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가 저물어 갑니다.

파릇 파릇한 20대의 초반, 바깥에 나와있는데 비상 소집이 걸려서 영내 복귀를 했습니다.

김일성이 사망했다고 하더군요. 혹시나 전쟁이라도 나나 싶어서 노심초사하며 부대를 지켰습니다. 중위 달고 있던 때라 좀있으면 전역인데 참 운도 없다는 생각부터 들었네요. 그로부터 20년이 흘러서 다시 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듣습니다.

주식시장은 쇼크로 출렁이고 환율은 뛰고 미래에 대한 불투명성이 증대되었다.. 고도 합니다만 저에게는 하나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느낌이 듭니다. 똘이 장군이 북괴원수 돼지 부자를 때려잡는 만화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입니다. 자라면서 북한도 정말 큰 문제지만 우리도 완벽하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된 것도 충격이었죠.(물론 북한의 심각한 수준과 비교를 할수야 있겠습니까만..)

그런 저에게 김정일의 사망 소식은 과연 이후의 세대는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의문을 남깁니다. 우리 이후의 세대가 어디로 갈지 저는 짐작조차 할수가 없네요.

오늘은 한해를 마감하는 직장 회식이 있는 날입니다. 한해의 마감과 한세대의 마감이 겹치는 묘한 날이군요. 명복을 빈다는 얘기는 농으로라도 하기 힘들구요. 죽어서는 못다 치룬 죗값을 좀 치뤘으면 한다는 소감을 남깁니다.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이 말이죠. 북한의 인권 상황을 보면... 천국가기는 애시당초 힘들 인물일테니.. 살아서 누린 호강만큼 쓴맛도 좀 보시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