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 Museum] Royal Museums Greenwich @ London
휴대폰으로 편리하게 전세계 시간을 알수 있지만
기계식 시계쪽에서도 GMT, 월드타이머 시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 GMT(Greenwich Mean Time)의 기준이 되는 런던 그리니치 천문대에 다녀왔습니다.
이제야 올립니다. - -;; 이미 다녀오신 분들도 계시겠죠? 아주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대학 배낭여행때도, 10여 년 전 잠깐 런던에 있을때도 그 동네만 가보고 천문대까지는 가보지 않았는데 뒤늦게 다녀왔습니다.
그리니치는 10년 전에는 조용하더니 요즘 이곳은 점점 'hip'한 곳이 되고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가게도 많아지고 활기차 보입니다.
아직 다녀오시지 않으신 분을 위해 올립니다.
이곳에 가려면 런던 지하철을 커티 샥(Cutty Sark) 역에 내려서 슬슬 걸어가는 게 제일 빠른 듯 합니다.
공식 이름은 로얄 뮤지움즈 그리니치(Royal Museums Greenwich)입니다.
홈페이지 www.rmg.co.uk를 들어가보면 국립 해양 박물관(National Maritime Museum), 여왕의 집(The Queen's House),
그리고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Royal Observatory Greenwich)로 이뤄져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제임스 1세의 부인, 앤 여왕의 튜더 왕조식으로 지었다는 집은 못갔어요. ㅜ ㅜ
근처에 해양 대학도 있습니다.
역에 내려서 걸어가다보면 요런 배도 볼 수 있습니다.
노르망디 상륙 작전시 처칠, 아이젠하워 등을 태운 적이 있는 배라고 하네요.
수륙 양용으로 해변에 도착시 바리케이트 역할도 했다는 배.
국립 해양 박물관입니다.
맨체스터의 수로에 설치했던 걸 그대로 뜯어왔네요. 이름이 맨체스터 홈구장 이름과 동일한 올드 트라포드랍니다.
예쁜 미스 영국 3세도 보고...
미스 영국 3세는 최초의 싱글엔진 파워보트로
1933년 함스워스 트로피(Harmsworth Trophy)란 파워보트 경주에 출전한 미스 아메리카 X에 대적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네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졌서 가볍고 힘도 쎄고..아무튼 예쁩니다.
영국 박물관들은 이런 걸 참 잘합니다. 박물관을 무료로 공개하는 대신에 기부를 받는데
기부 받는 방법도 창의적입니다. 동전을 넣어보고 싶게 만드는 기부함입니다.
박물관을 나와서 공원을 조금 걸어 올라갑니다.
천문대입니다. 입구에는 이런 시계가 있습니다.
셰퍼드 24 시간 게이트 시계(The Shepherd 24-hour Gate Clock) 입니다.
1852년 설치한 전자식 시계로 GMT 시간을 보여주고 있고 여름에는 서머타임(BST : British Summer Time)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24 시간 시계로 정오에는 아랫쪽 12시 방향에, 자정에는 위의 0 방향에 시침이 놓여집니다.
시계 뒷면입니다. 지금은 고성능 쿼츠로 움직인답니다.
여기가 본초 자오선입니다. 1884년부터 경도 0으로 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 선이죠.
대부분 저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네요.
선을 따라 바닥에는 각 나라의 경도를 표기해놓았습니다. 서울도 있습니다.
천문대 박물관으로 갑니다. 입장료 있습니다.
이건 뭘까요?
1781년 천왕성(Uranus)를 발견한 천문가 윌리엄 허첼(William Herschel)의 망원경으로 조지 3세 왕때 만들어졌다네요.
이런 걸로 별을 발견했다니...
최초의 왕립 천문학자였던 존 플램스티드(John Flamsteed)가 거주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았습니다.
이를 도와준 토마스 톰피언이 1691년에 제작한 긴 시계도 있습니다.
팔각형의 옥타곤 룸입니다.
런던 시내에 있는 폴 성당을 건축한 크로스토퍼 렌 경이 인테리어를 한 곳인데 17세기에 별을 관찰하던 곳이랍니다. 1992년에 복원됐습니다.
방에는 토마스 톰피언이 제작한 3개의 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들어가니 어떤 분이 옛날 옷을 입고 시계제작자 존 해리슨이 해상 시계를 발명할 당시의 상황에 대해
독백을 하고 계셔서 흥미로웠습니다. 마치 연극처럼요.
아래로 내려가면 시간과 경도에 관한 전시관이 있습니다.
지구를 세로로 나눈 경도를 정확히 측정하느냐는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해상 시계를 제작하는 시계 제작자에게 엄청난 상금을 걸기도 했었는데
이를 해결한 사람이 존 해리슨입니다.
존 해리슨과 해상 시계에 관한 책은 데이바 소벨(Dava Sobel)의
<Longitude : The True Story of a Lone Genius Who Solved the Greatest Scientific Problem of His Time)> 을 추천합니다.
한국 번역본도 있습니다. <해상시계> 데이바 소벨 저, 김진준 역 / 생각의 나무 / 2005년 발간.
그런데로 잘 만든 책인데 안타깝게도 현재는 품절이네요. 관심 있으신 분은 중고로 사셔야 할 듯 합니다.
아동들을 위한 해상시계 책들도 제법 있습니다. 위의 책보다 더 간단하고 쉽게 해상 시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가 발명한 해상시계도 일개 미개한 섬나라였던 영국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데 일조를 했다고 보여지는군요.
일례로 1707년 10월 22일 경도를 잘못 측정해서 4척의 배에 타고 있던 왕립 해군 1,500여 명이 모두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대충 이런 모습이었나 봅니다.
그 후 1714년 국가에서는 이 경도 문제(Longitude Problem)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20,000파운드란 엄청난 상금을 겁니다.
그냥 2만 파운드도 현재 4천만 원 정도인데 이걸 지금 환산하면 백 억이 넘는 듯 하네요.
그것이 1726년에 재정한 경도상(the Longitude Prize)이었습니다.
존 해리슨(John Harrison)은 런던 중부 링컨셔의 목수이자 시계제작자였죠.
따로 시계 제작을 배우지 않고 스스로 터득한 천재였습니다.
1736년(책에는 1935년이라 되어 있습니다)에 소개한 H1 입니다. 왠지 배 모양을 닮았습니다.
위는 초, 왼쪽 분, 오른쪽 시, 아래는 날짜를 표시했고 시범 항해로 우수한 결과를 낳았지만 약간의 결함으로
2만 파운드를 받진 못했습니다. 대신 개선하는 것으로 500파운드의 착수금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 다음에 소개한 H2는 키는 크지만 부피는 작았죠.
그러나 본질적인 결함이 발견됐고 다시 세번째 시계를 만듭니다.
H3은 1740년부터 1759년까지 자그마치 19년이나 작업했네요.
이때는 존 해리슨의 아들 윌리엄 해리슨도 시계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H3을 제작하면서 온도의 변화에 따라 금속이 팽창과 수축을 하는 오차를 잡은 듯 합니다.
1759~1760년에 경도 문제를 해결한 해상 시계를 소개하는데요. 그것이 'H4' 입니다.
형태는 이 전 시계에 비하면 크기를 확 줄인 회중 시계입니다.
독학을 했던 존 해리슨이 런던의 시계 장인들을 만났는데 특히 존 제프리스의 시계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내놓은 시계입니다. 일반적인 회중 시계보다는 컸지만 기존 시계보다는 작은 시계였죠.
박물관에는 영국의 위대한 시계 제작자들이 만든 시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조지 그래햄(George Graham)이 1730년 경에 제작한 펜듈럼 시계부터
이슬라믹 아스트로라베와 같은 해상 시계의 개발 이전에 사용했던 도구들도 전시되어 있고 현대의 시계도 전시되어 있었어요.
동행자가 있어서 자세히 볼 수가 없었네요. ㅜ ㅜ
박물관을 나오니 어느새 어둑어둑...
존 해리슨이 평생을 바쳐 만든 시계를 전 후다닥 보고 말았어요. 그래도 실물을 봐서 기분이 좋았지요.
그의 끈기 덕분에 세상이 바뀌었으니.
밖에 나오니 박물관 건물에 이런 전자 시계가 부착되어 있더군요. 런던 올림픽이 얼마나 남았나 표시하고 있더군요.
저 사진을 찍은 시점이 올림픽 개최 187일 전이었네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부터는 116일 남아 있습니다.
눈 하나인 마스코트 웬록과 맨드빌, 스탤라 맥카트니가 디자인한 영국 유니폼 등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올림픽입니다.
전세계를 하나로 만든다는 올림픽. 요즘처럼 미국부터 유럽까지 뒤숭숭한 시대에 전세계인에게 유쾌함과 열정을 찾아줬으면 합니다.
올림픽을 보러 런던에 가실 분은 여기도 함 방문하심 좋으실듯. 그리고 젬티 시계를 가지고 있는 분도!
사진 : manual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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