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계에 관심을 가진 것이 20살 초반이었던 90년대 중반이었으니..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아버지가 시계를 좋아하셔서 파텍, 브레게 등의 시계를 가지고 계셨고, 대학 입학 기념으로 브레게 220주년 한정판 심플 드레스워치를 사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 때는 시계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단순히 눈에 좋고 비싼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브레게 드레스워치를 받으면서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사주시지 않는다며 불만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제 눈에 가장 멋진 시계는 서브마리너였고, 예쁘고 신기한 시계는 리베르소였는데...지금까지 이 둘은 제 손목에 올려본 적이 없습니다.
23살이었나..요트마스터를 사서 몇 년 차다가 이태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는데, 그 이후 롤렉스에 대한 감흥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리베르소에 대한 마음은 여전히 남아있네요...
근 20년을 벼르던 끝에 2012~13년에는 리베르소를 하나 사야겠다고 결심을 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큰 사이즈의 그랑 리베르소가 나오던데...다용도로 사용하기에 좋고 보기에도 멋있더군요.
그러나 관용성이 부족하여 드레스워치와 스포츠워치를 따로 구별하는 제게는 적합하지 않았고, 결국 미디움 사이즈의 선앤문 골드 제품을 사기로 나름대로 마음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하이엔드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듯이 크리스마스에 갑작스럽게 할머니께서 시계를 사주신다는 바람에 브레게 문페이즈를 구입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사는 것이 아니다보니 '좀 더 비싼 것' 에 대한 욕심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매사에 늘 하던 것을 고수하는 성향도 리베르소를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한 몫 한 것 같네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타포생활을 하며 리베르소의 유혹은 더이상 참기 어려울 듯 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두 곳에서 동시에 연락이 왔습니다.
선앤문은 단종이라서 구하기 어렵다고 했었는데, 리테일 $21,000 인 새제품을 *** 할인해 준다고 합니다.(둘 다 같은 물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단히 큰 할인률이지요...
그렇지만 몇일 전 $30,000 정도의 시계를 사고 나니 또 사기는 부담스럽고,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도 자꾸 듭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스틸로 마음이 옮겨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원래 스틸이나 WG의 차가운 색감을 좋아하지 않았고, 수트에는 옐로골드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리베르소 선문의 매력은 그런 생각을 버리게 하는군요..ㅠㅠ
가진 시계들이 죄다 금색이다보니 은색의 시계도 하나쯤 필요하다는 핑계거리도 생각나고...
20년 가까이 리베르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을 보면 하나 사는 것이 맞겠죠?
그리고 선앤문이 스틸로도 나오는지 알고 싶습니다.
아니면 그냥 골드를 사는 것이 좋을까요?
그 가격이 좋은 가격인지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요즘 부쩍 예거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좋은 브랜드라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블랑팡이 좀 더 성장해 좋은 경쟁을 벌이면 좋겠다는 기대도 들고, 제니스도 좀 더 투자를 하여 예거의 대항마로 키워가면 좋겠다는 바램도 있습니다.
스포츠시계는 롤렉스와 오메가처럼 좋은 브랜드들이 있지만, 드레스워치는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을 가진 브랜드가 너무 적은 것 같아서요...
리베르소의 선택에 대한 조언 부탁드리고, 혹시 다른 괜찮은 모델(큰 모델은 말고)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구입은 하지만 되팔지는 않는 성격이어서...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조만간 예거동의 회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도움 부탁드립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좋은 득템 많이 하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