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탐험 5 : 수동 무브먼트 이야기
제 3 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미국의 유명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전문 브랜드인 E. Howard의 시리즈 11 회중시계입니다.
E. Howard는 Illinois, Hamilton과 함께 미국의 빅3로 불리울만한 미국 회중시계 역사에서 가장 고급한 시계를 만들던 브랜드의 하나입니다.
1920년대말에 E. Howard(1927)와 Illinois(1928)가 Hamilton에 합병되게 됩니다만, 이는 스위스의 Big 3가 하나로 통합되는 정도의 합병이었습니다.
레일로드(철도)라는 단어와 크로노미터는 다소 어색한 조합으로 보이지만, 이 무브먼트에서는 둘이 함깨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린 크로노미터, 천문대 크로노미터, COSC 크로노미터와 같은 표현에는 익숙해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라는 표현은 손목시계 중심의 시계 취미를 가진
매니아들에게는 조금 낮선 어휘입니다.
하지만, 크로노미터라는 어휘의 시작이 마린 크로노미터 즉, 항해를 위해 만들어진 정확한 시계라는 의미로부터 출발했다면, 항공기를 조정한 비행사들을 위해 만들어진
B-Uhr이나 Mark 11 등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크로노미터이며, 철도를 운행하는 철도승무원 혹은 엔지니어들이 그들의 안전을 위해 사용했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도
그런 의미의 크로노미터의 하나라는 것을 인정할 수있을 지도 모릅니다.
크로노미터는 단순한 시계가 아닌, 망맏대해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시켜주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정밀한 도구를 지칭하는 보통명사입니다.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가 아니라 분과 초까지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비로서 자신의 임무를 다할 수 있는 정밀장치....
그런 의미에서 다이얼에 크로노미터라는 표기가 없을 지라도, 크로노미터의 용도로 만들어낸 진정한 크로노미터들은 상업적 표식에 불과한 COSC 크로노미터가 아닌
마린 크로노미터, 군용시계였던 B-Uhr, Mark 11 등과 같은 비행사용 네이게이션 크로노미터들과, 미국에서 시작되어 철도관계지들에게 휴대할 것을 엄격하게 요구하였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입니다. 더구나, 이들 시계는 단순히 제조시의 크로노미터 인증뿐이 아니라, 제조후 사용시에 주기적으로 크로노미터 관리를 받아야 했던
시계들입니다. 모든 시계는 제조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 성능이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항해를 마쳤을 때, 혹은 비행을 마쳤을 때, 레일크로노미터의 경우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그 시계가 크로노미터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지 확인받아야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마린 크로노미터, 항공용 네비게이션 크로노미터,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경우 다이얼에 크로노미터 표기가 거의 없었으나,
제조시 단 한 번의 검증으로 인증된 COSC 크로노미터들만이 유난히 다이얼에 크로노미터를 표기한 것이 시계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 시계기술이 가장 첨예하게 표현되었던 마린 크로노미터와 천문대 크로노미터들조차 다이얼에 크로노미터를 표기한 경우가 매우 드믑니다.
다이얼에 표현된 크로노미터가 고급시계의 의미라면, 다이얼에 아무런 표기도 없지만 크로노미터로 사용되었던 그 시계들이야말로 진정한 크로노미터들이며
시계매니아들이 그런 시계들을 알아보기 위해 시계 역사책 혹은 그 당시의 다양한 자료들을 조사해 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한 셈입니다.
1. 프롤로그
오랜기간 시계 매니아로 살아온 사람들만이 느끼는 즐거움의 하나는 평범함 속에 감추어진 특별함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의 시계는 오랜 경력을 가진 시계 매니아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계의 하나입니다.
특별한 시계를 주요 브랜드와 그 브랜드의 대표모델을 보고 알아보는 것이 초보매니아의 즐거움이라면....
시계 다이얼을 보고, 그 시계의 무브먼트를 보고 시계 역사책을 찾아보면서 특별한 시계를 찾아내는 즐거움은 고참매니아들만의 즐거움일 지도 모릅니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는 바로 그런 시계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계탐험의 주제가 손목시계 바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입니다.
2.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스위스의 COSC 크로노미터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글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스위스의 COSC 크로노미터보다 본래의 크로노미터의 의미에 가장 가까운
미국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특히 레일로드 크로노미터급 손목시계에 대한 글은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이 글이 이에 대한 첫 시도일 것입니다.
손목시계에 현대의 COSC 크로노미터 인증(1973)과 비슷한 크로노미터 인증이 시작된 것은 19세기말(1877, BO certification)부터 였지만,
손목시계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철도 관련 업무자들의 시계 :Train Personnel: Conductor, Engineman, Fireman, Trainman)로 인증받은 것은 1957년부터입니다.
그 이전까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회중시계에만 허용되었었습니다. 1957년에 캐나다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보이는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는
1961년에 미국 철도에도 도입되었으며, 1960년대에 자동시계가 일반화되기 시작했고, 어큐트론 등의 전기시계가 출시되게 되어,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전기시계( 어큐트론 등), 쿼츠 시계는 많지만, 기계식 시계는 그 모델이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더우기, 미국 레일로드 회사들의 국수주의적 경향에 따라 회중시계시절에 스위스 시계로서 미국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정받아 사용된 시계는 극소수이며,
그런 국수주의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왔던 캐나다에서 회중시계시대에조차 오메가를 시작으로 론진과 제니스 등이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채용된 것이 거의 전부입니다.
그 때문에 미국의 회중시계에 관심을 가진 매니아가 아닌 경우 레일로드 시계에대해 크로노미터라는 이미지를 거의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 미국 시계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월쌈, 엘진, 해밀턴, 일리노이, 하워드 같은 브랜드들이 미국과 캐나다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공급한
대표적인 시계브랜드들입니다. 20세기 전반에 미국과 캐나다의 철도맨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었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E. Howord의 회중시계,
Waltham의 Riverside, Elgin의 BW Raymond, Illinois의 Bunn special과 Sangamo, Hamilton의 950B, 992B 같은 시계들이었습니다.
사진의 BALL 회중시계는 미국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대표하는 회중시계의 하나입니다.
BALL 시계는 레일크로노미터가 등장한 계기가 된 1891년의 열차사고를 기점으로 하여 미국 철도에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규격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활을 했던 Webb C. Ball이 창업한 회사입니다.
BALL은 무브먼트는 만드는 시계 회사는 아니었으며, Hamilton, Waltham, Elgin 등의 회사들로부터 무브먼트를 납품받아 자신의 브랜드로 판매한 독특한 회사였습니다.
BALL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회중시계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것은 Hamilton의 무브먼트입니다만, 스위스의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도 적지 않으며, 그 중에는
스위스의 바쉐론 콘스탄틴 무브먼트를 사용한 시계도 발견됩니다. 당연히 BALL의 회중시계들 중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리는 매력적인 빈티지의 하나입니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경우 미국이나 캐나다에 자신의 브랜드로 철도시계를 공급했다는 기록은 거의 발견되지 않으며,
BALL의 시계를 통해 등장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물론 엄청 고가였을 것이므로, 철도회사의 간부들이 구입한 시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금도금(Rolling: 화학적으로 금을 도금하는 것이 아닌 금을 베이스메탈 위에 눌려서 펼치는 기술)이 일반적이었던 일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와 달리
스위스 빅 3의 제품답게 18K 케이스에 넣어진 초고급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입니다.
스위스의 회중시계들이 미국이나 캐나다의 레일로드 시계로 극소수만이 채용되었던 역사 때문에,
스위스제 시계 매니아들에게는 캐나다의 철도 시계로 사용되었던 오메가, 론진 , 제니스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가장 인기 있는 레어아이템이기도 합니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등장에 가장 중요한 역활을 했던 WEBB C. BALL이 론칭한 브랜드인 BALL 시계가 미국의 회중시계 매니아에 의해
미국 브랜드로 재등했지만, 스위스제 시계에 익숙해진 매니아들에게는 조금 낮설고 어색한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더우기, 새롭게 등장한 Ball은 1960년대 이전의 Ball과는 비교될 수 없는 조금은 유치한 시계들이기도 합니다.
미국제 시계에서 가장 큰 의미를 가졌던 레일로드 시계는 이처럼 1960년대 이후 미국 시계 회사들의 몰락과 함께 잊혀져가게 됩니다.
3. 캐나다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이 글의 주제는 미국과 캐니다의 레일로드 시계 전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사용되었던 손목시계에 국한된 것입니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는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본산이라고 할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시작됩니다.
1957년 캐나다의 철도회사인 Canada National Railway라는 국영철도회사에서 5개 브랜드의 6가지 시계를 철도근무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하게 됩니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철도회사에서 철도근무자들에게 지급하는 시계가 아닌, 철도근무원들이 자비로 구입해야 하는 필수휴대품목입니다.
다만, 구입후 시계의 관리를 철도회사의 시계관리국 같은 곳에서 행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런 점에서 군용시계중 파이얼 와치와 비슷한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철도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동안 근무자는 그 철도회사의 복무규정에서 허가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착용하고 근무해야 하며
근무 규정에 따라 6개월에 한 번씩 시계의 오차를 측정받고, 2년에 한 번은 오버홀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Mark 11 등의 RAF시계와 다른 점은 Mark 11이 영국군이 파일럿들에게 지급하는 시계인 반면,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대신에 COSC 크로노미터와 다른 점은 COSC 크로노미터는 제조전에 크로노미터로 인증받았다는 것이지, 파일럿 시계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같은
주기적인 오차관리나 주기적인 오버홀 등의 크로노미터로서의 관리는 전혀 받지 않는 그야말로 상업용(판매용)의 크로노미터에 불과한 것입니다.
캐나다의 철도회사 CN(Canada National Railway)에서 허가한 손목시계들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Cyma 17j RR2852 M
Cyma 25j RR 2872 A
Girard Perregaux CP 307H.F.
Longines 17j RR 280
Universal Geneve 19j RR 1205
Zenith 18j RR 120T.
Cyma의 수동 시계와 자동시계 2가지, GP, 론진, 유니버설 제네브와 제니스의 수동 모델 한가지씩입니다.
물론, 실제로 캐나다의 철도원들이 처음으로 허가된 손목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얼마나 구입해서 사용했는 지에 대한 데이타는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도리어, 손목시계를 철도시계로 허용한 이후에도 상당 기간동안 철도근무원들은 회중시계를 더 선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이 손목시계들은 현재 레어아이템으로 크로노미터 매니아들의 수집품목의 하나가 된 셈입니다.
1957년에 이미 36000 bph의 하이비트 무브먼트를 개발했던 GP의 하이비트 칼리버 307을 채용한 GP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입니다.
이 처럼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에는 스위스의 크로노미터 인증시계와 달리 Chronometer라는 표식 같은 것은 표기되지 않았습니다.
다이얼 밑에 기재된 '307 HF'같은 표기가 철도근무자들에게 이 시계가 근무규정에서 허가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임을 인증하는 표기인 셈입니다.
307 등의 숫자는 시계에 사용된 무브먼트의 칼리버넘버입니다. HF-0의 마지막 숫자 0은 다이얼의 12시가 0시로 표시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캐나다의 철도시계들은 12시간 다이얼과 24시간 다이얼 모두를 허용했던 미국과 달리 24 시간 다이얼을 필수요건으로 규정했으므로,
캐나다의 철도시계들에는 손목시계일지라도 24 시간 다이얼(단 12시는 0과 12 혹은 12와 24로 표기되었음)을 채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특징중 하나는 미세조정 레귤레이터와 핵기능입니다.
2차대전중 비행사들이 손목시계를 사용하여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것과 센터세컨드와 핵기능의 편리성에 대해 알게 된 철도회사들은
손목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조건을 만들 때 처음으로 센터세컨드와 핵기능을 채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즉, 군용시계로 채용되었던 손목시계의 성능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진 1950년대말에서야 손목시계는 회중시계를 대체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시계라는 인식을 얻을 수 있었던 셈입니다.
또한, 다이얼이 작아지게 되자, 회중시계의 섭세컨드 대신에 초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센터세컨드를 채용하게 된 것은 손목시계를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정하면서 취해진 손목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만의 새로운 조건인 셈입니다.
론진의 RR 280시계입니다. 역시 24시간 다이얼에 'RR 280'이라는 표식이 전부인 심플한 시계입니다만,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입니다.
미세조정 레귤레이터에 대한 철도시계의 규격 때문에, 론진의 기본 칼리버와 달리 스완넥 레귤레이터를 채용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다이얼에 기재된 RR 280은 무브먼트에도 기재되어 있으며, 레일로드용으로 조정된 280 무브먼트라는 의미입니다.
유니버설 제네브의 RR 1205 시계입니다.
24시간 다이얼에 'RR 1205'의 표식이 이 시계가 캐나다의 철도에서 허가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임을 보여줍니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공급하는 회사들에서는 처음에는 철도근무자들용으로 시계를 만들어 납품했겠지만,
곧이어 고급한 이미지를 가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민간인들용으로도 공급하게 됩니다.
물론,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철도근무자들이 구입해서 사용해도 무방한 것입니다만, 민간인들을 위해 만든 모델들에는
그 시계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임을 선전하기 위한 표기들이 추가 되게 됩니다.
같은 유니버설 제네브에서 만든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이지만, 이 시계의 다이얼에는 "RAILROUTER'라는 표기가 붙어 있습니다.
이 시계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임을 보여주기 위한 모델명인 셈입니다.
당연히, 이 모델에 사용된 무브먼트는 철도승무원들이 사용하는 무브먼트와 완전히 동일한 성능을 가진 Cal 1205입니다.
제니스는 오메가와 론진보다 늦은 1950년대에 처음으로 캐나다의 레일로드 시장에 진출하게 됩니다.
그러나, 1957년에 캐나다에서 손목시계가 처음으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도입될 때, Caliber 135와 함께 제니스에서
가장 정확한 무브먼트였던 120T를 사용한 Zenith Extra RR 120T를 만들게 됩니다.
엔티마그네틱이라는 문구가 시선을 잡습니다.
정확하게 어느 시기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철도시계에도 비행기 조정사 시계처럼 내자성 쉴드가 철도시계의 요건으로 요구되게 됩니다.
그리고, 평범해 보이는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들에는 당시 철도가 석탄에서 디젤로 변화하면서 요구되었던 내자성 요건이 추가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조금 더 상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무브먼트인 120T입니다.
Zenith는 회중시계 RR 56을 캐나다에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공급했던 회사로,
제니스의 회중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RR 56은 지금도 회중시계 매니아들에게는 Holy Grail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Zenith RR 56
한편, 1957년의 케나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오메가는 자동무브먼트로 1963년에 등장하게 됩니다. 정확히 언제부터 자동 무브먼트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되었는지, 어느 브랜드의 어떤 시계였는 지는 아직 분명치 않습니다. 오메가의 역사에 기록되어 있듯이 1963년 오메가는 캐나다 패시픽 레일로드를 위해 자동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개발하게 됩니다. 사용된 무브먼트는 오메가 Cal 552였습니다. 오메가 Cal. 552를 사용한 시계들중 가장 매력적인 레어 아이템의 하나입니다.
4. 미국 최초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 Elgin의 B. W. Raymond 손목시계
위의 기사는 엘진의 B.W. Raymond라는 손목시계가 뉴욕 센트럴이라는 철도회사에서 손목시계로는 처음으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정받았다는 기사입니다.
아직 명확하게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Elgin에서 만든 B.W. Raymond라는 손목시계가 뉴욕뿐 아니라 미국에서 1961년에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첫 손목시계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설입니다.
그 덕분에 그 후 등장한 모든 미국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중에서 Elgin의 B.W. Raymond는 이베이 등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리는 시계가 되었습니다.
B. W. Raymond라는 표기 외에는 어떤 표기도 없습니다만, 당시의 미국인들이라면 B. W. Raymond라는 표식이야 말로 이 시계가 미국 최초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였던 엘진의 B. W. Raymond의 맥을 잇는 시계이므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라는 인식을 갖기에 충분한 표기인 셈입니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레일로드 회중시계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시계입니다.
미국철도회사들에서는 12 시간 다이얼도 허용하고 있었으므로, 이 시계는 캐나다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와 달리 12시간 다이얼에 더구나
센터세컨드가 아닌 섭세턴드 시계입니다.
그런데, 이 시계에 사용된 'Elgin 730A'이라는 칼리버넘버를 가진 무브먼트는 시계의 다이얼에서 풍기는 30mm급의 원형 무브먼트가 아닌
사각 시계용으로 설계된 듯한 사각형에 가까운 무브먼트입니다.
23석, 6ADJ라는 것으로부터 손목시계용 수동 무브먼트로는 매우 높은 23석의 무브먼트이며, 6 조정(5자세 조정 및 온도 조정)을 한 스위스의 크로노미터 수준의
조정을 받은 무브먼트라는 정도는 무브먼트의 각인으로부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무브먼트에 대해 어느 정도의 식견을 가진 매니아라면, 이 무브먼트가 미국제 무브먼트에서는 매우 드믄 소위 '프리스프렁 밸런스'를 채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놀랄 지도 모릅니다.
1961년이라면, 스위스의 파텍 필립 정도의 브랜드정도가 프리스프렁 밸런스(레귤레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밸런스)를 사용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Elgin이라는 미국 브랜드 중에서도 조금 싸구려틱한 브랜드에서 가장 고급한 프리스프렁 밸런스를 사용했다는 것에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더구나, 밸런스의 모양도 조금 독특해 보입니다. 하지만, 무브먼트의 톱플레이트에서 느껴지는 피니싱은 그야말로 엘진다운(?) 싸구려틱한(?) 피니싱입니다.
그 당시의 스위스의 무수정 ETA 무브먼트 정도의 싸구려틱한 피니싱, 그러나 23석의 높은 보석수와 6 조정, 그리고 프리스프렁 밸런스....
참으로 기묘한 조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베이에서 낙찰되는 이 시계의 놀라운 경매가격(500 달러 이상)에 놀란 분들은 이제는 그 가격이 조금은 이해가 될 지도 모릅니다.
이 시시해 보이는 손목시계는 바로 미국 최초의 크로노미터 손목시계인 셈입니다. 그러나, 제조 수량이 아주 적지는 않았는지 이베이나
미국의 빈티지 판매점에서 적지 않게 발견되는 시계이기도 합니다. 물론 높은 가격으로부터 알 수 있듯이, 아주 흔한 시계도 아닙니다.
더구나, 다이얼에 'Railroad Approved'같은 표식도 없어서, 미국의 레일로드 시계에 흥미를 가진 매니아가 아니라면 이 시시해 보이는 시계가
미국 최초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라는 것을 눈치챌 수조차 없으니 말입니다....
이런 것이 시계를 공부하는 재미일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가장 궁금하실 이 시계의 독특한 밸런스는 엘진에서 발명한 "Dura Balance"라는 프리스프렁 밸런스입니다.
밸런스의 형태도 사진과 같은 2가지입니다. 회오리 모양의 밸런스는 Wyler의 Incaflex와 같은 구조로서 밸런스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구성이 아니라 중량체를 안내하는 가이드레일의 기능을 가진 것입니다.
즉, 서로 엇갈리게 배치된 한 쌍의 원형 중량체를 반경방향으로 이동시키면, 중량체가 회오리모양의 가이드레일을 따라 이동하므로써
레귤레이션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 Dura Balance는 Elgin의 수동 730과 자동 760, 761무브먼트에서 발견되는 밸런스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지금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프리스프렁 밸런스라면 바로 Elgin의 프리스프렁 밸런스인 Dura Balance일 것입니다.
스위스제의 빈티지라면 파텍 필립,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롤렉스 등에서나 겨우 발견할 수 있을 프리스프렁 밸런스를 미국 시계 중에서도 저렴한 편인
Elgin이나 Lord Elgin의 1960년대의 손목시계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듀러 밸런스를 확인할 수 있는 다이얼 상의 표식은 좌측 사진의 다이얼 12시 방향에 표기된 독특한 문양입니다.
5. 미국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시계들
캐나다의 레일로드 손목시계들에 대해 상세한 자료가 남아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의 레일로드에서 인증받은 손목들에 대한 정보는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미국은 캐나다와 달리 스위스제의 손목시계에 대해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거의 인정하지 않고 미국 내에서 생산된 made in USA들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했기 때문입니다.
(1) Bulova의 Accutron
Elgin의 B.W. Raymond와 함께 1960년대초에 미국의 주요 레일로드 회사로부터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받은 시계는 블로바의 어큐트론이 있습니다.
블로바의 역사에 따르면 1962년에 블로바 어큐트론이 미국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았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또한, 빈티지 시장에서 가장 자주 발견되는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 역시 블로바의 어큐트론입니다.
Accutron 214, 218은 미국의 레일로드 크로노머티 손목시계를 대표하는 모델들입니다.
Bulova RR 214
Bulova RR 218
Bulova는 Gruen과 함께 스위스제의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브랜드로 Walthan, Elgin, Hamilton처럼 미국 내에서 무브먼트를 생산하던
브랜드들과는 다른 의미의 스위스제 미국시계였습니다. 그 때문에 회중시계 시대에는 미국제 시계로 인정받지 못했고, 그 결과 회중시계로서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받은 시계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스위스에서 발명되었으나 개발을 꺼린 음차식(튜닝 포크) 방식의
배터리 무브먼트를 미국에서 개발하므로써 미국제 시계의 요건을 만족시키므로써 비로서 손목시계 시대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블로바의 어큐트론은 1959년에 등장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블로바를 상징하는 시계가 되었음을 물론, 그 보다 2년 먼저
개발된 해밀턴의 엘렉트릭 보다 먼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받은 최초의 배터리식 시계가 됩니다.
스위스 브랜드 중 유니버설 제네브는 블로바의 어큐트론 218을 도입하여 RR 52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Unisonic을 발매하게 됩니다.
(2) Ball의 수동과 자동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미국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에서 중요한 브랜드의 하나인 Ball은 손목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에서도 중요한 브랜드의 하나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Elgin의 B.W. Raymond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정된 1960년대에 Ball은 스위스의 에보슈를 바탕으로 하여
손목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발표하게 됩니다.
Ball의 수동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AS 1604를 베이스로 하여 스완넥 레귤레이터와 핵기능을 가진 Ball Cal. 1604B를 사용한 모델입니다.
Railroad 수동 크로노미터중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모델의 하나입니다.
좌측의 무브먼트는 전형적인 30mm급의 AS 1604의 사진이며, 우측이 Ball의 Cal. 1604의 사진입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스완넥 레귤레이터, 핵세컨드 기능은 물론 5 포지션 레귤레이션이 Ball Cal. 1604B의 특징입니다.
1970년대에 Ball은 현대의 ETA 2824의 조상인 ETA 2632를 사용한 자동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발매하게 됩니다.
(3) 해밀턴의 일렉트릭
블로바의 어큐트론과 함께 1960년대를 대표하는 배터리식의 무브먼트가 해밀턴의 일렉트릭입니다.
해밀턴은 엘진, 월쌈 등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시계 브랜드였지만 1960년대는 저물어 가는 시기이기도 했으나, 블로바의 어큐트론 보다 2년 먼저
세계 최초의 배터리식 손목시계 무브먼트를 개발한 회시이기도 합니다.
국수주의적인 미국에서 블로바의 어큐트론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정한 직후 해밀턴의 일렉트릭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되게 됩니다.
Hamilton Cal. 505의 상세한 사진입니다. 사진 상단의 배터리를 제외한 밸런스와 스완넥 레귤레이터 등의 기계식 무브먼트의 구성들이
눈길을 끄는 초창기의 전기식 무브먼트입니다.
(4) Wyler
미국의 레일로드 손목시계에서 스위스 브랜드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Wyler와 Universal Geneve입니다.
앞서 캐나다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에서 소개한 Universal Geneve의 1205와 함께 미국 레일로드에서 인증된 스위스 브랜드로 Wyler가 있습니다.
ETA 2824의 선배인 ETA 2789(21,600BPH)를 베이스로 하여 밸런스를 자체 개발 밸런스인 Incaflex로 수정한 Wyler의 WH245입니다.
ETA 2789를 수정한 WH 245에 사용된 incaflex의 사진입니다. 회오리 모양의 밸런스 스포크는 밸런스에 가해진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구조입니다.
(5) Longines Ultronic 6312 등 ETA 9162 베이스의 스위스제 튜닝포크 시계들
자국에서 개발된 튜닝포크 시계의 장래를 확신하지 못하여, 튜닝포크 시계가 미국의 블로바에서 개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것을 지켜보던
ETA/ESA는 10년 후인 1969년에 블로바를 떠난 Max Hetzel이 설계하고 블로바로부터 라이센스를 받아 ETA/ESA 9162, 9164(데이트 버전)을 제조하게 됩니다.
그리고, Swissonic으로 불린 이 튜닝포크 무브먼트를 베이스로 하여, 론진, Eterna, Omega, Zenith, Certina, Movado, IWC, Rado 등 다양한
스위스 브랜드에서 튜닝포크 시계를 발매하게 됩니다. 그 중 론진의 Ultronic과 Eterna의 Sonic이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받아 사용되게 됩니다.
Longines Ultronic
Eterna Sonic
ETA 9162나 9164를 사용한 스위스 브랜드가 다양했으므로, Longines, Eterna 외에도 다른 브랜드의 튜닝포크 타입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가
존재했을 수도 있습니다.
6.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최후
1950년대 말 해밀턴의 일렉트릭, 블로바의 어큐트론이 등장했기 때문에, 1957년과 1961년에 처음으로 등장한 손목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기계식 시계 보다는 어큐트론 등의 배터리 시계로 더 많이 만들어졌으며, 1970년대말에는 쿼츠 시계로 변하게 됩니다.
어큐트론으로 유명했던 블로바조차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쿼츠 모델을 발매하게 됩니다. 쿼츠시계의 정확성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조건이었던
일주일 30초 이내의 오차라는 조건을 손쉽게 성취할 수 있었고 1980년대를 통해 기계식 무브먼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1980년대에 들어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대부분 쿼츠 시계로 제조되었습니다.
이전에는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만들 지 못했던 많은 염가의 브랜드들이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제조할 수 있게 되었고,
Rodania, Valima, St. Moritz 같은 소규모 브랜드의 쿼츠 시계들조차 미국과 스위스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을 받아 판매되게 됩니다.
1979년 캐나다 내셔날 레일웨이의 규정에서 처음으로 Bulova, Cyma, Rodania 등의 쿼츠 시계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등장한 후, 1990년의 규정에서는
대부분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가 쿼츠 시계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Revision of 1990
Bulova
RR52 – RR 218 – RR 219 – RR 1205 – RR 955Q – RR 963Q - RR 9362Q – RR 960.111 – RR 963.114Q
Cyma
RRx55Q - RR 960.111Q - RR 963.114Q - RR2852M - RR2872A - RR9631Q
Girard Perregaux
431 HF – 352Q
Longines
RR 280 – RR 963.114Q
Rodania
RR955Q – RR963.114Q - RR9361Q
Rotary-Wyler
RR960.111Q – RR963.114Q - RR9361Q
Valima
RR955Q
St. Moritz
RR955Q
기계식 시계들이 1980년대를 거치면서 거의 고사되었듯이,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도 1980년대와 1990년대를 통해 기계식 시계는 사라지고,
쿼츠의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로 염가의 쿼츠 무브먼트를 대량생산한 세이코, 시티즌 등 일본 브랜드들도 미국과 캐나다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을 받아 열차승무원들에게 판매되게 됩니다.
적어도 1990년대까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열차 승무원들의 필수장비로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6개월마다 정확성을 검증하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관리규정이 서서히 사라져갔고, 열자 운행이 컴퓨터로 제어되면서, 2000년대에 들어서는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24시간에 30 초 이내의 오차를 보이는 시계로
그 조건이 완화되었습니다. 따라서, 현대에는 진정한 의미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독특한 다이얼 디자인
혹은 시계 역사를 이용한 판매전략의 하나로만 남아 있는 셈입니다.
7. 사라진 시대의 유산
회중시계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곳이 미국과 캐나다의 철도회사들이었으며, 손목시계가 가장 늦게 등장한 곳도 철도였던 셈입니다.
시계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곳이었다고 할지....
그리고, 쿼츠시계들이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장악했던 1990년대에 철도 승무원이 되어 시티즌이나 펄사 혹은 세이코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구매하여
사용하던 철도 승무원들의 회고글에서 우린 그 찬란했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에 대한 아련한 추억들을 발견하곤 합니다.
회사 근처의 시계방에서 50년에서 100년이 넘은 해밀턴이나 일리노이의 회중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를 구매하여 사용하면서 그 오래된 시계들이 여전히
일주일 30 초 이내의 오차로 작동하는 것을 지켜보며 놀랐던 경험담 같은 것들입니다.
미국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시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E. Howard, Illinois, Hamilton, Elgin, Waltham은 1960년대에 이미 망했거나
쇄퇴기에 접어들어서 너무 늦게 찾아온 손목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에서는 Bunn Special, Sangamo, BW Raymond, Riverside Maximus,
950B, 992B 같은 멋진 무브먼트들은 등장하지 못했습니다.
회중시계 시대에 스위스의 오메가, 론진, 제니스 등에 필적하던 미국의 크로노미터들은 손목시계 시대에는 오메가 30mm나
제니스 135, 론진 12.68 같은 전설적인 무브먼트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물론, 손목시계 시대에도 월쌈, 엘진, 해밀턴, 일리노이는 몇 개의 우수한 손목시계 무브먼트를 만들어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1957년과 1961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가 등장했을 때에는 Elgin만이 Grade 730A로 회중시계 시대에 엘진의 상징적인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였던
'B. W, Raymond'를 발표했을 뿐 그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시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하워드와 일리노이는 손목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시대가
도래하기도 전에 도산하였고, 이들을 흡수합병했던 해밀턴조차 이 시대에는 Electric시계에 열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구나, 1960년대는 기계식 무브먼트에서도 자동 무브먼트의 전성시대였습니다. 그래서, 롤렉스나 오메가 같은 스위스의 크로노미터 전문 브랜드들조차
수동 무브먼트의 크로노미터는 거의 만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캐나다의 철도회사들이 수동무브먼트의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를
레일로드 크로노미터로 인증하므로써,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시계 역사상 최후의 수동 크로노미터들이 등장했었던 셈입니다.
빈티지 수돟 무브먼트에서 스완넥 레귤레이터를 가진 무브먼트는 매우 드물지만,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에서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보편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빈티지 시계의 무브먼트에서 스완넥 레귤레이터나 마이크로 레귤레이터는 고급 무브먼트의 특징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다이얼에 크로노미터 표기 대신에 'RR' (RailRoad)의 표기를 가졌거나 이런 표기마저 없는 이 시계들은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였으며,
BW Raymond를 제외하면 모두 센터세컨드의 핵기능을 가진 시계였고, 하얀색 다이얼에 24시간 표기를 가지고
회중시계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바늘을 가진 시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이 시계들은 조금은 촌스럽게 만드는 이유일 것입니다.
손목시계에는 다소 어색한 회중시계의 디자인....
하지만, 그런 촌스러움은 빈티지 매니아들에게는 도리어 가장 매력적인 요소이기도 한 것입니다.
하지만,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손목시계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가진 매니아들에게 레일로드 크노로미터 손목시계는
1960년대 이후에 제조된 가장 고급한 스펙을 가진 수동무브먼트를 가진 손목시계와 동의어인 셈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이 시계의 다이얼 하부에 적힌 431 HF-0의 의미를 이해할 것입니다. GP의 하이비트(HF 36,000 bph)의
마지막 수동 무브먼트였던 Cal. 431을 탑재하고, 12시에 0과 12를 표기한 소위 '0' 다이얼을 가진 캐나다 레일로드 인증의 손목시계인 것입니다.
평범하거나 다소 촌스럽게 보였을 이 시계에는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런 작은 비밀 보다는 이 시계에 얽힌 역사야 말로 이 시계를 진정으로 매력적으로 만드는 이유일 것입니다.
이 시계들은 배터리 시계인 어큐트론, 일렉트릭, 쿼츠와 경쟁하며, 수동 무브먼트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내었던
기계식 레일로드 크로노미터의 마지막 후예들인 것입니다.
2012년 4월 27일
링고
사족 :
이 글은 올 2월에 수동무브먼트 - 크로노미터 제 1 부로 작성되었습니다만 미완성으로 임시저장되었던 글을 완성한 것입니다.
수동 무브먼트 제 1 부의 크로노미터에 이어서 읽으시면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수동 무브먼트의 역사적으로 중요한 무브먼트들과 크로노미터에 대한 글은 시계탐험을 통해 계속될 예정입니다.
참고로, 1957년 캐나다의 레일로드로부터 레일로드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은 시계들중 Cyma의 수동과 자동 모델은 지난 2달간의 다양한 조사를 통해서도
사진 한 장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이에 대한 자료를 가지신 분들이 있으시면 자료 제공을 부탁드립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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