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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456 2844  비공감:-3 2012.09.19 03:59

<전직 국회의원>

10여년 전 아버지와 함께 식사를 하러 갔다가 친구분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어렸을 때 저를 봤다고 하시는데 기억이 전혀 없었고, 아버지 친구분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명함을 받았습니다.

아들 친구에게 자기 명함을 주는 사람도 있구나 하면서 명함을 살펴보니 앞면에는 '(前)국회의원 OOO' 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뒷면을 보니 ROTC 몇 기 회장, 서울대 동문회 감사(?) 등등 그럴싸해 보이지만 실속은 없어보이는 직함들이 주루룩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그 중 상당수의 앞에도 역시 (前) 이라는 표시가 있었습니다.

 

"아버지, 저 아저씨는 지금은 뭐하세요?"

"쟤 국회의원 떨어지고 그냥 놀아."

 

직접 말은 하지 않으셨지만 '친구 아들한테까지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명함을 주고 싶나?' 라는 표정이셨습니다.

 

 

<전직 차관>

얼마 전 한국에서 친한 형님과 식사를 하다가 한 분을 만났습니다.

형님의 대학 선배라는데...결국 제게도 선배이긴 하지요...나이차이가 너무 많았습니다.

형님은 40대 후반, 그 분은 50대 후반이셨습니다.

어색하게도 저희 자리에 앉아서 한참을 계셔서 불편했지만 참고 있었는데, 가시면서 명함을 주시더군요.

뭐 이런걸 다...하며 받아든 명함에는 '(前)OO부 차관 OOO' 이라 적혀 있었습니다.

뒷면을 보니 현재는 어떤 단체의 고문이었습니다.

 

"형님, 저 분은 지금은 뭐하세요?"

"저사람 옛날에 차관 하다가 공단 사장 2년 하고 퇴직하고 지금은 고문으로 되어 있긴 한데, 그냥 놀아."

 

그리고는 "쪽팔리게 장관도 아니고, 언제적 차관을 전직이라고 명함 앞면에 써놓고 다니냐..." 

 

 

..............

 

그런데 그 분이 페이스북 친구를 신청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언제 한 번 만났으면 좋겠다며 미국으로 찾아오신다고 합니다.

처음에 장난인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 페이스북을 확인해보니 자신이 언제 오면 좋을지 알려달라고 메시지를 보냈더라구요.

나중에 어머니께 전직 국회의원 아저씨가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 들었는데, 이 분도 왠지 이상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를 왜 만나자는 걸까요...제 일과 아무 관련도 없고, 그분이 제게 숟가락 들이밀어 퍼갈 것도 없는데 말이죠...

 

그냥 미국에 일이 있어 방문하는 길에 저를 만나려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만...영 내키지 않네요.

오는 날을 알려주고 만나자고 하면 모르지만, 제가 좋은 날을 알려달라니 정말 곤란하네요..

혹시 그분이 타임포럼 회원이라 이 글을 보고 계시진 않겠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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