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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ros 1103 2010.01.03 22:06

 

Review: Breitling Colt Quartz

 

 

 

 

 

 

 

About Colt Quartz

 

브라이틀링의 라인업 (내비타이머, 윈드라이더, 프로페셔널, 에어로마린) 중 엔트리 레벨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에어로마린에 속한 콜트 쿼츠는 최소한 국내에는 찾기 힘든 모델입니다. 에어로마린이 포진한 가격대는 300만원에서 500만원대로, 전 세계적으로 오메가의 스포츠 모델들과 직접 경쟁을 하는 치열한 가격대이다 보니 브라이틀링의 라인업 중에서도 에어로마린이 가장 많은 모델 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기모델들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기 때문에 수입도 거의 안 할 뿐더러 잘 알려지지 않은 모델이 콜트 쿼츠입니다.

 

 

정작 콜트 쿼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려고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이 콜트라는 모델의 갈래가 현행 모델만 해도 콜트 쿼츠, 콜트 Automatic, 크로노 콜트, 콜트 GMT, 콜트 GMT+, 콜트 오션으로 나뉘어 지고 브라이틀링의 판매 비중에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함에 불구하고 (특히 크로노 콜트와 콜트 오토매틱) 콜트라는 라인업 자체의 역사에 대해 찾을 수 있는 소스가 모자라다는 점입니다.

 

 

70년대 군용 납품을 위해 밀리터리 스펙을 갖춘 시계로서 탄생하였다는 브라이틀링에서 제공하는 짧막한 설명 한줄만이 전부일뿐 콜트 시리즈에 대한 군용시계로서의 역사는 인터넷상에서의 설명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사실 이는 브라이틀링의 많은 모델들이 가지는 공통점입니다. 크로노맷이나 내비타이머를 제외하고 이머전시 모델조차 NATO의 특별한 요청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매력적인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나 그런 이야기를 찾기가 힘듭니다.)

 

 

콜트 시리즈의 원형은 70년대에 개발된 시계이니 만큼 콜트 쿼츠이기도 합니다.

 

 

 

<Ready to be abused의 전형이랄까요>

 

 

 

선택의 이유

시계 자체가 가진 스토리텔링을 뒤로하고 콜트 쿼츠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비교적 간명하였습니다. 브라이틀링 카탈로그를 들고 페이지를 넘기는 와중에 브라이틀링 시계중에서 가장 강건한 시계라는 콜트 쿼츠를 설명하는 문구가 계속 뇌리에 남았기 때문입니다. 고급스러움이라는 말은 어떠한 싸구려 시계를 만드는 곳에서도 쓰는 말이지만 강건함이라는 말은 지샥 이외의 브랜드에서 함부로 쓰지 않는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더욱 와 닿았습니다. 사무직의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강건하다고 하는 물건에 설레였습니다.

 

 

브라이틀링의 전 콜렉션 중 두번째로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300만원 초반대에 들어선 가격으로 인해 어차피 이 정도의 비용을 시계에 쓸 사람에게 있어서 다음 단계의 좋은(?) 모델로 넘어서기는 쉽기에 시계라는 덩어리 큰 구매를 결정하는 사람들에게 자꾸 밀리기도 하기에 왠지 이 모델을 착용하면 같은 모델을 차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없겠다라는 희소성 역시 수년전 파네라이를 찾을 때 처럼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콜트 쿼츠는 언뜻 보기에 구형 슈퍼오션과 유사합니다. 아라비아 인덱스로 12시계가 다이얼 외곽쪽으로 펼쳐져 있고 그 안에 24시계가 있습니다. 다만 매트하게 처리된 슈퍼오션의 다이얼이 다이얼 자체는 더 매력적이지만, 콜트 쿼츠는 더 작은 사이즈와 좀 더 추가적인 세공이 적용된 디테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이즈는 슈퍼오션이 42mm 직경에 15mm 두께를 가지고 있지만 콜트 쿼츠는 41.1mm 직경에 13.3mm 두께입니다.) 둘 다 실제로 착용할때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 사이즈 차이였고 다이얼도 개인적 취향에 슈퍼오션이 더 잘 맞았으나 결정적으로 콜트쿼츠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광 피니시가 시계를 왠지 더 professional해 보이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지보수에 있어. 배터리 수명이 8년이라는 점은 또한 배터리 교체가 귀찮을 것임을 알기에, 간과할 수 없는 큰 장점이었습니다.

 

 

 

<플랫한 사파이어 글래스 덕분에 라이더탭의 글래스 보호 역할은 매우 충실히 수행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또한 보다 듬직하게 설계된 류즈가드입니다.>

 

 

 

1년간 사용해본 후기

먼저, 콜트 쿼츠의 시인성은 매우 우수한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기본적인 기능을 만족시키는 부분으로서 양면 무반사 코팅의 타임온리 시계라면 모두 기본적으로 그다지 어렵지 않게 만족 시킬 수 있는 요건이라 생각 되어지지만 그렇지 못한 시계들도 은근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24시계가 따로 표시되어 있기에 군대 있을 때 이런걸 찰 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내 착용해 본 결과 브레이슬렛의 착용감은 아주 뛰어나지도 아주 후지지도 않은 정도입니다. 사선으로 이루어진 브레이슬렛의 형태 때문이 아니라 기존에 착용하여보았던 브레이슬렛이 5연 또는 7연 밴드였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크게 작용하는데, 역시 오메가의 스피드 마스터나 시마스터 등에서 보여주던 착용감 보다는 뛰어납니다. 다만 태그호이어의 구형 링크의 착용감만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상의 브레이슬렛 시계의 착용감으로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3연 밴드 만으로) 다음과 같습니다.

구형 태그 링크 > 서브마리너 > 콜트 > 시마스터 > 스피드마스터 > 넘사벽 > 세이코 > 해밀턴

 

착용을 하다보면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쿼츠시계 답게 벗어놓게 된 후 아무 부담 없이 다시 집어 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더 자주차게 됩니다. 브라이틀링의 슈퍼쿼츠로 1년에 10초 내외의 일반쿼츠 보다 10배 정확한 작은 오차를 자랑하지만, 어차피 한달에 30일 분인 월마다 날짜창을 조정해주어야 하므로 큰 의미는 심리적 안정감 이상으로는 없다는 판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쿼츠이면서 크로노미터라고 다이얼에 써있는 시계를 찾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고 쿼츠 크로노미터의 요건에 충격부분에 대한 요소가 매우 하드코어하기에 시계를 믿고 사용하기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습니다.

 

그냥 방수성능이 높네 하고 넘어갈 수 있는 500m 방수는 오버스펙의 전형입니다. 그래서 쿼츠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두꺼운 두께를 자랑하는 콜트 쿼츠는 브라이틀링의 케이스 디자인에 있어서 오버스펙의 추구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일반적으로 방수가 개스켓 부품에서 누수가 일어나는 것이 아닌 200~300m 혹은 그 이상으로 갈때는 케이스가 얼마나 압력을 잘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냐는 역학적인 구조에 따라 결정되기에 사파이어 글래스의 두께나 케이스의 무게에서 그러한 강인함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그 반대급부로 실제로 시계 자체가 무거운 편에 속합니다. 역시 실생활에서 시계를 벗어놓을 일이 없게 만드는 한 부분입니다. 다이버 시계의 경계를 타 브랜드에서 정확히 긋고 그 스펙을 서로 침범하는 일 없게 설계하는것에 비하면 브라이틀링의 접근법에 있어서 차이점이 보이는 부분입니다.

 

시계의 외모는 오래 차면 찰수록, 왠지 건담 모형을 손목 위에 올린 것 처럼 재밌게 느껴집니다. (일본에서 브라이틀링이 선호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이겠군요.) 브라이틀링의 모델들마다 공통적이지만 유선형태가 강조된 크로노맷을 비롯한 윈드라이더 모델들과 비교하였을 때 에어로마린 계열의 케이스 디자인은 모두 직선성이 더 강조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진 브라이틀링의 인지도 자체가 아직 갈길이 멀기에 그럴지 모르지만 1년내내 사회생활을 통해 시계를 알아봐주시는 분은 없더군요. 하지만 믿고 사용하기에 빈틈이 없으면서도 흔하지 않은 모델로서 만족도는 높습니다.

 

 

 

 

 

촬영을 도와주신 지노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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