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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tra Slim Part 2

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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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울트라 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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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만 되도 요즘에는 울트라 슬림이라고 합니다. 밸롱 블루 엑스트라 플랫


파트1에서 기로에 선 울트라 슬림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울트라 슬림이라고 부르는 시계의 미래가 불확성실에 처해있던 무렵은 이례적인 트렌드가 나타난 시점이기도 합니다. , 바로 오버사이즈 혹은 빅 워치의 영향이 메이커 전체에서 나타납니다. 손목시계의 역사는 대략 한 세기 정도 됩니다. 왜 이례적인가하면 그 동안 이렇게 큰 지름의 시계가 나온 적이 없었으니까요. 기능 쪽에서는 투르비용,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대거 등장 처럼 요 근래만 보아도 뚜렷한 트렌드를 집어낼 수 있을 정도지만, 유독 케이스 지름에 대해서는 신기할 정도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덩치도 산만하고 그 만큼 손목도 굵은 서양인들이 앙증맞은 시계를 그 동안 어떻게 차고 다녔을까 생각할 만큼 말이죠.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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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 칼리버 3120. 저 두터운 골드 로터 좀 보세요. 먹음직스럽지 않습니까?


케이스 지름이 늘어나면 그에 비례해 허용 두께(?)도 늘어납니다. ‘보기 좋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두께의 여유가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꼭 빅워치 트렌드 때문에 굳이 무브먼트를 얇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흐릿해 진 것은 사실입니다. 빅 워치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개발에 들어간, 2000년 초두에 선보인 인 하우스 무브먼트의 두께를 보면 하이엔드의 경우도 두께가 상당합니다. 오데마 피게의 칼리버 31204.25mm, 비슷한 시기의 바세론 콘스탄틴의 칼리버 2450 3.6mm에 달하는 두께입니다. ETA의 주력 자동 무브먼트인 칼리버 2892의 두께가 3.6mm인 것을 고려하면 하이엔드의 설계 철학에 변화가 감지되는 부분이죠. (사실 바세론의 경우는 JLC 에보슈를 쓰다가 인 하우스 체제로 이행하는데, 주력 칼리버 1400과 칼리버 2450은 정말로 바세론의 철학이 들어갔다고 보기에 어렵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것 같은데 그 두 무브먼트는 다른 회사의 설계였고 그것을 사들인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죠)  무브먼트의 두께가 두꺼워지면 장점도 있습니다. 울트라 슬림이 얇아서 떨어지는 생산성과 달리 생산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저런 와중에 울트라 슬림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됩니다. 몇 년에 걸쳐 크고 두꺼운 시계만 보다가 보니까 질릴 법도 하죠. 사람이 그렇지 않나요? 기름진 팬 피자만 먹다가 보니 얇고 담백한 씬 피자가 먹고 싶어지는 심리. 거기에 계속 커질 것만 같던 케이스 지름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는 건 중국 시장의 입김이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럭셔리 시장을 지탱하는 중국인의 취향이나 체형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죠. 중국 역시 상대적으로 체구가 작은 동양권이다 보니 오버사이즈가 부담스럽습니다. 플러스, 마케팅적인 측면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시계를 근래 들어 접했다면 별로 언급이 없던 울트라 슬림이 마치 새로운 시계처럼 이해되기도 합니다. 메이커 입장에서는 포장을 잘하기면 하면 신제품을 내놓은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번뇌의 울트라 슬림의 판매에도 도움이 될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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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 알티플라노 43mm

 

한편, 울트라 슬림을 보유한 메이커들이 헷갈려 하고 있던 때에, 꿋꿋하게 마이 웨이를 외치던 메이커가 있었으니 바로 피아제입니다. 칼리버 12P내가 제일 얇아를 이룬 자존심을 유지하기 위해 12P를 계승하는 마이크로 로터 방식의 칼리버 1200P시리즈를 새로 내놓습니다. 칼리버 12P의 개발 당시에는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한 이유에 대한 확신이 없었습니다. 12P가 만들어진 시점에는 지금처럼 자동 무브먼트=풀 로터가 아니라 마이크로 로터도 선택지의 하나가 될 수 있었을 때였으니까요. 마이크로 로터 방식이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는 매우 효율적인 방식이고 그것을 선택한 이유는 피아제 홈 페이지의 동영상을 보고 생각이 뚜렷해졌습니다. ‘너네 계획적이었구만이라고요.

 

피아제 12P vs 예거 르쿨트르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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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 칼리버 12P


마이크로 로터를 단 자동 무브먼트는 로터 부분을 지우면 구조적으로 수동입니다. 로터가 플레이트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두께를 증가시키지 않기 때문에 울트라 슬림을 만들기에 유리하죠. 피아제의 칼리버 12P와 비슷한 시기에 나온 마이크로 로터 자동 무브먼트. 뷰렌, 유니버설 네제바가 만든 것들도 두께가 2.5mm~2.8mm대의 것이 있는 것을 보아서는 구조적으로 유리했음이 일부 설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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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JLC) 칼리버 2120(920) 

 

풀 로터 자동인 JLC의 칼리버 920도 수동에 가깝습니다. 칼리버 12P와 공통점은 비교적 지름이 큰 편이라는 점. 둘 모두 지름 28mm 내외로 옆으로 늘어 놓은 구조가 됩니다. 양방향 와인딩이 되는 칼리버 920의 와인딩 메커니즘도 기어 트레인과 함게 수평으로 놓이기 됩니다. 둘은 호각세지만 로터 방식에서 승패(?)가 갈립니다. 브리지 위로 올라가게 되는 풀 로터로 인해 두께가 증가한 칼리버 920이 피아제 칼리버 12P에 수치상으로 밀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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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스텐으로 만든 마이크로 로터

 

그럼 니들도 마이크로 로터를 쓰지 그랬냐? 라고 할 수도 있죠. 이 부분에서는 설계 철학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마이크로 로터는 말 그대로 로터가 작습니다. 그러면 회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낮은 와인딩 효율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죠. 풀 로터는 두께가 두꺼워지는 대신 와인딩 효율은 큰 걱정거리가 아니죠. 마이크로 로터는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비중이 높은 금속을 사용합니다. 주로 금으로 로터를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무브먼트의 그레이드 상 금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예를 들어 쇼파드의 4.96 같은 X.96의 하위 라인을 보면 텅스텐 같은 금속을 사용합니다. 지금보다 훨씬 다양했던 마이크로 로터 무브먼트가 점점 쇠태하고 자동 무브먼트=풀 로터가 된 어디까지나 결과론에 입각해서 보면 마이크로 로터가 두께에서는 몰라도 다른 부분에서 유리하지 못했다는 추측도 가능하긴 합니다. 물론 파텍 필립의 칼리버 240처럼 굉장히 안정된 성능을 발휘하는 마이크로 로터도 있다는 사실도 까묵으시면 안됩니다.

 

결론은 누차 말했던 것처럼 울트라 슬림에서 풀 로터와 마이크로 로터의 대결은 승자를 따로 지목해야 한다는 거죠. 100미터 달리기의 챔피언이 110미터 허들의 챔피언이 아니듯, 단거리 달리기 우승자가 피아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피아제는 마케팅 측면에서 그 부분을 강조하는 측면이 있는데 조금은 걸러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그런 식으로 계속 세계 최고를 말하다가는 라살(Lassale)같은 듣보잡에게 당할 수도 있습니다. 라살의 수동과 자동은 세계 기록을 갈아치운바 있습니다. 칼리버 2000이 자동 무브먼트로 2.08mm, 수동이 두께 1.2mm를 달성해서 사실상 기록만 봐서는 챔피언이라고도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들이 언급되지 않는건 사용으로는 영 부적합한 기록용 구조를 가진 몹쓸거여서이죠.

 

최근에 추가된 울트라 슬림은 아래의 이 정도입니다.

 

피아제 칼리버 1200P, 120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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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이름에서 전설의 12P를 계승합니다. 두께는 불과 2.35mm. 스몰 세컨드가 있는 것이 칼리버 1208P로 두께는 둘이 같습니다. 알티플라노 43mm에 탑재되는데 케이스 지름이 43mm이면서 케이스 두께가 5.25mm에 불과하다가 보니 비율 효과가 더해져 훨씬 더 얇아보이죠.

 

파르미지아니 칼리버 PF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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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미지아니 톤다 1950과 그 위는 칼리버 PF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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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PF700베이스이나 분위기가 많이 다른 리샤르 밀의 RM033


두께 2.6mm 역시 마이크로 로터를 사용합니다. SIHH2011에서 선보인 톤다 1950에 탑재됩니다. 케이스가 두께 7.8mm라 무브먼트의 강점을 잘 살리지는 못한 듯 한데, 톤다의 러그 디자인 탓(?)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같은 무브먼트가 리샤르 밀 RM 033 엑스트라 플랫에도 사용됩니다. 같은 무브먼트지만 둘이 완전히 다르죠. 재밌습니다. 리샤르 밀 사양의 경우 플래티넘 소재의 로터와 고전적인 스크류 밸런스가 달려있고 관성 모멘텀을 조절할 수 있는 4개의 웨이트가 숨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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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 필립 칼리버 31-260

정보가 별로 없긴 한데 기존 칼리버 240을 대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칼리버 240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 로터 방식이고 2.6mm 두께입니다. 실리시움 기술이 적용되어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

 

 

번외

랑게 색소니아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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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니아 씬


SIHH2011년 모델.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독일인답게 네이밍도 정직합니다? 색소니아 울트라 씬이 아니라 그 냥씬. 두께 2.6mm의 새로운 수동 무브먼트를 탑재합니다. 무브먼트가 살짝 두꺼운 대신 케이스가 얇아 케이스 두께는 5.9mm로 매우 얇은 시계죠.

 

브레게 클래시크 Ref.5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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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얼 패턴을 보고 있으면 왠지 블럭을 하나하나 지워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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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피게인데 왠 다니엘 로스. 다니엘 로스도 쓴 적이 있는 프레드릭 피게의 회중 칼리버 151


프레드릭 피게의 회중 시계용 무브먼트 칼리버 151 탑재되어 번외로 들어갔습니다. 두께가 1.9mm인지 2.0mm인지 명확하지가 않네요. 151의 이전 버전인 0015 1.9mm가 맞는데 151이 되면서 아주 살짝 두꺼워졌다고 알고 있는데, 아무튼 이것을 사용하여 만든 것이 Ref.5967이고 다이얼 패턴이 인상적인 모델이죠.

 

그외에 제라르 페리고 라던가 르마니아 칼리버 881X 시리즈는, 피아제 430 같은 것은 씬(Thin) 무브먼트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퉁쳐서 울트라 슬림이라고 합니다. 저처럼 이렇게 피곤하게 살지 않으니까요. ㅋㅋㅋ)


 

이 것 외에도 울트라 슬림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메이커가 있습니다. 블랑팡이 대표적인데 안타깝께도 대표적인 울트라 슬림인 칼리버 21 71이 각각 단종,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실제적으로는 울트라 슬림이 없다고 볼 수도 있는데 케이스 대형화를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력 자동인 칼리버 1151이 두께 3.25mm라 이것을 탑재한 경우 울트라 슬림이라고 부르더군요. 케이스 지름이 넓어지면서 얇아 보이기는 하니까요. 제가 빼먹은 게 있을 수도 있는데, 파트 1, 파트 2에서 언급하지 않은 무브먼트인데 울트라 슬림이라고 하면 케이스 대형화의 덕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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