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 8500 개발로 본 오메가의 미래에 대한 생각들....
자세한 스펙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올해 1월 24일 발표된 Omega의 신형 자사 자동 무브먼트 Caliber 8500 의 발표로 인해
향후 몇 년간 중상급 브랜드들에 상당한 변화가 생겨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1년 자동크로노그래프 Caliber 3303의 발표 때, 어째서 보다 보편적인 자동 무브먼트는 개발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느꼈었습니다만, 아마도 그 때 이미 자동 무브먼트를 개발중이었던 모양입니다.
신형 자동 무브먼트 Caliber 8500 을 사용하는 드빌 가죽줄 S 모델의 가격이 약 US$ 5200,
브라슬렛 모델이 US$ 6000, Caliber 8501을 사용하는 18K 모델이 US$ 12,000,
18K 브라슬렛 모델의 리테일가가 약 US$ 20,000 정도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첫 제품이므로 다소 높게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 코엑시얼을 처음 채용한 Omega Caliber 2500 (ETA 2892 베이스)도 매우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발표되었다가, 보급품으로 씨마스터 등에 적용되면서 저렴해졌던 기억이 새롭네요....
몇 년 후 씨마스터 등에 적용되어 SS 모델로 발매될 경우 브라슬렛 모델의 리테일가로 4000~4500 달러 정도가
책정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신형 자사 무브먼트의 타겟은 역시 Rolex 로 보입니다....
1. Omega vs Rolex
Rolex 역시 남성용 모델들만 따진다면, 자동 무브먼트 Caliber 3135와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Caliber 4130을
기본 무브먼트로 사용하고 있으며, Omega Caliber 8500의 개발로 이제 Omega도 무브먼트 때문에
Rolex에게 조금도 꿀릴 것이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더블배럴의 채용 등 Omega 신형 자사 무브먼트의 스펙은 Rolex를 앞서가는 수준입니다.
고급형인 Caliber 8501과는 일부 스펙(밸런스 등)에서 차이가 나겠지만, 롤렉스의 장점으로 거론되는
파워리저브, 와인딩 효율 등을 염두에 두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브먼트도 스포츠 모델들을 염두에 둔 12 리뉴에 4~6 mm급의 무브먼트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물론, Omega가 Rolex에 비해 많이 밀리는 듯한 프레스티지함이 문제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즉, 제품의 품질 못지 않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상승시키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들이 시도될 것으로 보입니다.
2. IWC, Ulysse Nardin, Girard Perregaux, Panerai, Breitling, TAG Heuer
그러나, 진짜 심각해지는 것은 전세계적인 소비자층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Rolex 보다는
IWC, 율리스 나르당, 지라드 페레고, 파네라이, Breitling, TAG Heuer 같은 엔트리 모델 혹은 주력 모델들이
오메가와 롤렉스와 겹치게 되는 로우 하이엔드 브랜드들 및 다른 중상급 브랜드들인 듯합니다.
IWC는 Caliber 5000 패밀리로는 하이엔드를 지향하고, ETA 수정 무브먼트들로 롤렉스와 오메가와 같은 층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그러나, Portuguese Chronograph, Pilot 모델들은 이제 자사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오메가에 의해
소비자층을 잠식당할 위기에 놓인 것으로 보이며, 11 ~ 12 리뉴급의 보급형의 자사 무브먼트 개발없이는
점점 더 입지가 좁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 자사 자동 무브먼트 없이 ETA와 Lemania 수정에 의지하는 UN은 초고가의 복잡시계 개발로 얻은
프레스티지함을 엔트리모델에서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GP의 경우는 자사 무브먼트 Caliber 3000 패밀리를 가지고 있지만....
이번에 발표된 Omega 8501의 스펙은 GP Caliber 3000 번대에 비해 조금 두껍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도리어 GP의 자사 무브먼트를 앞서는 것입니다.
최근 몇 년간 AP RO와 Rolex 사이의 고급 스포츠 시계를 지향하던 GP로서는 스포츠 시계 시장에서
고전할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Omega에서 Caliber 8500 과 Caliber 8501을 발표한 것은 Caliber 8500으로 Rolex, Breitling, TAG Heuer를
겨냥하고, Caliber 8501 로는 IWC, UN, GP, Zenith 등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IWC, UN, GP 모두 Big 3, Breguet, Lange, AHCI 멤버들이 강력하게 포진하고 있는 울트라 하이엔드 시장을
주무대로 삼기는 벅차 보입니다....
반면, 무브먼트의 품질 보다는 시계 자체의 디자인적 포스로 성공을 거둔 파네라이는 오메가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파네라이의 미래는 대형시계 유행이 얼마나 더 유지될 것이냐는 것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이 트랜드가 향후 10 년 이상 유지된다면 파네라이는 30mm 대의 제품 컨셉 개발에 투자할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30mm 대로의 복귀가 이루어질 때 스몰 파네라이들이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만....
ETA 무브먼트 시대에 Omega의 강력한 적수였던 Breitling과 TAG Heuer는 현재로선 엔트리 모델에 사용할
자동 무브먼트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개발에 대한 아무런 준비도 없어 보입니다.
Omega 자사 무브먼트 개발에 따라 TAG Heuer와 Breitling과 Omega 사이의 간격은 좀 더 벌어지게 될 것으로 보여서
도리어 Omega 보다 고가 시계 위주였던 Breitling으로선 COSC 를 넘어 자사 무브먼트 개발 없이는
자신의 시장을 지켜내기 여려운 상황에 빠질 것으로 보입니다.
TAG Heuer 로서는 ETA를 베이스로 하는 리테일가 200 ~ 300 만원대의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인지...
Swatch그룹의 압력에서 벗어나고, Rolex-Omega와 경쟁하기 위해 기본 무브먼트에 투자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인데....
최근 TAG Heuer의 행보는 다소 무모해 보이는 도전보다는 Quartz 시계쪽에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기계식 시계의 소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현재와 같은 상태로 주춤거리면서
쿼츠 시계가 고급 시계시장에서 성공하게 된다면 TAG Heuer의 선택이 Omega의 무리한 투자 보다 좋은
선택이 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하여튼....
이번 Omega의 자사 자동 무브먼트 개발은 Omega의 미래는 물론 그와 아래 위에서 비슷한 소비자층을 가진
모든 브랜드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사건으로 보입니다.
오메가 씨마스터 등 심플 자동 무브먼트 시계를 구입하려 한다면 조금 기다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