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본 사이트뿐 아니라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대를 물려 차는 시계' 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그런데 대를 물려 '찬다'(소장이 아닌)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저희 집에는 정말 오래된 시계가 몇 개 있습니다.
1912년생이신 할아버지가 젊을 때 사용하시던 브레게 회중시계, 6.25 이후 사용하신 파텍피립(40~50년대 생산 추정) 칼라트라바가 있고,
아버지가 사용하시던 70년대 생산된 파텍필립(노틸러스 비슷한 모양) 있습니다.
파텍필립의 칼라트라바 정도면 시계인들이 말하는 '대를 물려 차는 시계'라 해도 무방할텐데,
실제 저 시계들을 찰 수는 없더군요.
빈티지 매니아라면 모를까, 저로서는 너무 낡고 지저분해 차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혀 좋은 시계처럼 보이지도 않고, 디자인 역시 너무 올드하여 소장용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차고 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결국 할아버지의 시계들은 모 도서관에 보관하게 되었고, 아버지의 시계는 은행 금고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미국에 알아본 결과 할아버지의 시계는 두개 합쳐 1,000~1,50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 하니 나중에 가져와 파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 할아버지의 얼굴도 모르는 자녀들이 그 시계에 큰 의미를 두진 않을 테니까요.
결국 자식에게는 시계를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새로 사주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이 듭니다.
소장용이 아닌 실제 착용을 한다면 말이죠...
저 역시 20살에 아버지가 사주신 첫 브레게 시계 때문에 브레게의 고정 고객이 된 것처럼, 부모님께 받은 첫 시계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려받은 시계는 그저 소장용에 불과한 것 같다는 것이 제 경험에서 나온 결론입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것은 시계를 사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계속 받다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단, 디자인이 변하지 않는 로렉스는 물려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멋진네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