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러브 & 저스트 앵 끌루의 디자이너 알도 치풀로 전기 책 출간
- "치풀로: 메이킹 주얼리 모던" 책 표지 ⓒ Assouline
까르띠에(Cartier)의 아이코닉 주얼리 컬렉션 러브(LOVE)와 저스트 앵 끌루(Juste un Clou)를 디자인한 이탈리아 출신의 전설적인 주얼리 디자이너 알도 치풀로(Aldo Cipullo)의 일대기를 담은 책인 "치풀로: 메이킹 주얼리 모던(Cipullo: Making Jewelry Modern)"이 프랑스 고급 서적 출판사인 애슐린(Assouline)을 통해 출간됐습니다.
관련해 지난 6월 1일과 2일 양일간 서울 신사동 애슐리 라운지에서 소수의 매체를 대상으로 한 프라이빗 클래스 이벤트가 열렸는데요. 1일 주얼리 클래스 세션에는 한양대 공학 대학원 보석학과 겸임교수이자 주얼리 컨설턴트인 윤성원 씨가, 2일 아트 클래스 세션에는 이안 아트 컨설팅 대표이자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겸임교수인 김영애 씨가 강연자로 참여해 알도 치풀로의 역작들이 탄생하게 된 시대적 배경부터 1960~70년대 당대의 주얼리 트렌드, 러브와 저스트 앵 끌루의 예술적인 가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도로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1970년 까르띠에 뉴욕 부티크에서 알도 치풀로
그가 디자인한 러브 브레이슬릿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1935년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 태어나 로마에서 유소년기를 보낸 알도 치풀로는 1950년대 말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세공사로 경력을 쌓기 시작해 데이비드 웹(David Webb), 티파니(Tiffany & Co.) 등을 거쳐 1969년 당시 까르띠에 뉴욕의 대표인 마이클 토마스(Michael Thomas)에게 발탁돼 메종 까르띠에에 합류하게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도시 뉴욕의 트렌디한 흐름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간파한 알도 치풀로는 前 세대 유행한 글래머러스한 주얼리 디자인을 탈피해 미니멀하면서도 누구나 항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데일리 유니섹스 주얼리 컨셉을 표방한 러브 브레이슬릿(Love bracelet)을 1969년 까르띠에 뉴욕 스튜디오에서 첫 선을 보이게 됩니다.
- 1969년 제작된 최초의 러브 브레이슬릿 중 하나
안쪽에 알도 치풀로의 서명이 인그레이빙돼 특별하다.
- 러브 브레이슬릿의 1970년대 초 광고 이미지
연인과 이별하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은 치풀로는 영원한 사랑의 구속 또는 맹세를 의미하는 메시지를 해당 주얼리 디자인에 투영했고, 별도의 스크류드라이버를 이용해 연인의 손목에 채워주도록 한 러브 브레이슬릿의 혁신적인 컨셉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차츰 호응을 얻어 소위 대박을 치게 됩니다.
- 1973년 제작된 러브 브로치
알파벳 O를 나사 모티프로 표현한 위트가 돋보인다.
러브 브레이슬릿의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캐주얼 주얼리의 수요가 크게 증가함에 따라 알도 치풀로는 새로운 주얼리 디자인을 구상하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1971년 탄생한 작품이 바로 못(Nail, Clou)에서 영감을 얻은 저스트 앵 끌루입니다(저스트 앵 끌루는 불어로 '단 하나의 못'을 뜻함).
- 1971년 제작된 최초의 네일 브레이슬릿
현행 저스트 앵 끌루 컬렉션의 원형이 되는 모델이다.
저스트 앵 끌루는 1970년대 뉴욕의 자유분방함과 대담한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아 우리 주변의 평범한 못이 비범한 주얼리로 거듭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이렇듯 알도 치풀로는 주얼리를 개념적인 의미로 재해석해 주얼리의 모더니티를 선도한 현대 주얼리史에서 가장 혁신적인 주얼리 디자이너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 1977년 촬영된 알도 치풀로
러브 브레이슬릿과 네일 브레이슬릿을 착용하고 있다.
1984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음에도 그의 작품들이 반 세기 넘는 지금까지 꾸준히 회자되고 오롯이 계승되고 있는 것도 시대를 앞선 창의성 때문일 것입니다. 1960년대 말 당시만하더라도 매우 파격적이었을 알도 치풀로의 작업을 인정하고 메종의 유산으로 끌어안은 까르띠에의 도전정신과 탁월한 선구안도 빛을 발합니다.
- 현행 러브 브레이슬릿 스케치 및 제품 이미지 ⓒ Cartier
- 현행 저스트 앵 끌루 브레이슬릿 스케치 및 제품 이미지 ⓒ Cartier
최근 젊은 MZ세대 남성들을 중심으로 유니섹스 주얼리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50년 넘게 훼손되지 않은 오리지널리티를 간직한 까르띠에의 러브와 저스트 앵 끌루 컬렉션은 클래식 아이코닉 주얼리를 찾는 이들에게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러브와 저스트 앵 끌루를 포함한 수많은 혁신적인 주얼리를 디자인한 알도 치풀로의 생애와 작품 세계가 궁금하신 분들은 올해 애슐린에서 출간한 '치풀로: 메이킹 주얼리 모던' 책에 관심을 기울여도 좋을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니 애슐린 코리아(Tel. 02-517-0316)에 문의 및 도산공원 인근에 위치한 애슐린 라운지를 직접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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