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Baselworld] Unique Jewel Watches
요즘, 그리고 타임포럼에서 시계하면 대체로 기계식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들을 거론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모든 것을 다 잊어버리게 만드는, 보석들을 블링블링하게 박아 그저 예쁜 시계들도 계속 나옵니다.
그래서 뽑아봤습니다. 모 매체에 쓴 글을 타포 버전으로 내용 추가해서 올립니다.
2012년
바젤월드에 등장한 주얼리 시계들, 그 중에서 유니크 피스들. 살 수도 없으니 사진으로 보는 눈요기꺼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감상하시죠.
DIOR VIII
Grand Bal Haute Couture
디올이 작년부터 프레데릭 주브노란 젊은 독립 시계 제작자가 고안한
로터를 다이얼 앞으로 돌린 무브먼트를 개조한 디올
앵베르세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로터가 왔다 갔다 움직이는 모습을 마치 무도회에서 춤을 출 때 움직이는 드레스 자락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해석하고 있지요.
그래서 이름도 디올 윗 그랑발입니다. 그중 오트 쿠튀르 버전은 모두 각기 다른 유니크 피스입니다.
국내에도 현대백화점 서울 본점(압구정) 디올
부티크에 시계 섹션을 따로 두면서 오트 쿠티르 버전도 가져다 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각의 오트 쿠티르 디자인에 영감을 받았느데 어떠세요? 의도대로 묘하게 닮았습니다.
N°1은 바게트 컷 그린 차보라이트 가넷에 오팔과 자개를 세팅한 다이얼입니다.
N°2는 자수정을 세팅한 베젤에 서길라이트와 핑크 사파이어를 세팅한 자개 다이얼입니다.
N°3는 사파이어 베젤에 옥과 자개, 핑크와
퍼플 사파이어, 루비, 레드 스피넬, 자수정을 세팅했습니다.
N°4는 사진이 없습니다. 기억으로는 제품 자체를 제작하지 않은 듯 합니다.
N°5는 사파이어 베젤에 말라카이트, 에메랄드를
세팅했습니다.
HARRY WINSTON
Ultimate Adornment Timepiece
새와 깃털이 이번에 패션 전반에 큰 테마인가 봅니다. 여러 브랜드에서 이를 모티브로 한 패션, 액세서리, 주얼리를 출시했는데 시계도 예외가 아닙니다.
디올에서도 다이얼을 깃털로 장식한 그랑발 시계를 소개했는데 해리 윈스턴은 더 화려한 모습의 시계를 소개했습니다.
깃털 세공으로 유명한 넬리 소니아가 공작 깃털을 마퀘터리(상감 세공) 기법으로 하나하나 넣었습니다.
얼티밋 아덜먼트 타임피스는 펜던트 시계로 브로치를 탈부착할 수 있습니다.
플래티넘과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고 총 62.35캐럿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고 하네요.
BOUCHERON Cypris Tourbillon
부쉐론은 매년 제라 페리고의 GP9700 뚜르비용 무브먼트를 장착한 일련의 주얼리 시계들을 소개해왔습니다.
예컨데 레이디호크처럼요.
올해는 흑조와 백조입니다.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또 다른 이름인 시프리스 또는 큐프리스로 붙였습니다. 한글로는 큐프리스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네요.
백조는 다이아몬드와 블루 사파이어, 코랄과
오닉스를 세팅했고, 흑조는 블랙 스피넬, 다이아몬드, 블루와 퍼플 사파이어, 산호와 오닉스로 제작했습니다.
제라 페리고의 스위스 본사에서 무브먼트 조립에 600시간,
방돔 광장 부쉐론 아틀리에서 이를 감싸는 백조의 세공에만
700시간 이상 소요됐고 주문받으면 생산한다고 합니다.
BREGUET Crazy Flower Full Baguettes Watch
2010년 브레게는 오트 조아레리 크레이지 플라워(Haute Joaillerie Crazy Flower)란 이름의 주얼리 시계를 소개했습니다.
시계 다이얼을 둘러싼 꽃잎 한장 한장이 움직이는 형태였죠.
올해 이보다 더 화려한 크레이지 플라워 풀 바게트 시계를 소개했습니다.
206개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를 프롱이 보이지 않는 인비저블 세팅으로 마감한 다이얼 주위로
움직이는 꽃잎이 감싸는 형태로 풍성한 꽃잎에는 각기 다른 크기의 193개 바게트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습니다.
브레이슬릿까지 총 76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착용해보니 역시 무겁습니다. 그냥 보는 시계라고나 할까요.
다이얼과 아주 볼록한 돔 글래스 세팅은 예술입니다.
CHANEL Premiere Flying Tourbillon
프러미에르 탄생 25주년을 맞아 샤넬은 르노 에 파피와 손잡고 까멜리아 꽃을 형상화한 브리지를 얹은 샤넬 최초의 플라잉 뚜르비용 무브먼트를 고안해냈지요.
이미 뉴스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데요.
다이아몬드 세팅 버전은 20점 한정 생산했는데 이 루비 세팅 버전은 단 하나만 제작했습니다.
다이얼은 블랙 세라믹으로 제작했고 핸즈에 15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 뚜르비용에는 19개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습니다.
베젤과 케이스에 바게트컷 루비를 촘촘하게 세팅하고 크라운의 가장 자리에는 바게트컷, 옆면에는 로즈컷 루비로 장식했습니다.
과연 누가 구입할런지...
CHOPARD L’Heure di Diamant
독일의 유명한 주얼리 회사가 인수한 쇼파드. 그 배경에 걸맞게 주얼리 시계에서도 강세를 보여왔습니다.
올해 소개한 레르 디 디아망은 쇼파드의 보석 세공 기술을 유감없이 드러낸 시계입니다.
다이얼과 베젤, 브레이슬릿까지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가는 가는 형태인데
그 사이 사이에 14.8캐럿의 나베트 컷 다이아몬드와 8.8캐럿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했지요.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다른 버전과 달리 풀파베 세팅 버전은 기계식 무브먼트를 장착했다고 합니다.
HERMES Arceau Pocket Astrolabe
에르메스는 매년 특정 테마를 정해 컬렉션을 전개하는데 올해도 ‘시간의 선물(The Gift of Time)’이란 낭만적인 테마를 내세웠습니다.
시계에서는 몇 개의 유니크피스가 있는데 아소 포켓 아스트롤라베가 가장 눈길을 끌었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해, 달, 별이야 말로 시간을 알게 해주는 매개체였고
이를 통해 시간과 위치를 측정할 수 있었던 도구가 그리스어로 별을 쫒는다(star-taker)란 의미를 가진 아스트롤라베인데요.
에르메스의 디자이너 피에르 마리(Pierre Marie)의 아스트롤라베 도안을 회중 시계의 덮개 위에 재현했습니다.
스테인드글래스와 유사한 플리케아주르(Plique-à-jour)란 에나멜 기법을 사용해 빛을 투과합니다.
시계 다이얼은 그랑 푀 에나멜로 마감했고 케이스에는 다이얼과 색을 맞춘 매트 인디고 앨리게이터 스트랩을 연결했습니다.
보셰와 손잡고 제작한 H1928 핸드와인딩 무브먼트를 장착했습니다.
HUBLOT US$5 Million Watch
마지막으로 하이라이트...2012년 바젤월드 페어에서 가장 고가의 시계는 위블로에서 나왔습니다.
이미 타포 자유게시판을 비롯해서 뉴스에서 회자됐던 시계입니다.
위블로는 이미 2009년 1백만 달러 시계에 이어
2011년 2백만 유로(약 3백만 달러?) 시계를 소개한 위블로가 2012년 5백만 달러의 시계를 소개했습니다.
가격 그대로의 이름을 가진 5백만 달러 시계는 지난 3월 바젤월드에 소개하자마자 싱가포르 아워 글래스 리테일 숍에 판매됐고
5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부티크에 전시됐다고 하네요.
총 1,282개, 100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됐는데 다이아몬드를 찾는 데만 오랜 시간이 소요됐고
12명이 참여한 커팅과 5명이 참여한 세팅 작업에만 각각 7개월씩 14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이 시계를 착용할 일은 거의 없겠지만 무브먼트는 HUB 1100 셀프와인딩 무브먼트가 장착됐습니다.
아워 글래스 직원이 와인더에 돌려주거나 정기적으로 태엽 감아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