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만에 예거동과 자게를 들어와 보니 예거 시계의 오작동과 AS에 대해 불만 폭풍포스팅이 올라와 일순 당황했습니다.
마치 2년만에 타포에 들어온 느낌이 날 정도로요.
개인적으로 예거리안(파네리아를 좋아하시는 분들을 파네리스트라 불르는 데한 저의 개인 작명 ^^)이라고 자처하지만 예거시계의
오작동, 고장 그리고 AS에 대해선 관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기계식시계의 고장 확률, 특히 수작업이 많은 하이엔드시계의 고장확률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1000만원이 넘는 시계가 구입한지
몇개월도 안되서 2번이상의 고장이나 이상징후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이는 분명 구입자의 정신상태에 까지 악영향을 주는 행위임이 분명하므로
지탄 받을만 하고 시정되도록 업체와 소비자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불만을 올리신 분들이나 이미 기계식시계의 잔고장에 관대하신 분들이나 모두 함께 생각해 보고 싶은게 있어서 포스팅을 해 봅니다 ^^.
1) 하이엔드시계는 원래 잔고장이 많은가? 아니면 예거가 유별난가?
소위 빅5라는 브랜드들과 예거, 블랑팡, GO,.... 등의 브랜드들의 생산량은 5만개를 넘지 않습니다. 롤렉스가대략 100만개라고 보면..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수치이지요.
많은 부분이 과거와 달리 기계화 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에 장인의 손길이 미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장인이라도 사람의 손길이 많이 가는 브랜드가 ...
자동화되서 일년에 10만개이상 만드는 브랜드보다 고장률이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예거라는 브랜드는 watchmaker라는 장인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고 하이 컴플리케이션분야 뿐 아니라 에나멜 아트분야에 이르기까지 각분야의 최정상 장인들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걸로도 유명합니다. 그리고 1000시간 완제품테스트를 통해 물건을 출시합니다.1000시간이면 40일이 넘는 기간입니다.
그러나 그들 장인도 사람입니다....또한 .테스트된 물건도 판매된 후 소비자의 생활환경에 따라 고장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지금 통계자료를 인용은 할 수 없으나 예거의 고장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데이타를 본 적은 있습니다. 통계자료는 추후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
만약에 고장자체가 싫다면 쿼츠가 상대적으로 맞는 선택입니다. 기계식은 고장이 많습니다. 또한 말씀드린 대로 하이엔드시계는 더 많습니다.
일단 기게식 시계 그리고 고급시계에 입문한 이상 또한 뽑기운까지 고려할 때 사자마자 고장 났다고 하여 그것을 시계브랜드 탓이나 혹은
고급 기계식 시계의 탓으로 돌릴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고급기계식시계를 산 이유가 따로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잔고장이 상대적으로 많은 독일계나 영국계 이태리계 자동차를 사는 이유가 뭘가요? 그들이 주는 품격과 드라이빙 매력에 따른 감성가치와
남들이 인정해주는 인지가치 등의 이유 때문 아닌가요? 시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2) AS기간이 왜 그리 길고 툭하면 스위스본사로 가는가?
이두 의문은 사실 같은 것입니다.현재 국내 기계식시계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으로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시아권에는 대부분 홍콩에 훨씬 큰 AS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AP의 경우는 일본에 있다는 걸로 들었습니다만...
스와치나 리치몬드그룹같은 메이저그룹이나 판매량이 많은 롤렉스나 직영AS센터를 두고 있고 사소한 고장은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라고 알고 있지만
다소 복잡한 사안이 발생하면 국내기술진이 할 수 있는 사안이라도 예거의 경우 홍콩 아시아AS센터나 스위스 본사에 보내도록 내규로 정해져 있다
합니다.
또한 수리를 담당하는 워치메이커들은 우리나라 처럼 규정시간을 넘겨서 수리하는 일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정규시간 근무가 철저하다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운송시간 포함 2~3 달은 기본입니다.물론 스위스로 간다면 6개월 이상도 감내해야 합니다.
제가 작년말 예거제품에 대해 부띡매니저를 통해 스위스본사로 단순 문의할 일이 있었는데..연말에 워치메이커들이 12월 한달간 대부분 휴가라고 해서
그저 껄 껄거리며 웃고 만 예도 있습니다.
위의 얘기는 예거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하이엔드브랜드에 해당되는 사항이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일단 고급기계식시계로 진입한 순간 보유자는 인내심이 기본 덕목이 됩니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 시계라는 직업을 택한 장인들과 돈 많은 소비자들의
감성가치를 이용해 비지니스를 하는 고급시계회사들은 소비자들의 인내심을 당연시합니다.그들이 100년 이상 인내심 많은(?) 서구 귀족이나 명문 부유층을 대상으로
장사를 해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3) 롤XX나 오XX같은 브랜드 보다 에거의 AS가 문제가 많다?
제가 답부터 말씀드린다면 비교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잘못된 명제라는 겁니다.
예거는국내에 본격 진출한지도 얼마 안됐고 주로 복잡 컴플리케이션시계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iluna님의 문페이스는 비교적 단순한 기능인 편이나 sharp28님의 EWC는 상당한 복잡시계입니다 ^^.
당연 수리도 복잡하고 국내에 수리 경험이 있는 장인도 별로 없으며 직영 AS센터에서도 수리에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홍콩이라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겁니다.)
위에 언급한 브랜드들은 국내에 진출한지도 오래됐고 심플워치(시간기능에 데이트표시 정도)가 상대적으로주력입니다.따라서 경험이 축적된 국내 일반 장인들도 비교적 쉽게 수리할 정도로 수리가 용이합니다. 따라서 수리기간도 짧고 어디서도 수리 할수 있습니다.
예거의 AS에 관심이 있다면 복잡시계를 많이 만드는 브랜드와 비교하는게 논리적인 것 입니다.
또한 제가 아는 다른 브랜드의 황당한 고장에 대한 사례도 많습니다.
제 지인중 빅5에 들어가는 하이엔드브랜드의 유명한 심플워치를 보유하고 있는데 구입한지 1년도 안되어 사파이어크리스탈 뒷백이 두번이나 이유없이(떨어뜨린적이
없는데도...) 탈착되어 무상이아닌 유상으로(비용이 웬만한 시계 하나 가격) 수리하는 걸 최근에 본 적도 있습니다.
기계식시계의 붐이 국내에 일어 난지는 2~3년이 채 안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제 쿼츠보다 부정확하고 튼튼하지도 않은데도 몇십배 비싼 기계식시계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성가치 그리고 인지가치, 신분가치등을 스스로 부여하면서 각브랜드들에 환호하고 매니아로 자처하기도 합니다. 가격거품에도 점차 관대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기계식시계라는 분야는 요즘같이 합리성이 미덕이고 IT 디지털기기들이 트렌드인 시대에서...아날로그라는 감성이 핵심가치라는
매우 반시대적인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70년대~80년대의 쿼츠혁명과 기계식시계의 위기를 겪은 외에는 몇백년을 건재하고 오히려 애호가들의 수를 늘리고 기존 애호가들을
더욱 열광하게 합니다.
이유는 합리적이고 디지털기기의 편리성에 탐닉할수록 감성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것에 대한 열망도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란 제 생각입니다 ^^.
따라서 기계식시계를 보유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다른 태도가 필요합니다. 시계에 대한 지식과 인내심이 바로 기본적인 덕목입니다.고장에 짜증내기
보다 애완견이 아프면 병원에도 데려가고 노심초사하듯이...시계 수리센터에 보내고... 의사의 의견과 노우하우를 신뢰해야 치료가 빠르듯이 ...
브랜드 워치메이커들을 믿고 기다려 줄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새로 고급기계식시계들을 처음으로 접하는 분들이 예물시계를 통하는 경우가 많은 줄 압니다. 그러다보니 아직 이분야의 행태와 관행에 대해
인지 하지 못하고 계신 부분들이 많을 겁니다.
수리에 대한 여러가지 분노와 서운함을 타포나 예거동에서 푸시고 해결책을 찾으시는 건 당연하고 바람직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여러분이 선택한 브랜드가 잘 못된 것은 아닙니다. 기존 회원분들의 의견을 참고하시고 조금만 인내(다만 시간이 좀 깁니다^^)를 하시면서
브랜드대응을 지켜보세요. 만일 시간이 1년이 넘게 걸리더라도 납득할만한(당사자가 블랙컨슈머가 아니라면..)방향으로 고쳐진다면 그땐 오히려 애완견이
완치되어 돌아온 기쁨을 누리실 수 있고 병원을 신뢰하게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사랑스러우면서 매우 값비싼 애완시계를 갖고 게시다는걸
잊지마세요.
이글을 예거에 입문한지 얼마 안되지만 고장으로 마음 아파하는 분들과 끝까지 장문의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바칩니다^^.
PS: 다시 한번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전 예거포함해 시계회사들을 변호할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고장이나 오작동으로 AS센터에 맡기거나
맡긴후 여의치 않아 마음고생을 하시는 분들에게 잘 모를지도 모르는 사항을 알려드려 보다 여유있게 응대하시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