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7일부터 13일까지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Watches and Wonders Geneva 2021)가 작년처럼 온라인으로 개최됩니다. 올해는 과거 SIHH 시절부터 함께 해온 리치몬트 그룹의 메종들 뿐만 아니라 LVMH 그룹과 독립 기업인 롤렉스, 파텍필립, 샤넬, 쇼파드, 튜더, 오리스 등까지 가세해 총 38개 시계 브랜드가 참여하는 역사상 최대의 디지털 이벤트로 펼쳐질 전망입니다. 관련해 몇몇 브랜드는 벌써부터 속속 주요 신제품의 티저를 공개하거나 프레스 대상의 줌(Zoom) 화상회의 혹은 인터뷰를 통해 신제품 일부를 미리 소개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몽블랑(Montblanc)이 가장 먼저 공개한 하이라이트 신제품 한 점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Montblanc 1858 Monopusher Chronograph Origins Limited Edition 100
몽블랑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오리진스 리미티드 에디션 100
몽블랑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오리진스 리미티드 에디션 100은 제품명에 병기한 '오리진스(Origins)'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몽블랑의 헤리티지로 흡수된 전설적인 매뉴팩처 미네르바(Minerva)의 기원에 헌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몽블랑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오리진스 리미티드 에디션 100은 우선 케이스 구조부터 여느 컬렉션의 제품들과 차별화하고 있습니다. 옛 미네르바 포켓 워치의 케이스를 재현한 듯한 헌터(Hunter) 혹은 오피서(Officer) 타입의 힌지 장식으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케이스백을 채택해 독자적이고 아름다운 하이엔드급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현행 몽블랑 워치 컬렉션에 오피서 타입의 케이스백이 등장한 건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지금은 단종된 빌르레 컬렉션의 일부 특별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에도 오피서 타입의 케이스백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구조적인 특수성 때문에라도 이러한 유형의 케이스는 일반적인 케이스 보다 제작 과정이 훨씬 더 복잡한데요. 아예 별도의 라인을 통해 가공 및 조립이 이뤄지게 마련입니다. 파텍필립, 랑에 운트 죄네, 쇼파드 등 극히 일부 하이엔드 시계제조사들만이 이러한 유형의 손목시계를 선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직경 46mm, 두께 14.5mm에 달하는 오버사이즈 케이스의 소재 또한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언뜻 봐서는 골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체 브러시드 가공한 브론즈(청동) 소재를 사용해 특유의 빈티지한 멋스러움을 드러냅니다. 몽블랑은 이미 1858 컬렉션의 여러 한정판과 일반 모델에까지 브론즈 소재를 폭넓게 사용한 바 있지요. 소재 특성상 시간이 흐를수록 은은하게 표면에 파티나(녹청)가 발생하기 때문에 고색창연한 멋이 있고 오롯이 나만의 시계를 만들어가는 듯한 감성적인 매력까지 더해집니다.
- 1930년대 미네르바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사진 좌) &
2021년 신제품, 몽블랑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오리진스 리미티드 에디션 100 (우)
여러 겹에 걸쳐 블랙 래커 처리한 다이얼에 케이스와 조화를 이루도록 로즈 골드 컬러 도금 처리한 아플리케 숫자 인덱스와 고전적인 커씨드럴(Cathedral) 핸즈를 더하고, 1930년대 빈티지 미네르바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의 올드 라듐톤의 야광도료를 재현한 듯한 베이지 컬러 슈퍼루미노바를 채워 더욱 고풍스러운 인상을 강조합니다.
다이얼 컬러가 블랙인데도 공식 이미지를 보면 다크 브라운에 가깝게 보이는 것도 다이얼에 사용된 다수의 골드/베이지 톤과 브론즈 케이스 컬러 때문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한편 다이얼 6시 방향에는 빈티지 미네르바 로고를 프린트해 특별히 '오리진스'를 강조한 제품 컨셉에 걸맞게 메종의 파인 워치메이킹 역사의 중요한 한 축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더블 레지스터 혹은 투 카운터, 국내 시계애호가들 사이에서는 '부엉이'의 커다란 두 눈을 연상시킨다 해서 해당 별명으로 불리는 전형적인 크로노그래프 레이아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시 방향에는 분 카운터가, 9시 방향에는 초 카운터(스몰 세컨드)가 놓여져 있으며, 1858 컬렉션의 상징적인 큼지막한 어니언 크라운 중앙의 모노푸셔를 조작해 스타트, 스톱, 리셋을 단계별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 오리지널 미네르바 칼리버 19-09CH
무브먼트는 1858 컬렉션의 기원이 되는 미네르바의 1930년대 밀리터리 크로노그래프 모델에 사용된 모노푸셔 타입의 19-09CH를 계승한 몽블랑의 현행 수동 칼리버 MB M16.29를 탑재했습니다. 20세기 초창기부터 포켓 워치용으로 개발된 미네르바의 역사적인 19라인 크로노그래프 칼리버의 명맥을 잇는 매우 고전적이고 아름다운 구조가 돋보이는 무브먼트로, 오리지널 19-09CH와 마찬가지로 V자 모양의 브릿지부터 수평 클러치(커플링), 컬럼 휠, 곤충의 다리 혹은 짐승의 뿔을 연상시키는 유연한 곡선형의 클러치 레버와 미네르바의 상징인 화살촉을 형상화한 듯한 리셋 레버(혹은 블로커)와 같은 전통적인 모습 그대로의 부품들이 오피서 타입의 시스루 케이스백을 통해 남다른 위용을 자랑합니다.
- 케이스 전후면 스케치
- 브론즈 오피서 케이스백을 열면 드러나는 무브먼트
커버 안쪽에는 “Ré-édition du chronographe militaire Minerva des années 1930 doté d’un calibre fait main dans la pure tradition horlogère suisse(스위스 시계 제조 전통을 따른 수공 칼리버를 탑재한 1930년대 미네르바의 밀리터리 크로노그래프의 리-에디션)”이라는 필기체 문구가 새겨져 특별함을 더하고, 커버 바깥쪽에는 3차원 렌더링으로 완성한 미네르바 여신의 모습이 섬세하게 에칭 가공되었다.
- 현행 몽블랑 칼리버 MB M16.29
또한 MB M16.29 칼리버의 메인 플레이트와 브릿지는 가공 처리하지 않은 순수한 저먼 실버로 제작되었으며, 플레이트 하단은 서큘러 그레이닝(페를라주) 패턴 장식으로, 브릿지 상단은 제네바 스트라이프(코트 드 제네브)로 마감하고, 앵글이 많은 브릿지 테두리는 구석구석 정성스럽게 수공으로 베벨링(앵글라주) 마감해 한눈에도 하이엔드 수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의 높은 경지를 보여줍니다. 총 252개의 부품과 22개의 주얼로 구성된 무브먼트의 스크류 밸런스는 시간당 18,000회 진동하고(2.5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50시간을 보장합니다. 참고로 케이스 방수 사양은 30m 생활 방수를 지원합니다. 스트랩은 일종의 파티나 처리 기법인 스푸마토(Sfumato) 표면 가공 후 베이지 컬러 스티칭으로 장식한 브라운 컬러 악어가죽 스트랩을 체결하고, 브론즈 컬러 코팅 마감한 스틸 핀 버클을 장착했습니다.
몽블랑 1858 모노푸셔 크로노그래프 오리진스 리미티드 에디션 100(Ref. 128506)은 단 100피스 한정 출시할 예정이며, 전 세계 지정된 몽블랑 부티크에서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다른 1858 컬렉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총 500시간에 걸친 몽블랑 매뉴팩처 자체적인 엄격한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음을 인증하는 공식 서류가 구성품에 포함돼 제공됩니다. 시계의 리테일가는 3만 유로(EUR), 현 환율 기준 한화로는 대략 4천만 원대 초반 정도이지만 정확한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미정입니다. 국내에는 오는 5월 중에 소량 입고 출시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