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드 베튠(De Bethune)이 다가오는 멕시코의 할로윈인 엘 디아 데 로스 무에르토스(El Día de Los Muertos, 망자의 날)를 기념해 브랜드가 자랑하는 공예예술풍의 시계를 선보이는 마에스트리 아트(Maestri’Art) 컬렉션에 매우 특별한 시계 한 점을 공개했습니다.
미래지향적이고 아방가르드한 드 베튠의 DNA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드림 워치 5(Dream Watch 5, 이하 DW5) 시리즈를 기반으로, 19세기 말 멕시코시티에서 활약한 인쇄공이자 예술가인 호세 과달루페 포사다(José Guadalupe Posada)의 유명한 삽화를 스위스의 인그레이버인 미셸 로덴(Michèle Rothen)의 손길을 거쳐 케이스 전체에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예술적인 장식으로 채웠습니다.
그리고 이 특별한 시계에 DW5 셈파수칠(Cempasúchil)이란 이름을 붙였는데요. 셈파수칠은 멕시코에서 플로라 데 무에르토스(Flor de muertos), 즉 '죽은 자들을 위한 꽃'으로 불리며, 엘 디아 데 로스 무에르토스 축제 때 집집마다 거는 화려한 꽃 장식이나 주황색 꽃잎을 뿌려 망자를 추모할 때 사용됩니다. 픽사의 감동적인 애니메이션 '코코(Coco)'를 보신 분이라면 영화 곳곳에서 자주 등장한 셈파수칠을 기억하실 겁니다.
가로 58 x 세로 47 x 두께 16mm 사이즈의 일명 델타 쉐잎 케이스는 5등급 티타늄으로 제작되었으며, 특수한 열처리를 통해 표면에 얼룩덜룩하게 보라색을 입혔습니다. 그리고 18K 화이트 골드 조각 위에 핸드 인그레이빙으로 미국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에도 영구 전시되고 있는 호세 과달루페 포사다의 주요 작품 속 배경을 새겨 이를 티타늄 케이스 위에 인서트처럼 부착했습니다.
3명의 남녀 해골로 형상화한 사자(死者)들이 흩날리는 꽃(셈파수칠) 동산 위에서 마치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다소 음산하고 기괴해 보이기까지 하지만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떠올리게 하는, 결국 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모종의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는 3시 방향의 어퍼처(블루 티타늄 처리한 창)를 통해 점핑 아워 형태로 표시하고, 분은 일명 드래깅 로테이팅 디스크(Dragging rotating disc)로 명명한 천천히 회전하는 디스크의 숫자로 표시합니다. 그리고 드 베튠이 2004년 최초로 특허를 획득한 입체적인 스페리컬 문페이즈 인디케이션(Spherical moon-phase indication)을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팔라듐과 열처리한 블루 스틸을 혼합한 3D 구체가 회전하며 달의 삭망을 표시합니다. 이론상으로는 1,112년에 하루 정도의 오차만 발생할 만큼 고도의 정확성을 보장한다고 하네요.
무브먼트는 기존의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DB2144V2를 이어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120시간). 2010년 특허를 획득한 실리콘 소재의 밸런스에 화이트 골드 웨이트를 추가하고, 2006년 특허 받은 플랫 터미널 커브 형태의 인하우스 밸런스 스프링을 장착했으며, 자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리콘 소재의 이스케이프 휠을 적용했습니다. 제품 특성상 무브먼트 전체를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으로 노출하지는 않지만, 부분 오픈워크 처리된 면을 통해 독자적인 밸런스/밸런스 스프링, 이스케이프먼트 부품 일부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케이스 전면과 마찬가지로 케이스백에도 어김없이 호세 과달루페 포사다의 삽화 속 배경을 골드 인서트 위에 핸드 인그레이빙으로 정성스럽게 장식, 부착했습니다.
마에스트리 아트 DW5 셈파수칠은 서두에 강조했듯 단 한 점 제작된 유니크 피스이며, 모델 특성상 리테일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