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스위스 메이드의 정확성을 추구하는 시계제조사 해밀턴(Hamilton)이 지난 11월 15일 저녁(미국 현지 시각),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애슬레틱 클럽에서 제13회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Hamilton Behind the Camera Awards, BTCA)를 개최했습니다.
- BTCA 트로피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는 카메라 뒤에서 미 영화 산업을 위해 헌신하는 영화제작자들과 스태프들의 노고를 재조명하고 응원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해밀턴이 지난 2006년부터 타이틀 스폰서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미국의 명망 있는 연예 매거진 버라이어티(Variety)와의 협력으로 더욱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타임포럼 역시 해밀턴 본사의 공식 초청을 받아 화려한 이벤트 현장에 처음으로 함께 했습니다.
- BTCA 개막사를 하는 해밀턴 CEO 비비안 슈타우퍼
- 2024 BTCA 시상자로 참석한 엘르 패닝
- 2024 BTCA 시상자로 참석한 한스 짐머
- 2024 BTCA 시상자로 참석한 파멜라 앤더슨
'영화제작자들의 워치메이커(The Watchmaker of Filmmakers)'로 통하는 해밀턴은 1932년 마를렌 디트리히 주연의 영화 '상하이 익스프레스(Shanghai Express)'를 시작으로, 미 해군 잠수 폭파팀을 다룬 영화 '프로그맨(The Frogmen, 1951년)',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출연한 영화 '블루 하와이(Blue Hawaii, 1961년)', 거장 스탠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 1968년)',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 콤비의 SF 코미디 영화 '맨 인 블랙(Men in Black, 1997년)', 리들리 스콧의 흥행작 '마션(The Martian, 2015년)', 혁신적인 매트릭스 시리즈의 최종장 '매트릭스: 리저렉션(The Matrix Resurrections, 2021년)', 거장 크리스토퍼 놀란의 SF 대작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년)'와 '테넷(Tenet, 2020년)', 올해 초 아카데미 시상식 등 수많은 영화상을 석권한 '오펜하이머(Oppenheimer, 2023년)'에 이르기까지 무려 500편이 넘는 할리우드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등장했습니다.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BTCA)는 이렇듯 해밀턴과 미 영화계의 오랜 긴밀한 인연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 2024 BTCA 각본상을 수상한 라이언 레이놀즈
- 2024 BTCA 의상상을 수상한 아리안 필립스
- 2024 BTCA 편집상을 수상한 조 워커
- 2024 BTCA 오리지널 곡상을 수상한 크리스틴 위그와 숀 더글라스
어느덧 개최 13회 에디션을 맞은 2024년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에는 해밀턴 인터내셔널 CEO 비비안 슈타우퍼(Vivian Stauffer)를 비롯해, '데드풀' 시리즈의 스타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Ryan Reynolds), 다코타 패닝의 동생이자 미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연기파 배우로 우뚝 선 엘르 패닝(Elle Fanning),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Hans Zimmer), '베이워치' 시리즈로 한 시대를 풍미한 섹시스타이자 사회운동가로 활동 중인 파멜라 앤더슨(Pamela Anderson), SNL의 스타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크리스틴 위그(Kristen Wiig)와 에이미 폴러(Amy Poehler),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감독 션 베이커(Sean Baker), 그리고 해밀턴과의 오랜 끈끈한 인연을 자랑하는 글로벌 앰버서더 배우 다니엘 헤니(Daniel Henney)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습니다.
- 해밀턴 CEO와 브랜드 앰버서더 다니엘 헤니
관련해 개막사를 맡은 해밀턴 인터내셔널 CEO 비비안 슈타우퍼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영화는 자연스럽게 해밀턴의 세계에서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해밀턴은 수십 년 동안 영화 캐릭터 및 그 스토리와 밀접하게 연결된 해밀턴 타임피스를 통해 영화 제작자들을 지원해 왔습니다. 해밀턴 시계 속 무브먼트처럼, 영화 제작진은 이 캐릭터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입니다. 해밀턴은 이들의 역량에 감사드리며,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를 통해 그 공로를 기리고자 합니다."
2024년 제13회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 부문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편집(Editing): '듄: 파트 2(Dune: Part Two)'의 조 워커(Joe Walker)
• 스턴트(Stunts): '스턴트 맨(The Fall Guy)'의 크리스 오하라(Chris O’Hara)
• 애니메이션(Animation): '인사이드 아웃 2(Inside Out 2)'의 켈시 만(Kelsey Mann)
• 음향(Sound): '조커: 폴리 아 되(Folie à Deux)'의 스티브 모로우(Steve Morrow), 에릭 아달(Erik Aadahl), 에단 반 더 린(Ethan Ver Der Ryn), 톰 오자니치(Tom Ozanich), 딘 A. 주판치치(Dean A. Zupancic)
• 프로덕션 디자인(Production Design): '니켈 보이즈(Nickel Boys)'의 노라 멘디스(Nora Mendis)
• 헤어 & 메이크업(Hair & Makeup): '에밀리아 페레즈(Emilia Perez)'의 줄리아 플로흐-카르보넬(Julia Floch-Carbonel), 시몬 리베와 로맹 마리에티(Simon Livet & Romain Marietti)
• 촬영(Cinematography): '글래디에이터 2(Gladiator 2)'의 존 매디슨(John Mathieson)
• 의상(Costumes): '어 컴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의 아리안 필립스(Arianne Phillips)
• 감독(Director): '더 라스트 쇼걸(The Last Showgirl)'의 지아 코폴라(Gia Coppola)
• 음악(Score): '새터데이 나이트(Saturday Night)'의 존 바티스트(Jon Batiste)
• 오리지널 곡(Original Song): '윌 앤 하퍼(Will & Harper)'의 숀 더글라스(Sean Douglas), 크리스틴 위그(Kristen Wiig), 조시 그린바움(Josh Greenbaum)
• 소품 담당(Property Master): '아노라(Anora)'의 켄드라 이브스(Kendra Eaves)
• 각본상(Screenwriter): '데드풀과 울버린(Deadpool and Wolverine)'의 라이언 레이놀즈 (Ryan Reynolds)
+ 해밀턴 인터내셔널 CEO 비비안 슈타우퍼와의 미니 인터뷰 내용 추가
비비안 슈타우퍼(Vivian Stauffer) 약력:
스위스 태생의 비비안 슈타우퍼는 1994년부터 2000년까지 로잔 연방 공과대학교(E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of Lausanne, EPFL)에서 화학 공학(Chemical Engineering)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2년 스와치 그룹에 입사해 스와치 브랜드의 스포츠, 이벤트 및 세일즈 팀에서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이후 스와치 마케팅 매니저를 거쳐 2007년 해밀턴에 합류한 그는 지역 및 여행 리테일 세일즈 매니저(Regional & Travel Retail Sales Manager)를 비롯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스위스 브랜드 매니저(Brand Manager of Switzerland)와 2011년 영업 책임자(Head of Sales)로 임명되어 전 세계 24개 자회사 및 40여 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해외 영업 및 유통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했다. 이후 일본과 스위스에 최초의 해밀턴 부티크를 오픈하고, 중국에서 1년 반 동안 임시 브랜드 매니저(Interim brand manager)로 활동하며 해밀턴의 성장을 주도했다. 그리고 2020년 7월, 마침내 해밀턴의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되어 현재까지 5년 넘게 브랜드의 글로벌 전략 및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BTCA)가 벌써 13번째 에디션이라고 들었다. 브랜드 CEO로서 올해의 BTCA를 어떠한 각오로 준비했는가?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는 2006년 첫 에디션을 시작으로 2년 주기로 개최됐다. 딱 한 번만 코비드 팬데믹의 여파로 정해진 연도에 개최하지 못한 적이 있지만 큰 차질 없이 꾸준히 이어졌다. 올해 13번째 에디션은 새로운 파트너인 버라이어티와 함께 하게 되었고, 버라이어티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더욱 아름답고 더욱 근사하게 치를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올해부터 이 뜻 깊은 이벤트를 2년에서 매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2024년을 기점으로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는 새로운 포맷으로 거듭날 것이다. 영화의 배후에 숨겨진 더 많은 창조력(Creativity)과 더 많은 감정들(Emotions)을 발굴함으로써 으레 마땅히 주목을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매년 상을 부여하고자 한다.
올해의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에서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이 있을까?
아직 시상 전이라 나도 잘 모른다(#편집자주: 해당 인터뷰는 BTCA 개막일 하루 전에 이뤄졌다).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내일의 시상식에서 놀라움을 발견하기를 고대한다. 이번 이벤트에 어떤 배우들이 참석할지, 어떤 사람들이 수상과 축하를 위해 자리하게 될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는 것이 이러한 시상식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편집, 음향, 소품, 의상 등 카테고리별로 선정된 인물들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노고가 담긴 영화에 헌사의 의미를 담고자 하는 것이다.
BTCA에 힘을 쏟는 것이 해밀턴 브랜드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해밀턴과 할리우드의 인연은 벌써 90년도 넘었다. 1932년 '상하이 익스프레스'에 우리의 시계가 등장하면서 시작된 미 영화계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한편으로는 1892년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에서 탄생한 미국 브랜드로서의 해밀턴의 기원을 되돌아보는 취지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와의 특별한 관계를 되새기며 그 동안 2년 개최로 인해 충분히 발견하지 못한 재능들을 올해부터 매년 개최하는 포맷으로 바꿈으로써 더욱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응당 누려야 할 지위를 누리고 영화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는 자체가 우리의 기쁨이다.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개인적으로 또한 감정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년 전인 2022년 열린 제12회 BTCA에서 '탑건:매버릭(Top Gun: Maverick)'이 수상할 때를 꼽고 싶다(#편집자주: 탑건의 편집자 에디 해밀턴이 편집자 상을 수상했다). 당시 수상자인 에디 해밀턴(Eddie Hamilton)을 비롯해 출연 배우인 제이 엘리스(Jay Ellis) 등 탑건 팀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나 역시 파일럿이기 때문에 항공과 비행기 관련한 주제로 흥미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BTCA에서는 영화계의 여러 거물들과 유명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그들과 함께 하는 매순간들이 좋았다. 당신도 내일 이벤트에서 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BTCA는 영화인들간의 매우 친밀한 사교의 장으로 거의 패밀리 이벤트에 가깝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자체가 운이 좋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할리우드 인사들과 허물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그들 역시 매우 열린 자세로 참여하기 때문에 꽤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영화 '맨 인 블랙 2'에 등장한 벤츄라 크로노그래프
- 영화 '인터스텔라'에 등장한 오리지널 머피 워치
- 영화 '듄 파트 2' 협업 타임피스들
이제 다른 화제를 얘기해보자. 올해 '듄 파트 2(Dune: Part Two)' 협업 리미티드 에디션이 특별히 반응이 뜨거웠다. '듄 파트 3'를 위한 협업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지 궁금하다.
현재로서는 '듄 파트 3'와 어떠한 릴레이션십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듄 파트 3'는 아직 본촬영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내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의가 오고 갈 게 없었다. 보통 우리가 해당 스튜디오에 제안을 넣으면 그쪽에서 촬영 준비가 완료되어 특별한 요청이 있을 때 연락을 주고 받고 이를 계기로 협의가 이뤄지게 마련인데 '듄 파트 3'를 언급하기엔 시기상조인 것이다.
어쨌거나 '듄 파트 2'는 굉장한 프로젝트였다. 평소와 매우 다른 종류의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듄 파트 1'이 나오고 같은 해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감독이 2021년 제11회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드에서 비전(Visionary) 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갑자기 몇 달 후 우리에게 연락을 취해 차기 작품을 위한 특별한 소품 디자인을 의뢰해왔고, 우리는 영화 속 아라키스 지역의 사막민족(프레멘)이 착용할 '프랍(Prop, 소품)이자 '리스트 툴(Wrist Tool)'로서의 이른바 '데저트 워치(Desert Watch)'를 커스텀 제작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렇듯 우리에겐 BTCA가 새로운 파트너십을 촉발시킨 주요한 매개체가 된 것이다. 나아가 이를 계기로 해밀턴의 영원한 아이콘이자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의 벤츄라(Ventura)를 기반으로 한 2종의 리미티드 에디션 또한 선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하지만 '듄 파트 3'를 위한 협업에 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눈 얘기가 없다. 그저 지켜봐 달라!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 않겠다(Never say Never, 가능성을 열어두겠다).
- 해밀턴 CEO 비비안 슈타우퍼와 버라이어티 CEO 미셸 소브리노-스턴스
영화 관련한 또 다른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것이 있는가? 있다면 미리 살짝 들려줄 수 있을까?
내년에 개봉할 영화를 두고 몇몇 스튜디오와 충분한 논의를 가졌다. 다만 아직 발표 시점이 아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뭔가를 얘기할 수는 없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2021년 최초로 액션 어드벤처 FPS 게임 ‘파 크라이 6(Far Cry 6)’와 협업한 바 있다. 내년에 또 다른 게이밍 파트너십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인데, 아직 말해줄 수 없다. (웃음) 게임 컨텐츠 자체가 매우 창의적인데다 인기에 힘입어 추후 영화 제작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무한히 열려 있다 하겠다. 단지 영화만이 아닌 게임을 통한 스토리텔링에도 흥미를 느끼는 데는 우리 브랜드와 제품을 보다 다양한 계층에 폭넓게 소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화도 이야기를 창조하는 작업이고, 게임도 본질적으로 이야기를 창조하는 작업인 만큼 그 작업이 역사적인 것이든, 애니메이션적인 것이든, 공상과학적인 것이든 다양한 배경 속에서 우리 브랜드의 스토리와 연계할 수 있는 여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파 크라이 6'에선 특정 미션을 완수하면 베네핏으로 플레이어가 해당 시계를 무기처럼 득템할 수 있는데, 이와 유사한 작업들을 다른 게이밍 파트너십을 통해서도 스토리텔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게 작업할 것이다.
요즘은 넷플릭스와 같은 OTT 스트리밍 플랫폼 관련 컨텐츠가 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된다. 이러한 채널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아이디어나 계획은 없을까?
우리는 이미 2018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방영한 TV 시리즈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Tom Clancy's Jack Ryan)'에서 이러한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좋은 스토리의 작품이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함께 하고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금 여러 스튜디오와 이러한 작업을 논의 중인데, 단지 영화에 한정 짓지 않고 TV 시리즈에도 우리 제품이 적당히 노출될 수 있길 희망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우리가 먼저 제안을 할 수도 있다. 빅 스크린 외 여러 스트리밍 플랫폼이 있는 만큼 최대한 다양한 채널과 함께 하고자 노력 중이다.
- 카키 필드 티타늄 L.E. 엔지니어드 가먼츠
영화와는 조금 다른 얘기지만, 올해 엔지니어드 가먼츠(Engineered Games)와의 협업 에디션이 한국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보다 다양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 있는가?
어디 한국뿐이겠는가? (웃음) 여러 마켓에서 반응이 좋았다. 일본, 미국, 심지어 중국에서도 반응이 즉각적이어서 인상 깊었다. 요즘 업계에 이러한 종류의 협업이 매우 트렌디하다. 하지만 협업에는 반드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엔지니어드 가먼츠와의 프로젝트는 몇 해전 서로 거의 동시에 연락이 이뤄진 케이스로 해밀턴과 엔지니어드 가먼츠가 추구하는 방향과 정신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면서 서로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긴밀한 협의가 이뤄졌다. 제품 디자인을 맡은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다이키 스즈키(Daiki Suzuki)는 일본에 뿌리를 둔 헤리티지를 바탕으로 아메리칸 스타일과의 조화를 추구하며 소재를 다루는데 있어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을 추구하기로 유명하다. 이는 카키 필드가 추구하는 디자인 철학과도 통하기 때문에 수월하게 제품으로 구현될 수 있었다. 일례로 상대적으로 작은 36mm 사이즈 역시 손목이 얇은 일본인들의 취향을 근거로 오리지널 빈티지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각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DNA와 상충하지 않으면서 기존의 해밀턴 고객들 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드 가먼츠 고객의 니즈까지 부합하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본다. 어떠한 파트너십이든 브랜드 양쪽 모두에 진실한 것이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간에 콜라보를 즉시 중단해야 할 것이다. 단지 협업에 의한 결과물을 발표하는데 급급하지 말고, 긴밀한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두 브랜드가 추구하는 스토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일본 디자이너 포기더맨(Poggy The Man)을 비롯해, 엔할리우드(N.hoolywood),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항공 가죽 자켓 공급사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 쇼트(Schott NYC)와의 협업이 그러했듯 해밀턴 역시 군용 시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이러한 공통된 역사와 유산, 정체성을 바탕으로 멋진 시계를 제작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여러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이 계속되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단지 물질적인 차원에 그치지 않고 두 브랜드 모두에게 수긍할 만한 거부감이 없는 협업을 지속해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든 스토리를 전하는 제품을 만들 것이고 스토리텔링과 두 브랜드의 DNA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우선이다.
한국 시장에 관한 질문을 추가하고자 한다. 한국은 오픈 하트 시리즈가 오랜 세월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제는 카키 필드 시리즈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CEO로서 어떻게 바라보는가?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아무래도 지난 몇 년간의 트렌드 변화가 시작점이 아닐까 싶다. 2001년 한국에 공식 진출할 때만하더라도 재즈마스터가 큰 인기였고, 이어 오픈 하트 시리즈가 해밀턴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그때만 해도 카키 필드는 한국 매출의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했다. 물론 해밀턴은 한국 시장 진출 이전부터 오랜 역사와 뛰어난 제품력으로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카키 필드는 예외적으로 그리 인기가 있지 않았다. 이후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알리면서 카키 필드에 관한 관심이 점차 높아져갔고 어느덧 재즈마스터를 뛰어넘는 베스트셀링 컬렉션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시장의 빠른 변화가 참으로 흥미롭다. 또한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특정 컬렉션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브랜드의 여러 갈래의 스토리가 알려지고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다. 다만 유일하게 아직도 벤츄라만은 한국 시장에서 여전히 반응이 시원치 않다. 한국의 고객들에게 벤츄라는 여전히 조금은 난해하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수준의 제품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분명 벤츄라도 한국의 고객들에게 널리 인정 받는 날이 올 것이다. 최초의 전자시계라는 상징성을 간직한 벤츄라는 해밀턴의 진정한 아이콘 중 하나이기에 관련한 스토리텔링도 무궁무진하다. 그렇기에 언젠가는 한국 시장에서 벤츄라가 여느 인기 컬렉션 못지 않게 많이 판매될 것이라 확신한다. 어쨌든 카키 필드 얘기로 다시 돌아가면 지금의 성장세와 한국 고객들에게 폭넓게 인정 받는 것을 보면 기쁘기 그지 없다.
한국 시장만의 특수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 뿐만 아니라 모든 마켓이 저마다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다. 앞서 말했듯 벤츄라가 한국에선 고전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베스트셀러이듯 해밀턴 제품 패밀리가 사람들마다 다르게 와 닿는 것이다. 내 생각에 한국 시장은 한국인들의 성향과도 닮아 있어 굉장히 경쟁적이다. 물론 경쟁은 좋은 것이다. 또 다른 예로 한국은 네이버 같은 특정 포털 플랫폼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데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우리는 이러한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흐름을 인식하고 따르고자 노력한다.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 역시 인상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갖추고 있어 이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을 통해 시장의 발 빠른 흐름을 익히고 빠르게 대처하는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 카키 파일럿 39mm 모델을 착용한 비비안 슈타우퍼
조금 바보 같은 질문인데, 수많은 해밀턴 컬렉션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모델이 있다면?
이러한 질문을 하는 사람은 당신뿐이 아니다. (웃음) 그런데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우리에겐 너무나 많은 제품들이 있고 저마다 열정과 감정을 쏟아 부었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제품들을 애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굳이 한 카테고리를 꼽자면 우리의 파일럿 워치라 하고 싶다. 파일럿 자격증을 취득하고 실제 비행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우리의 대표적인 파일럿 워치 라인인 카키 에비에이션은 내게 개인적으로 말을 건다고 할 수 있다. 오늘도 난 새로운 카키 파일럿 39mm(Ref. H76305560)를 착용했다. 평소에는 보통 이보다 더 큰 파일럿 워치를 선호하지만 오늘은 작은 시계가 더 어울릴 거라 판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말 출시한 카키 필드 익스페디션도 지난 몇 달간 가장 즐겨 찬 시계 중 하나다.
바쁜 일정 와중에도 귀한 인터뷰 시간 할애해줘서 감사하다.
나 역시 즐거운 시간이었다. 감사하다. BTCA를 즐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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