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시계 매장에 가면, 진짜 사러 가는 것이 아닌 이상 약간은 주눅이 들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가서 당당하게 구경하고, 만져보고 싶은게 있으면 만져도 보고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ㅎㅎ 시계제조사 입장에서도, 꼭 자신들의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고객 뿐 아니라
전반적인 시계매니아 층에게 보다 친근하게 어필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조금만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는 일이죠^^ 만일 '이 손님은 어차피 안살 손님' 이라는 생각으로
매장을 방문한 고객을 홀대하는 점원이 있다면, 그 점원은 고객 입장에서만 0점인 점원이 아니고,
그 회사 입장에서도 0점인 점원일 것입니다. 아 물론 제가 방분해본 예거 매장 분들은 다 친절하셨지만요 ㅋㅋ
이런 심각한 얘길 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한게 아니고;;
예거 매장 가면 신기하고 이쁜 물건이 너무 많아서, 꼭 주눅이 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정신없이 이것저것 막
보다가 정작 해볼건 못해보고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ㅠ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3가지 필수과제를 정리해봤습니다.
1. 리베르소 뒤집어보기
두말할 나위 없는 예거의 아이코닉 워치, 리베르소. 멀뚱멀뚱 보기만 하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reverse 해봐야죠!
매장엔 금에 비해선 비교적 부담이 적은 스틸 모델도 많이 있으니, 꼭 한번 뒤집어보세요.
처음 하면 좀 까다롭기도 하고, 매장 점원 분도 좀 놀라실 우려가 있으니, 자신있는 분이 아니시라면 한번은 시범을
보여달라고 하신 후 살짝 해보시는 센스가 필요하겠죠 ㅋㅋ
아, 그리고 마침 집어든 리베르소가 8days 계열의 87x 무브라면,
용두를 대여섯바퀴 정도만 감아도 리저브 게이지 1일치가 확 올라가버리는 놀라운 와인딩 효율도 덤으로 경험해보시구요 ㅎㅎ
2. 알람 작동시켜보기
기계식 시계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쇠가 쇠를 두드려 나는 소리.. 일단은 미닛리피터가 떠오르시죠 ㅋ
근데 솔직히 하이엔드 매장 가서 몇억짜리 미닛리피터 꺼내달라고 한 후 작동시켜보는건, 아무리 얼굴에 철판이 두꺼운
저로서도 쉽진 않더라구요;; 매장에서도 막 래핑같은거 일일이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그럴 때를 위해 예거에는 다양한 알람 모델들이 있습니다 ㅎ 미닛리피터와는 다른 알람소리만의 매력이 또 있고..
무엇보다 저는 알람이라는 컴플리케이션도 예거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주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라인에 이런 접근가능성 좋은 알람모델들을 자신있게 내놓고 있는 브랜드는 예거 말고는 없죠 ㅋ
참고로, 현행 메모복스 쪽 알람소리와, 사진상의 딥씨 복각판의 알람소리는 또 완전히 다르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비교해보시길 ㅎㅎ
3. 듀오미터 양방향 용두 감기
테크니컬 게시판에 가끔 이런 질문이 올라오죠.
수동으로 밥줄 때 용두를 어느 방향으로 돌려야 하나요?
여기에 대한 이제까지의 정답은 100% '용두를 정면으로 보고 시계방향' 이었습니다만,
2007년 듀오미터가 나오고부터는 이제 이게 100%가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듀오미터는 시계방향으로 용두를 돌려도, 반시계방향으로 용두를 돌려도, 와인딩이 되는
유일한 시계입니다. 물론 독립된 각각의 리저브가 채워지는 것이죠^^
따라서, 양방향 용두감기, 특히 반시계방향으로 용두를 돌려서 밥주는 느낌은
듀오미터가 아니면 그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
맘에 드는 시계 구경하고 손목에 올려보는거야 어디서나 할 수 있지만,
요 세가지는 '예거'매장이 아니면 아마 쉽지 않은 과제들일겁니다 ㅎㅎ
이상의 3가지만 경험해보고 올 수 있다면,,
적어도 후회는 남지않는 예거매장 방문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