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치 그룹의 양대 하이엔드 시계제조사인 브레게(Breguet)와 블랑팡(Blancpain)이 지난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포시즌스 호텔 서울 7층에서 2020 노벨티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규모 있는 이벤트를 열기 어려운 현실에서 두 브랜드가 프레스 및 바이어들에게 신제품을 선공개하기 위해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한 결과입니다. 브레게와 블랑팡의 올해 주요 신제품을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위주로 먼저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Breguet
클래식 7137(Classique 7137) 신제품입니다. 화이트 골드와 로즈 골드 두 가지 케이스 버전으로 나뉘며,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는 해당 레퍼런스 최초로 블루 다이얼을 적용했습니다. 반면 로즈 골드 케이스에는 무난한 실버 컬러 다이얼을 적용했습니다. 기존의 7137과는 다이얼의 기요셰 패턴이 미묘하게 다르고 문페이즈 디스크 디자인도 차이를 보입니다.
7137과 마찬가지로 아브라함 루이-브레게 시절 제작된 아이코닉한 포켓 워치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은 클래식 7337 신제품입니다. 역시나 화이트 골드와 로즈 골드 두 가지 케이스로 선보이며 각기 다른 다이얼 컬러를 적용했습니다. 기존의 7137과 나란히 놓고 보면 신형 모델의 다이얼 변화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성용 레인 드 네이플 8918(Reine de Naples 8918) 시리즈에 최초로 선보인 화이트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신제품입니다. 마더오브펄에 수공 엔진-터닝 장식을 혼용한 전작들과 비교하면 실물에서 제법 큰 차이를 보입니다. 전작인 마더오브펄 다이얼 버전이 성숙한 여성미를 느낄 수 있다면, 새로운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버전은 한층 밝고 젊어진 느낌입니다.
마린 컬렉션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모델인 마린 뚜르비옹 에콰시옹 마샹 5887(Marine Tourbillon Équation Marchante 5887)의 베리에이션 신제품입니다. 플래티넘 케이스에 블루 컬러 다이얼, 로즈 골드 케이스에 실버 컬러 다이얼을 적용한 전작들의 뒤를 이어, 로즈 골드 케이스에 슬레이트 그레이 컬러 다이얼을 적용했습니다.
마린 컬렉션에 올해 새롭게 추가된 골드 브레이슬릿 버전입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마린 크로노그래프 5527 골드 브레이슬릿 버전과 티타늄 브레이슬릿 버전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브레이슬릿의 골드 중량이 높아서 그런지 실착시 무게감이 상당했습니다. 혹자는 기존 가죽 스트랩 버전에 비해 가격대가 너무 높아진 거 아니냐고 불만을 표시하는데, 솔리드 골드 브레이슬릿의 묵직한 중량감을 직접 느끼시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최근 또 팬데믹의 여파로 골드 가격대가 치솟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가격 책정은 수긍할 만합니다.
마린 알람 뮤지컬 5547 골드 브레이슬릿 버전입니다. 화이트 골드(블루 컬러 다이얼)와 로즈 골드(실버 컬러 다이얼) 버전 각각 역시나 중량감 있는 골드 브레이슬릿을 체결했습니다. 무게감에 비해 브레이슬릿의 각 링크가 유연하게 연결돼 있고 하이엔드 제조사답게 마감처리가 뛰어나기 때문에 손목에 감기는 느낌은 참 좋습니다(골드라서 더 좋게 느껴지는 것은 안 비밀).
마린 하이 주얼리 9509 포세이도니아 모델입니다. 타히티산 마더오브펄 다이얼 위에 지중해 심해에서 서식하는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아(Posidonia oceanica) 해초에서 영감을 받아 인비저블 세팅 테크닉으로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 혹은 버전에 따라 블루 사파이어, 자수정, 루비, 에메랄드, 차보라이트 등의 컬러 젬스톤을 세팅해 화려하게 변주하고 있습니다. 사진 속 제품은 흡사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느낌으로 화이트 마더오브펄 다이얼은 물론 베젤까지 세심하게 선별된 컬러 젬스톤으로 장식했습니다.
Blancpain
이제 블랑팡의 2020년 주요 신제품들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블랑팡은 클래식 라인인 빌레레와 스포츠/다이버 라인인 피프티 패덤즈 양대 컬렉션에 다수의 세일러블(salable)한 제품들을 추가했습니다. 케이스 사이즈 및 다이얼 컬러, 브레이슬릿 유무에 따라 갈래가 나뉘는 베리에이션 신제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빌레레 컴플리트 캘린더(Villeret Complete Calendar) 40mm 신제품입니다. 날짜, 요일, 월을 동시에 표시하는 트리플 캘린더(혹은 컴플리트 캘린더)에 의인화한 달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문페이즈 디스플레이가 어우러진 특유의 레이아웃은 유지하면서 레드 골드 케이스에 선버스트 마감한 미드나잇 블루 컬러 다이얼을 적용해 전작들과 미묘한 차이를 드러냅니다.
빌레레 울트라-슬림(Villeret Ultra-slim) 40mm 신제품입니다. 앞서 보신 컴플리트 캘린더와 마찬가지로 레드 골드 케이스에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미드나잇 블루 컬러 다이얼을 적용해 나름대로 트렌드를 의식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이얼과 매칭을 이룬 미드나잇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Ref. 6651-3640-55)과 레드 골드 브레이슬릿(Ref. 6651-3640-MMB)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입니다.
특히 골드 브레이슬릿의 경우 얇고 길게 뺀 골드 링크를 스위스 르 브라쉬 블랑팡 매뉴팩처의 장인이 손수 바구니를 짜듯 하나하나 꼬아 연결한 결과물입니다. 스탬핑 가공한 일반적인 밀라네즈 메쉬하고는 차원이 다른 브레이슬릿으로 손목에 감기는 느낌이 상당히 좋습니다.
빌레레 컴플리트 캘린더 38mm 신제품입니다. 베스트셀러인 40mm 버전의 뒤를 이어 사이즈를 다변화해 인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데요. 실제로 보면 특유의 클래식한 느낌이 40mm 보다 더 좋습니다. 좀 더 오밀조밀하게 밸런스가 맞는 느낌이랄까요!? 상대적으로 손목이 얇은 아시아 남성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선택지입니다. 참고로 무브먼트도 40mm 버전과 다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돌연 자취를 감췄던 인하우스 자동 칼리버 6763을 다시 소환했습니다.
빌레레 울트라-슬림 38mm 신제품입니다. 기존의 40mm 버전에서 케이스 사이즈가 조금 작아진 대신 외관상의 느낌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더블-스텝 베젤, 골드 소재의 아플리케 로만 인덱스, 세이지 리프(Sage leaf) 모양의 얇은 핸즈 형태 등 컬렉션을 관통하는 기존의 시그니처 코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틸 혹은 레드 골드 케이스로 일반 버전과 베젤 및 다이얼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버전으로 나뉩니다.
마지막 신제품은 피프티 패덤즈 그랜드 데이트(Fifty Fathoms Grand Date) 티타늄 브레이슬릿 버전입니다. 아쉽게도 함께 출시된 피프티 패덤즈 오토매틱(Fifty Fathoms Automatique) 티타늄 브레이슬릿은 이번 행사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뭐 어느 쪽이든 기존의 45mm 라인업에 티타늄 브레이슬릿만 추가했다고 보심 됩니다. 사이즈에 비해 티타늄이라서 확실히 가볍고 에브리데이 워치로 착용하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스포츠 워치 카테고리에서 전 세계적으로 브레이슬릿 모델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블랑팡 코리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피프티 패덤즈(바티스카프 포함) 라인에 브레이슬릿 버전이 계속 확충될 전망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