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Hamilton)이 100년이 넘는 자사의 유구한 항공 시계 전통을 잇는 카키 에비에이션(Khaki Aviation) 컬렉션에 각종 비행 정보를 계측할 수 있는 슬라이드 룰(Slide rule) 형태의 베젤을 갖춘 새로운 워치 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Khaki Aviation Converter) 라인은 쓰리 핸즈 데이트, GMT, 크로노그래프 기능별로 총 세 갈래로 나뉩니다. 전 모델 공통적으로 전세계 파일럿들 사이에서 여전히 활용되는 비행 컴퓨터(항공용 계산기)의 원조 E6B와 동일한 원칙을 적용한 양방향 회전 베젤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브라이틀링의 아이코닉 컬렉션 내비타이머를 통해 친숙한 디테일입니다.
모름지기 파일럿이라면 조종석에 표시되는 전자 장비의 도움 없이도 갑작스레 닥칠 위험상황에 대비해 수동으로 비행 속도 및 비행 거리, 연료 소비량, 상승 또는 하강 속도 및 비행 시간 등의 정보를 빠르게 계측, 환산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트레이닝 과정에서 이러한 훈련을 받기도 합니다. 이때 양방향으로 회전하는 슬라이드 룰 베젤과 다이얼의 고정 스케일을 조합하는 식으로 해당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라면 평소 쓸 일이 없겠지만 실제 파일럿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내비게이션 툴이 되는 것입니다.
-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오토
쓰리 핸즈 데이트 버전인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오토는 42mm 직경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총 4가지 베리에이션 중 두 버전은 블랙 PVD 코팅 스틸 케이스를 적용하고 이중 하나는 베젤 테두리를 또 골드 PVD 처리해 디자인적인 차이를 드러냅니다. 니켈 도금 처리한 핸즈 및 인덱스에는 화이트 컬러 슈퍼루미노바를 도포해 어두운 곳에서도 충분한 가독성을 보장하고요. 새틴 선레이 마감한 블랙 다이얼을 적용해 파일럿 워치의 전통을 되새기면서 고급스러운 느낌도 더합니다.
무브먼트는 ETA 2824의 개량형인 ETA C07.111를 에보슈에서 로터 등 일부 부품을 수정한 H-10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80시간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차세대 워크호스로 전 세대 H-10과 달리, 스와치 그룹 및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오데마 피게가 공동 출자하고 스와치 산하의 밸런스 휠 및 스프링 제조사인 니바록스가 제조한 티타늄 베이스의 신소재 밸런스 스프링 니바크론™(Nivachron™)을 장착했습니다. 기존의 니바록스 밸런스 스프링과 비교해 니바크론™은 한결 내구성이 뛰어나고 급격한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강력한 항자 성능 또한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니바크론™ 밸런스 스프링은 티쏘, 미도, 해밀턴 등 스와치 그룹 산하 중저가 브랜드 제품들에 이미 폭넓게 적용되기 시작해 향후 점진적으로 대부분의 니바록스 스프링을 대체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오토의 국내 출시 가격은 스틸 가죽 스트랩 모델(Ref. H76615530)이 1백 49만원, 스틸 브레이슬릿 모델(Ref. H76615130)이 1백 59만원, 두 블랙 PVD 스틸 모델(Ref. H76625530, H76635730)이 1백 66만원으로 각각 책정됐습니다.
-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GMT 오토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GMT 오토는 앞서 보신 쓰리 핸즈 데이트 버전보다 사이즈를 조금 더 키운 44mm 직경의 스틸 케이스로 선보이며, 스트랩 종류에 따라 나뉜 두 버전 모두 새틴 선레이 마감한 블루 컬러 다이얼을 적용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물론 양방향 회전 슬라이드 룰 베젤의 인서트까지 블루 컬러로 통일했습니다.
역시나 100m 방수를 지원하며, 무브먼트는 시간과 날짜 외 24시 눈금과 포인터 핸드로 세컨 타임존(GMT)을 표시하는 80시간 파워리저브의 자동 칼리버 H-14를 탑재했습니다.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GMT 오토의 국내 출시 가격은 악어 무늬를 엠보싱 처리한 브라운 송아지 가죽 스트랩 모델(Ref. H76715540)이 1백 93만원, 스틸 브레이슬릿 모델(Ref. H76715140)이 2백 4만원으로 각각 책정됐습니다. 참고로 국내에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해밀턴 매장에서 단독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오토 크로노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오토 크로노 역시 44mm 직경의 스틸 케이스로 선보입니다. 새틴 선레이 마감한 블랙 다이얼에 별도의 창으로 날짜와 요일을 나란히 표시하고, 12시, 6시 방향에 분, 시 카운터를 배치했습니다. 해당 분, 시 카운터만 그라데이션 처리한 것도 돋보입니다. 그리고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드가 위치해 있습니다. 다른 버전과 달리 다이얼 외곽에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타키미터 눈금까지 프린트해 다이얼이 한층 더 복잡해 보입니다.
무브먼트는 ETA/밸쥬 7750 베이스를 수정한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H-21-Si를 탑재했습니다. 칼리버명에서 알 수 있듯 기존의 H-21 버전에서 밸런스 스프링을 자기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첨단 실리콘 소재로 교체했습니다. 앞서 보신 다른 버전에 니바크론™ 밸런스 스프링을 적용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오토 크로노의 국내 출시 가격은 악어 무늬를 엠보싱 처리한 브라운 소가죽 스트랩 모델(Ref. H76726530)이 2백 70만원, 블랙 PVD 코팅 스틸 케이스 및 블랙 소가죽 스트랩 모델(Ref. H76736730)이 2백 90만원, 스틸 브레이슬릿 모델(Ref. H76726130)이 2백 81만원으로 각각 책정됐습니다.
-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오토 크로노 공식 커머셜 필름
언제나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위스 메이드 시계를 선보이는 해밀턴 답게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전 모델 역시 적정하게 책정된 가격대가 매력적입니다. 또한 쉽게 접하기 힘든 슬라이드 룰 회전 베젤을 적용하여 파일럿 워치 특유의 개성을 강조합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타 브랜드 컬렉션과도 오버랩되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훨씬 저렴한 가격대에 스펙은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나름대로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 해밀턴 홍보대사 다니엘 헤니
한편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시리즈의 국내 출시 관련해 해밀턴은 브랜드 홍보대사인 배우 다니엘 헤니(Daniel Henney)와 함께 최근 화보 촬영도 마쳤습니다. 국내 한 비행장에서 촬영된 일련의 화보컷에서 다니엘 헤니는 항공 점퍼를 연상시키는 가죽 재킷 차림에 레이벤 선글라스까지 착용하고 카키 에비에이션 컨버터 오토 크로노 스틸 가죽 스트랩 모델(Ref. H76726530)을 매칭해 실제 파일럿과도 같은 상남자의 포스를 과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