글을 시작하기전에 일단 최초에 뉴스를 전해주신 카이로스님께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하나 지르셨는지?....)
처음 뉴스를 봤을때부터 어머 이건 사야돼!! 라고 생각했던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못구하는 한정판이라길래, 그럼 일본 라쿠텐 검색해볼까? 어머..검색해보니 30% 세일하네. 그럼 사두는게 나을까?? 고민을 잠시 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사자. 라고 했던 거죠. 일종의 충동구매입니다. 사고서 맘에 안들면 바로 팔자라는 생각으로요.
그러다가 자게에도 올렸던 것처럼 신용카드 안받는다 송금해라..부터 이게 사기냐 아니냐를 고민하다가 결국 송금하기로 했는데 일본에서는 돈 찾을때도 수수료를 더럽게 많이 떼는걸 깜박해서 차액만큼 다시 송금하고 생쑈를 벌였지요. 결과적으로 관세까지 다 내고 나니 일본 현지에서 제값 다주고 산 값이 나와버렸고.. 심지어 구매대행만큼 비용이 든데다 더 늦게 받는 꼴이 되었어요. (그사이에 다른 분들 염장샷은 계속 올라오고...-_-;; 끄응..)
어쨌거나 우여곡절을 거쳐 저에게도 드디어 SARX011 이 도착했습니다. 간단한 개봉기와 몇가지 감상을 나누도록 하지요.
일단 박스부터 시작합니다. 시계는 작은데 뭔놈의 박스가 이리 큰가 봤더니 뽁뽁이가 잔뜩 들었네요. 깨질까봐 쫄았나 봐요.
판매가격이 저렇게 찍혀 나옵니다. 배송비에 관세에 송금수수료 따따블로 문거 합치니까 딱 100만원 돈이네요. 하하하.....-_-;;
편지봉투에 든건 3년으로 보증 연장해준다는 일종의 서류입니다. 일본에 보내야 하는지 국내에서도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겉박스입니다. 100주년이라고 옻칠한 원목 박스 쓰고 그런거 없습니다. 쿨하게 종이 박스
그냥 세이코.. 박아놓고 끝인거죠.
엽니다. 오오...
이런건 고이 떼서 박스에 같이 보관해야죠.
기본적인 제원이 적혀있습니다. 무브먼트 6R15, 믿음직한 중급기용 무브입니다. 오토매틱에 23석, 파워리저브는 저거 50시간이라고 적은거죠?? 응?? 좀 기네.. 게다가 10기압 방수입니다. 스크류 다운도 아닌데 말이죠. 거 참 신기하다.
의미없는 가격 84,000엔. 커브드 사파이어글라스를 쓰고 있군요. 10기압 방수는 여기에 적혀있고.
어디 한번 찬찬히 볼까요? 100주년 한정판의 또다른 하나인 SARW005 대신 이 친구를 지른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탓인데 좀 더 균형미가 있고 단정한 느낌이 들어서였습니다. 로만 인덱스가 3을 제외하고는 다 살아있는게 맘에 들었어요. 반대로 좀 맘에 안드는 부분은 세이코인데요. 세이코대신 100주년 기념이라던지.. 라인 이름인 프리사쥬를 넣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보시다시피 인덱스는 깔끔하게 어디 하나 어긋남이 없네요.
에나멜 다이얼이라고 이게 어떤 느낌일까? 하는 분들이 많으시고 저도 궁금했는데 받아보니 익숙한 기시감이 듭니다. 어릴적 집에서 쓰던 법랑냄비, 지금은 퇴출되어 어디갔는지 모르겠는 그 법랑 냄비 느낌이네요. 아.. 에나멜이 법랑이지. 맞네..
데이트 창쪽을 유심히 보시면 약간 들어가 있는 부분에서 그런 질감을 느끼실수 있을겁니다.
두께는 12.9밀리미터입니다. 굳이 이렇게 두꺼울 필요가 있나 싶은데 무브 자체가 두꺼운 무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기사 여기다 얇기까지 하면 가격이 다섯배는 뛰어야죠. 사파이어 크리스탈은 살짝 돔형태로 굴곡이 진게 보입니다.
용두에는 슈퍼맨 세이코를 나타내는 S자가 새겨져있습니다.
핸즈는 시인성을 좋게 하기 위해 살짝 휘었습니다만 크로노스위스처럼 확실하게 휜건 아니고 그냥 휘는 시늉만 냈네요.
12시 방향의 붉은 12자는 시계인들의 로망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에나멜 다이얼의 질감이 살짝 느껴지네요. 인덱스가 약간 도톰하게 올라온게 보이시나 몰겠습니다.
약간 노랗게 나왔지만 실제 다이얼은 이 색깔에 좀 더 가깝습니다. 하얗다고 해도 말 그대로 복사지처럼 하얀 색깔이 아니라 아이보리가 섞인 흰색입니다. 자연광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실제로 볼때는 이 쪽이 좀 더 고급스럽습니다. 이런 느낌이 아니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입니다. 아이보리 화이트라고 해야겠네요.
페를라쥬나 제네바 스트라이프같은 장식이 요란한 고급 무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못생긴 무브도 아닙니다. 의미있는 번호가 올까 싶었는데 그런거 없네요. ㅎㅎ 300번대 중반의 번호가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ETA 무브만 써본터라 세이코는 처음입니다. 일단 용두 조작감이 아주 확실하네요. 기존의 시계들과 달리 1단, 2단 구분이 확실합니다. 1단에서는 날짜 조정이 되고 2단에서는 시각 조정이 됩니다. 시간을 조정할때는 ETA 무브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롤렉스 무브와는 같은 방향이라는 얘기지요.(롤렉스 짭에는 세이코 무브를 넣어야 겠다는 생각이...확...) 오토매틱이긴 하지만 태엽을 감아봅니다. 이것도 재미있네요. ETA쪽이 사각 사각하며 감기는 느낌이라면 이쪽은 또르륵또르륵 입니다. 그것 참 재미있군요. 나쁘지 않습니다.
사실 이 시계에서 참 괜찮다 싶은 부분은 바로 이 스트랩입니다. 엘리게이터인지 크로커다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패턴이 일단 멋진데다 페이턴트 처리를 해서 가죽이 반짝거리네요. 이런 거 좋습니다. 근데 착용감에 있어서는 좀 뻣뻣해서 길이 들때까지는 살짝 불편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차봅니다. 오.. 역시 생각했던 대로 손목위에 올려놓고 보는 밸런스가 상당히 좋습니다. 인덱스도 좋고 시간을 착각할 일도 없고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시계인데 12시 방향의 빨간 인덱스가 악센트를 더합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서체가 너무 날렵하다는거(가늘다는 느낌)하고 데이트 창 없이 그냥 타임온리로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정도네요. (참 바라는 것도 많다..쩝)
밴드의 퀄리티는 맘에 드는 반면에 악어 가죽인 탓에 저 패턴의 가로선을 따라 꺾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부분에서 힘을 안받고 훅하고 휘는건데요. 전체적인 착용감에 좀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대충 뭔지 아시겠죠? 디버클은 준수한 편입니다.
역시 도톰하긴 합니다.
초반에는 좀 여유를 두고 차야겠습니다.
다이얼은 핸즈가 꽂히는 중앙부와 데이트 창이 있는 쪽이 약간 오목하게 들어간 형상입니다. 에나멜 다이얼이라 그런가 보다 합니다. 아무래도 도료를 발라 구워내더라도 그부분까지 두꺼워지면 곤란하겠죠.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는 시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트랩의 안쪽은 땀에 변색이 되지 않도록 신경쓴 흔적이 보이는 검은색의 가죽입니다. 아마 소가죽에 방오처리한 게 아닐까 싶어요. 처음 찼다는 표시가 금새 나네요. 판판했는데 한번 찼다고 그사이에 주름이 생겼습니다. 마치 초야권을 행사한 영주가 된 기분입니다. 음하하하. 처녀 옷고름 푸는 것 같은 이맛에 성골 성골 하는 것이겠지요. (처녀를 대상으로 초야권을 행사하는 건 불법인데다가.. 우리는 영주가 아니고 시대도 중세가 아닙니다..여러분..)
일단 개봉기는 썼으니까.. 다시 박스에 다소곳이 넣어둡니다. 맘이 정해질때까지 잠시 대기.
시계를 샀을때는 사려고 차는 분도 계시지만 컬렉팅을 목적으로 사는 분도 계시고 되팔아서 이문을 남기려고 하는 분들도 분명 계실겁니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시계를 받아서 너무 기분 좋고 생각만큼 멋진 시계라 뿌듯하기도 한데.. 이걸 실제로 찰지, 아니면 쟁여뒀다가 아들내미한테 넘겨줄지 그것도 아니면 이 시계를 진짜로 아껴주고 매일 매일 차고 다닐분께 팔지도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이게 다 그놈의 충동구매 덕분입니다. ㅇㅎㅎㅎ)
아무튼.. 전세계 시계 팬들에 대한 보답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드는 멋진 한정판인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저말고도 득템하신 분들이 많으신데 더불어서 행복한 나날들 새겨가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조만간 받으실 분들도 저처럼 좋은 기분 만끽하시길 바라구요. 좋은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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