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갤러리 2 : 곡선시계의 대명사 Gruen Curvex (완결)
시계갤러리 : 손목시계 디자인의 역사
제 2 부 곡선 시계의 대명사 : Gruen의 Curvex
1. Gruen Curvex의 역사
모바도의 폴리플랜이 절판될 시기인 1935년에 미국의 Gruen에서는 새로운 곡선형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Curvex모델을 발매하게 됩니다.
역사의 아이러니의 하나지만, 곡선형 디자인의 시초는 1912년에 발표된 모바도의 폴리플랜이었지만, 이런 형태의 손목시계의 명칭은
1935년에 미국의 그루엔에서 사용한 상표명인 Curvex가 보통명사로 자리잡게 됩니다.
선전 중의 중요한 내용을 발췌한 사진입니다만, 사진에서 보듯이 그루엔의 커벡스의 장점은 손목시계의 케이스백에 커브를 부여하면서도
Gruen의 Curvex는 케이스를 꽉 채우는 곡선형의 무브먼트를 채용하므로써 평판형의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큰 무브먼트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손목시계의 정확성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Gruen의 무브먼트는 Movado의 Polyplan의 3 평면형의 플레이트가 아닌 곡선형의 플레이트를 채용하므로써 1929년에 스위스와 미국에 특허출원하여
1932년에 특허를 받게 되며, 1935년에 처음 발매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Curvex 모델은 대부분 다이얼에 Precision이 표기된 그 당시로서는
매우 정확한 시계였으며, 그루엔의 최고급의 모델이었습니다.
1935년에 처음 발매된 Curvex 모델은 남성용의 Governor였습니다. 그리고 여성용의 첫 모델은 1936년에 발매된 Queen이었습니다.
Polyplan이 여성용으로 발매된 후 남성용이 발매된 것과는 반대의 과정입니다.
남성용 모델은 이하 상세히 설명하겠지만, Caliber 311-330-440-370의 무브먼트를 통해 4세대의 모델로 발매되었지만,
여성용 모델은 1936년의 Cal. 520, 1938년의 Cal. 320, 마지막으로 1948년의 Cal. 285의 3세대의 모델로 발매되었습니다
Gruen의 Curvex는 1935년부터 1954년까지 약 20 년에 걸쳐 150 가지의 모델로 발매된 장수 모델이었으며, Gruen의 Veri-thin과 함께 Gruen의 손목시계를
대표하는 모델이었습니다.
Gruen Curvex Lady Cal. 520
Gruen의 Curvex 무브먼트인 Caliber 311은 스위스 Bienne의 Emile Frey에 의해 발명되어 1929년에 스위스와 미국에 특허출원되어 1932년에 등록된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습니다. 한편, Curvex의 케이스와 다이얼 디자인은 Alexis de Shakhnoffsky로 알려져 있습니다. Alexis de Shakhnoffsky는 1901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볼세비키혁명으로 어수선해진 러시아를 떠나 1919년 스위스로 이주하여 자동차 공학을 공부한 후, 1929년에 미국으로 이주한 디자이너로
유선형의 자동차 디자인으로 1930년대에서 1940년대에 유명했던 인물입니다.
자동차 외에도, 자전거, 라디오, 주방기구, 가구 등도 디자인했으며, 1935년의 대표적인 작품이 Gruen의 Curvex였습니다.
Gruen의 Curvex중 가장 인기있는 모델은 초창기 모델로 Cal. 311과 330을 사용한 폭 22mm에 길이 52mm의 폴리플랜급의 Curvex였습니다.
초창기 모델들인 Majesty, Colonel, General 등의 모델들이 52mm의 모델들이며, 이중 가장 유명한 것이 Majesty입니다.
Cal. 311과 330을 채용한 모델들은 'Bone to Bone' watch로도 불리웠다고 합니다. 시계의 길이가 팔목의 측면 '뼈'로 부터 다른 측면의 '뼈'에 닿을 정도로
길었기 때문입니다.
1930년대는 Art Deco 디자인이 절정에 이른 시대로, 유선형 디자인들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자동차의 역사에서 유명한 유선형 디자인들이
이 시대에 디자인되었으며, 손목시계에서도 유선형의 사각형 시계 등이 큰 유행을 했었고, Gruen은 그런 시대의 흐름에 딱 맞는 시기에 Curvex를 발표하여
큰 인기를 끌게 되었던 것입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Movodo의 Polyplan이 잠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사라져 간 것과는 대조적으로
Curvex는 그 후 Veri-Thin과 함께 20년간 Gruen의 손목시계를 대표하는 모델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2. Gruen Curvex 1세대 : Cal. 311
Gruen Cal . 311
Movado의 polyplan이 단 하나의 무브먼트인 Movado Cal. 400을 사용한 것에 비해, Gruen의 Curvex는 1935년부터 1954년까지 약 20년간 4가지의 무브먼트가
사용되었습니다. Gruen Cal. 311, 330, 400, 370의 무브먼트들입니다.
Gruen의 Curvex무브먼트중 Cal. 311은 Curvex의 최초의 무브먼트였지만, 케이스백의 곡률을 더 크게 하기 위해 1937년에 Cal, 330으로 변경되게 됩니다.
폭 17.65mm에 길이 26.4mm에 18,000 bph에 40 시간 파워리저브를 가진 17석의 무브먼트였습니다.
대표적인 모델이 사진의 Majesty입니다.
Gruen Cal. 500
Movado의 Polyplan이 3 평면의 무브먼트를 새롭게 개발한 것과 달리, Gruen은 Cal. 500의 톱플레이트를 곡면으로 재설계하여 무브먼트의 주요부품들은
Cal. 500과 공유하면서 톱플레이트를 새로 디자인하는 것으로 해결하였습니다.
Gruen의 Cal. 500을 사용한 시계(좌측)와 Cal. 311을 사용한 시계(우측)의 측면 디자인을 비교한 것입니다.
Cal. 500도 Cal. 311처럼 베이스 플레이트(다이얼측 플레이트)는 볼록한 곡선형 디자인이었으나 톱플레이트는 평평한 디자인으로 당시 Gruen의 무브먼트들은
곡면형의 베이스 플레이트를 사용하여, 곡면의 다이얼을 사용하는 시계들을 만들고 있었으며, Curvex는 톱플레이트까지 곡면으로 디자인하여 케이스백의
곡률을 크게하여 전체적인 시계의 곡선을 크게 만든 것이 특징입니다.
Gruen Cal. 355 Gruen Cal. 311
Cal. 500은 좌측의 Cal. 355의 Precision급의 고급 무브먼트로도 제조되었으며, Cal. 311의 톱플레이트 디자인은 Cal. 355와 동일하지만, 곡선형으로 디자인한 것에
차이가 있습니다. Cal. 500이나 Cal. 355는 폭 17.65mm에 길이 26.4mm의 직사각형의 무브먼트로는 사각무브먼트들 중에서는 큰 사이즈에 속하는 무브먼트들이었습니다.
3. Gruen Curvex 2세대 : Custom Curved Cal. 330
Gruen Cal. 330
1937년에 Gruen의 2세대 Curvex 모델은 Curvex의 두번째 무브먼트인 Cal. 330을 사용한 시계이며, 무브먼트의 규격은 Cal 311과 동일하지만,
톱플레이트의 곡률을 더 크게한 것이 특징입니다. Curvex의 2세대를 대표하는 모델이 'The General'입니다.
사진에서 우측의 2개의 시계는 Cal. 311을 사용한 모델이며, 좌측에서 2번째의 시계는 Cal. 330을 사용한 모델입니다.
다이얼의 섭세컨드가 6시의 위치까지 멀리 떨어진 모델들이 Curvex 1세대인 Cal. 311을 사용한 모델이며, 섭세컨드가 센터쪽으로 올라간 곳에
위치하는 모델들이 Curvex 2세대인 Cal. 330을 사용한 모델들입니다.
Curvex 2세대 무브먼트인 Cal. 330이 등장한 1937년 그루엔은 Gruen의 Curvex모델중 가장 큰 커브를 가진 Ristside 모델을 발표하게 됩니다.
위의 사진은 Gruen의 Curvex 모델들을 모아놓은 사진입니다만. 사진의 가장 좌측의 매우 큰 커브를 가진 시계가 바로 Ristside 모델입니다.
모든 Curvex 모델중 가장 레어한 모델입니다. 그루엔의 야심작이었으나 잠시 인기를 끌었다가 곧 인기가 사라지면서 생산량이 가장 적었기 때문입니다.
Ristside는 'Wrist Side'의 발음을 그대로 이용한 모델로 팔목의 측면에 차는 운전자용 시계(Driver's Watch)였습니다.
위의 광고에서 보듯이 팔목의 측면에 착용하는 시계였고, 그 때문에 손목 위에 차는 Curvex 보다 훨씬 큰 곡률을 가져야 했던 것입니다.
Ristside모델은 그 후 Cal. 440을 사용하는 2세대 모델로 막을 내리게 됩니다.
Gruen Cal. 330
Cal. 311보다 곡률을 크게 했다지만, 우측의 사진에서 보듯이 톱플레이트의 중앙을 오목하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며, 모바도의 폴리플랜과 달리 플레이트의 양측단은
거의 평평한 디자인입니다.
Cal. 311 Cal. 330
Cal. 311과 Cal. 330을 비교해 보면, 가장 큰 차이점은 1세대 무브먼트인 Cal. 311에서는 밸런스가 곡면의 톱플레이트 아래에 위치하며
Cal. 330은 밸런스를 곡면의 톱플레이트에서 벗어난 위치로 이동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설계로 인해 Cal. 330은 Cal. 311보다 중앙의 곡률을 크게한
톱플레이트 디자인을 성취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Cal. 311과 달리 Cal. 330은 Curvex 전용 무브먼트로 설계된 것으로 보입니다.
4. Gruen Curvex 3세대 : Cal. 440
Gruen Cal. 440
1940년 Gruen은 Curvex의 세번째 무브먼트인 Cal. 440을 사용한 3세대 Curcvex 모델을 발매하게 됩니다. 이 무브먼트는 폭은 두꺼워지고 길이는 잛아진 타원형
형태의 무브먼트로 폭 19.4mm에 길이 21.95 mm에 두께 4.6mm, 박동수 18,000 bph에 36시간 파워리저브의 무버먼트로 1940년부터 1948년까지 오랫동안 사용된
Curvex의 최장수 무브먼트입니다.
Cal. 330으로부터 Cal. 440으로의 변화는 1940년대에 접어들면서, 폭이 좁고 길이는 긴 스타일로부터 폭이 커지고 길이는 짧아지는 시계들의 소형화 트랜드에
따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손목시계들은 아르데코 시대를 지나면서 소형- 박형화의 길을 걸었던 것입니다.
Gruen Cal. 435 Gruen Cal. 440
Cal. 311이 평평한 톱플레이트를 가진 Cal. 500 혹은 Cal. 355의 톱플레이트 디자인만을 곡면으로 변경한 무브먼트인 것처럼
Cal. 440도 Gruen의 Veri-Thin 무브먼트로 유명했던 Gruen의 Cal. 430 패밀리(Cal. 435, 335 등....)의 톱플레이트를 곡면형으로 변경한 것으로
대부분의 부품들이 Cal. 430 패밀리와 동일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Gruen의 Cal. 430 패밀리도 베이스 플레이트는 곡면으로 형성되어, 대부분의 시계들이 곡면형의 다이얼과 시계의 중앙은 두껍고, 시계의 러그 부분은
얇게 보이도록 한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는 시계들입니다.
5. Gruen Curvex 4세대 : Curvametric Cal. 370
Gruen Cal. 370
Gruen Curvex의 마지막 모델이자 4세대 모델은 마지막 커벡스 무브먼트인 Cal. 370을 사용한 모델들입니다.
Curvex의 마지막 무브먼트인 Cal. 370은 Cal. 440과 거의 동일한 스팩으로 폭 19.6mm에 길이 22.95mm의 전체적으로 사각형의 곡선형 무브먼트입니다.
1948년부터 1954년까지 사용되어, Cal. 440 다음으로 오랜기간 제조된 무브먼트입니다.
따라서, Curvex에서 가장 자주 발견되는 모델들은 Cal. 440과 370을 사용한 3세대 및 4세대모델을이며 1940년부터 1954년까지 제조되었습니다.
그러나, 매니아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모델은 레어 아이템이자 폴리플랜과 비슷한 길이인 52mm ~ 42mm의 케이스 길이를 가진 Curvex의 초창기 모델들인
Cal. 311과 330을 사용하는 모델들입니다. 물론, Curvex의 무브먼트중 톱플레이트가 가장 아름다운 무브먼트들이기도 합니다.
6. Movado Polyplan과 Gruen Curvex의 비교
모바도의 폴리플랜은 겨우 1500 개 정도 제조되고 사라진 모바도의 역사에서 상업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 시계였지만, Gruen의 역사에서 Curvex는
1935년부터 1954년 사이의 Gruen의 Flagship 모델(대표적인 고급 모델)이었습니다.
하지만, Polyplan이라는 이름이나 Curvex라는 이름은 시계의 케이스 디자인이아닌 무브먼트의 디자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했습니다.
모바도는 곡선형 케이스를 꽉 채워서 시계폭이 20mm급인 시계에서도 크로노미터를 실현할 수 있는 곡선형 무브먼트로서 폴리플랜이라는 3평면으로
구성된 Cal. 400을 설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모바도의 폴리플랜은 그 후 이 시계를 오버홀하거나 수리한 시계기술자들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무브먼트였습니다.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의 조립에 엄청난 난관에 봉착했을 것입니다.
Gruen은 Movado Polyplan의 문제점을 평면형 무브먼트의 베이스 플레이트와 톱플레이트애 곡선을 부여하는 방식을 채용하여 해결한 셈입니다.
즉, Gruen의 Curvex 무브먼트는 무늬만 곡선형 무브먼트이지, 배럴과 트레인, 이스케이프먼트와 밸런스 모두 평면형 설계를 가진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위의 그림과 같은 순서로 발전하는 것이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수순일 것입니다. 먼저, 케이스를 곡선으로 만들기 위해 소형 무브먼트를 채용하고,
이어, 소형 무브먼트의 문제점(시계의 오차 증대)를 해결하기 위해 곡선형 케이스에 최대의 무브먼트를 적용하고 케이스에 무브먼트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플레이트의 디자인을 곡선화하는 단계...
마지막으로 케이스의 곡률을 더 크게하기 위해 평면형 무브먼트를 입체화하는 단계로 발전해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시계의 역사에서는 도리어 폴리플랜이 가장 먼저 등장하고, 이를 모방하기 위해 소형 무브먼트를 사용하여 곡선형 시계를 만들고....
마지막으로 곡선형 케이스에 최대 크기의 무브먼트를 장착하기 위해 Curvex 무브먼트가 등장했던 것입니다.
7. 현대의 곡선형 시계들
곡선형 시계들은 Movado의 Polyplan과 Gruen의 Curvex 이외에도 과거에는 물론 현대에도 매우 많습니다.
그 모든 곡선형 시계들을 전부 열거하는 것은 책 한권으로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기억할 만한 가장 최근의 시계로 Franck Muller와 Roger Dubuis의 Curvex 디자인 시계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로제 듀비와 프랭크 뮬러의 사각 시계 디자인입니다만, 단순히 사각시계가 아니라 Curvex 디자인의 시계들이기도 합니다.
Roger Dubuis와 Franck Muller는 1990년대에 시계 매니아들에게 가장 현대적인 손목시계 디자인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시계의 역사에 익숙한 매니아들에게는 1910년대의 디자인을 40 ~ 50mm의 큰 시계가 유행하는 시대에 조금 더 세련되게 재해석한 시계들에 불과한 것입니다.
Gruen의 Curvex 광고 중에서 인용한 내용이지만, Gruen,의 Curvex는 곡률을 가진 케이스백에 평면형의 무브먼트를 사용하면 케이스에 비해 작은 무브먼트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기존의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곡선형의 무브먼트를 채용하여 케이스를 꽉 채우는 형태의 Curvex 무브먼트를 개발한 것입니다.
직선형 무브먼트를 곡선의 케이스에 적용하는 방식은 2000년대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1910년대라면 팔리지 않았을 40 ~ 50mm급의
회중시계급 손목시계가 일상시계가 되었고, 두께가 10mm가 넘어도 무방한 시대가 되었으므로, 평면형 무브먼트로 곡선형의 시계를 만드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Jorg Hysek X Ray XX ray
Jorg Hysek이 2003년에 발표한 X ray 모델과 그 이듬해에 발표한 XX ray는 Curvex형 디자인을 특징으로 하며, 특히 XX ray는 Movado Polyplan에서 시작된
50 mm 대의 케이스 디자인을 특징으로 합니다. 손목 곡선을 완전히 감씨기 위해 2개의 투루비용 시계를 힌지를 이용하여 연결한 것이 특징입니다.
2012년 바젤페어를 통해 등장한 Badollet의 Ivresse 시계입니다. 실상 몇 년전에 등장한 브랜드였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2012년 바젤페어를 통해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게 된 신생 브랜드입니다.
이 시계는 Eric Giroud에 의해 디자인되었으며, 무브먼트는 JLC출신의 David Candaux에 의해 설계된 것으로 얄려졌습니다.
투루비용입니다만, 무브먼트가 곡선으로 디자인된 것이 이 시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 무브먼트의 특징은 Gruen처럼 평면형의 부품들을 곡면형의 플레이트로 곡선형으로 디자인하는 것이 아닌, 부품들을 콘 형태로 만들어서
곡면의 플레이트와 함께 무브먼트의 주요부분들을 모두 곡면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입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이 시계의 무브먼트는 Gruen의 Curvex 스타일이 아닌, Movado의 Polyplan 스타일입니다.
즉, 무브먼트의 구성부품들이 곡면의 베이스 플레이트와 톱플레이트 사이에 배치된 것이 아닌 무브먼트의 부품들조차 플레이트의 곡면을 따라 곡선으로
배열되어 있는 것입니다. 곡률이 작은 것은 콘 형태의 휠 등의 곡률을 너무 크게 해서는 안정된 동작을 얻어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한 Eva Leube의 Ari에 비하면 작은 곡률을 가진 무브먼트이지만, 1990년대에 프랭크 뮬러, 로제 듀비에 의해 재등장한 1910년대의 아르데코 타입의
시계 디자인을 통해 Curvex 디자인이 재등장한 이후, 2010년대에 Polyplan의 무브먼트 디자인이 재등장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즉, Movado의 Polyplan은 1912년에 발표된 이후 Greun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곡선형 시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손목시계 디자인입니다. 또한, Badollet의 Ivresse나 Eva Leube의 Ari처럼 Polyplan이 제시했던 무브먼트를 평면형이 아닌 다평면형 혹은 곡면형으로
설계한다는 것은 테크니컬한 면에서도 후세의 시계기술자들에게는 엄청난 도전과제의 하나이기도 한 것입니다.
에필로그
Movado의 Poilyplan과 그 후계자인 Gruen의 Curvex는 손목시계는 물론 시계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계의 케이스에 곡면을 부여하며, 곡면의 케이스에 최대한
큰 무브먼트를 사용하여 시계의 정확성(크로노미터)을 확보하겠다는 사고 방식에 따라 탄생한 시계들입니다.
폴리플랜은 이를 3 평면의 무브먼트로 해결하려 했으며, Gruen은 무브먼트의 구성요소는 평면을 유지하되, 톱플레이트와 베이스 플레이트를 곡면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물론, Movado 이전에도 케이스백에 작은 곡면을 부여하는 방식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정확히 어떤 브랜드의 어떤 시계가 이 방식을 최초로 적용했는 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그러나, 곡면의 시계 케이스를 꽉 채우는 무브먼트를 사용한다는 사고방식은 Movado와 Gruen에 의해 시작된 것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Movado가 Polyplan을 통해 처음으로 제시한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던 소위 'Bone to Bone'의 50mm 대의 길이를 가지며, 폭을 20mm 정도로 하는 띠 형태의
손목시계는 Polyplan시대에는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Gruen의 Curvex에서는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만 원형시계나 사각시계처럼 손목시계의 중요한 사조를
형성하지는 못했습니다. 프랭크 뮬러, 로제 듀비에 의해 커브형 케이스 디자인이 20세기 말에 재등장하여 인기를 끌었지만, 이들은 Polyplan이나 Curvex이전의
방식인 소형 무브먼트를 곡선형 케이스의 중앙에 배치하는 방식으로 제조되었습니다. 그 후, 2000년대에 들어와 Jorg Hysek이 XX ray를 통해 'Bone to Bone' 스타일의
케이스를 재현해 내었고, Eva Leube의 Ari와 Badollet의 Ivresse를 통해 케이스와 함께 무브먼트에도 곡률을 부여하는 Polyplan과 Curvex방식의 곡면 시계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습니다. 45mm를 넘는 시계가 보통 사이즈의 시계로 완전히 자리를 잡은 2010년대에 조차 길이 50mm에 폭 20mm의 시계는 아직
조금은 낳선 시계입니다. 따라서, Polyplan 과 Curvex Majesty를 통해 제시된 손목시계의 센셔이셔날한 디자인은 그들이 발표된 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시계 소비자들에게는 센세이셔날한 디자인일 뿐 손목시계의 일상적인 디자인으로는 받아들여 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Seiko의 Wristholo나 Ink 시리즈에서 보듯이, 곡면 시계는 미래나 공상과학에 어울리는 시계일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곡면시계는 사각시계 정도로
손목시계의 디자인에 즉각적이고도 오래지속되는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인 인정해야 할 듯합니다.
사람들이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관성은 생각보다 강해서, 손목시계가 등장한 지 100년이 훨씬 넘은 현 시점에서도 손목시계는
회중시계에 러그를 부착한 형태의 원형 시계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Movado와 Gruen을 통해 시계의 역사에 획기적으로 등장했던 시계 케이스 디자인과 무브먼트 디자인에 곡면을 부여하는 아이디어는
시계 디자이너들에게 시계 다이얼과 케이스 디자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완벽한 곡면의 부품들로 만들어진 곡면의 무브먼트는 무브먼트를 설계하는 기술자들에게는 아직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난해한 기술적 과제의 하나인 것입니다.
즉 심플한 시계의 가장 단순한 타임온리의 수동무브먼트(심플 무브먼트)라 할 지라도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지는 이 시대에조차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별 것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 문제들이 전문가들에게는 도무지 해결할 방도가 없어 보이는 난제로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에게는 별 것도 아닌 기술이, 일반인들에게는 판타스틱해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2012년 5월 17일
링고
PS. 시계갤러리의 다음 이야기로는 토노형 시계, 사각시계 등 시계사에 등장한 비원형 시계들과 비원형 무브먼트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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