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로저드뷔(Roger Dubuis)가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국제고급시계박람회(Salón Internacional de Alta Relojería, SIAR 2020)에서 핑크 골드 케이스로 제작한 두 종의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Excalibur Diabolus in Machina
엑스칼리버 디아볼루스 인 마키나 RDDBEX0840
엑스칼리버 디아볼루스 인 마키나는 지난 4월 말 워치스앤원더스(Watches & Wonders)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데뷔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신작입니다. 우주항공 분야에서 사용되는 카테크 마이크로-멜트 바이오뒤어 CCMTM(CarTech Micro-Melt BioDur CCMTM ® in the USA)으로 불리는 크롬-코발트계 합금 신소재를 케이스 소재로 사용한 전작과 달리(>> 관련 뉴스 참조)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노멀하면서(?!) 더욱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핑크 골드 소재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단 1점 제작된 유니크 피스로 특별한 소장 가치를 자랑합니다.
라틴어명 디아볼루스 인 마키나을 직역하면 '기계 장치의 악마'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중세 종교 음악에서 '음악의 악마(Diabolus in Musica)'로 불리며 사용을 금지한 3온음을 적용한 이 시계의 미닛 리피터 사운드에서 기인한 작명입니다. 시계 외관상으로도 스켈레톤 무브먼트 위로 노출한 끝이 뾰족한 창과 같은 장식이 이름처럼 악마의 뿔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플란지에서 뻗어 나와 다이얼 위를 가로지르는 비정형의 가시와도 같은 해당 장식은 로저드뷔를 상징하는 별 모양의 아스트랄 스켈레톤(Astral Skeleton) 디자인을 해체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 칼리버 RD0107
핑크 골드 케이스의 직경은 45mm, 두께는 16.8mm이며, 무브먼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총 558개의 부품과 54개의 주얼로 구성된, 제네바 씰(Poinçon de Genève) 인증을 받은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RD0107을 탑재했습니다(진동수 3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60시간). 싱글 플라잉 투르비용과 미닛 리피터를 결합한 기존의 RD104 칼리버를 바탕으로 몇 가지 업그레이드 사항이 있습니다. 동일한 기능의 전작들과 달리 다이얼 11시 방향에 시(Hours), 쿼터(Quarters, 15분), 분(Minutes)을 표기한 사파이어 디스크가 놓여져 있는데, 이를 가리켜 브랜드는 톤 플래이백 인디케이터(Tone playback indicator) 혹은 차이밍 인디케이터(Chiming indicator)로 칭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스트라이킹 메커니즘이 활성화되면 로만 인덱스 형태 속에 녹아 든 블루 마커가 시, 쿼터, 분 단위를 타종할 때마다 움직이며 해당 디스크를 가리켜 직관적으로 타종 단위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다이얼 3시와 4시 방향 사이에 레버 형태의 펑션 인디케이터를 추가했습니다. S는 타임 세팅을 뜻하는 이니셜로 해당 위치에 놓이면 시간 조정이 가능하고(크라운을 빼면 바로 해당 포지션에 위치), W는 매뉴얼 와인딩을 뜻해 수동 와인딩이 가능해집니다. 해당 펑션 인디케이터는 또한 미닛 리피터 작동시 실수로 시간 조작을 할 때 발생하기 쉬운 데미지로부터 무브먼트를 보호하는 안전 장치처럼 활용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눈에 띄는 변화로는 리피터 기능을 활성화하는 장치가 과거의 슬라이딩 레버 형태에서 조작이 간편한 푸시피스 형태로 바뀐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엑스칼리버 디아볼루스 인 마키나 핑크 골드 버전(Ref. RDDBEX0840)은 세상에 단 한 점 존재하는 유니크 피스로, 모델 특성상 리테일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Excalibur Automatic Skeleton
엑스칼리버 오토매틱 스켈레톤 RDDBEX937
엑스칼리버 디아볼루스 인 마키나 핑크 골드 버전 유니크 피스와 함께 공개한 또 다른 신제품은 엑스칼리버 오토매틱 스켈레톤 핑크 골드 버전입니다. 마이크로 로터 설계의 인하우스 자동 스켈레톤 칼리버 RD820SQ를 탑재한 로저드뷔에서 어쩌면 가장 많이 출시되는 유형의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칼리버 RD820SQ
직경 42mm, 두께 11.5mm 크기의 핑크 골드 케이스 베젤 및 러그, 그리고 다이얼 플란지까지 무려 523개의 다이아몬드(약 4.1캐럿)로 장식해 화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마이크로 로터를 감싼 테두리까지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네요. 스켈레톤 무브먼트의 플레이트 및 브릿지는 핑크 골드 케이스의 톤과 맞추기 위해 역시나 골드 코팅 마감했습니다. 총 166개의 부품과 35개의 주얼로 구성된 RD820SQ 칼리버는 시간당 28,800회 진동하고(4헤르츠) 파워리저브는 약 60시간을 보장합니다. 물론 제네바 씰도 받았고요.
그리고 스트랩이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밀리터리의 상징인 위장용 카무플라주 패턴을 3D 픽셀 형태로 잘게 조각내 러버 베이스 위에 입혔습니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번쩍이는 골드 케이스와 언뜻 보면 어울리는 조합이 아닌데, 또 볼 수록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이질적인 소재의 대비 효과를 의식적으로 추구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엑스칼리버 오토매틱 스켈레톤 핑크 골드 버전(Ref. RDDBEX937)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28피스 한정 제작 출시될 예정입니다. 국내 출시 여부 및 가격은 아직 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