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다 비싼 시계.. 그래도 팔리네
역시나 시계는 비싸도 팔립니다^^
지난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매장 2층. 에스컬레이터를 둘러 기둥 모양의 유리 진열대마다 2∼3점의 시계가 전시돼 있다.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호가하는 제품을 살펴보던 K씨(29)는 “결혼 당시 무리해서 샀던 예물시계가 여기에선 초저가”라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 14일 시작한 ‘명품 시계 박람회’의 분위기는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20여명이 방문할 정도로 차분했다.
대부분은 연인, 혹은 부부끼리 매장을 찾았고 홀로 방문해 한참 넋을 놓고 시계를 바라보는 남성 고객도 3분의 1가량 됐다.
롯데백화점에 이어 현대백화점 역시 18일부터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에서 ‘제1회 럭셔리 워치페어’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위해 200여점의 초고가 명품 시계를 유치했다.
이들 박람회에선 IWC, 오메가, 브레게, 블랑팡 등 그나마 친숙한 브랜드는 물론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예거 르쿨트르 등도
만날 수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예거 르쿨트르다. 예거 르쿨트르는 바쉐론 콘스탄틴, IWC와 함께 스위스 명품
브랜드 회사 리치먼드 그룹 산하에 있다.
국내에는 6년 전에 처음 소개돼 인지도가 다소 낮지만 해외에서는 ‘매뉴팩추얼 시계(기계 내부의 장치부터 외부 디자인까지 모두 직접
만든 것)’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예거 르쿨트르의 국내 마케팅을 맡고 있는 이일환 부장은 “5년 전만해도 ‘한국에서 누가 자동차값보다 비싼 시계를 차겠느냐’고 생각
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200% 성장했다”면서 “앞으로도 컴플리케이션 시계(최첨단의 정교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시계) 고객층은
더욱 두꺼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예거 르쿨트르 측은 국내 컴플리케이션 시계 기장 규모가 올해에도 2배가량 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마다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도 놓
치고 싶지 않은 알짜다.
최소 1000만원은 손에 쥐어야 ‘저가’ 모델이라도 구입할 수 있지만 엔트리 레벨(초심자를 위해 다소 저렴하게 나온 모델)로는 600만원가
량의 탁상시계 ‘애트머스’와 800만원대의 ‘리베르소’도 있다.
애트머스는 주변 공기의 온도 변화에서 동력을 얻어 태엽을 감지 않아도 되는 제품으로 개업 선물로 인기가 많고 케이스를 회전시켜 앞
면과 뒷면 두 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리베르소’는 여성들이 결혼 예물로 선호하는 제품이다.
이 부장은 “리베르소 모델은 시계판 회전 기능이 정교해 가짜 상품을 쉽게 만들지 못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젊은 세대는 결혼 예물을
구입할 때에도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뚜렷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향후 매출은 더욱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