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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는 로열 오크(Royal Oak)를 등에 업고 고매한 독립 브랜드로 승승장구해 왔지만 종종 이 걸출한 아이콘 때문에 과소평가되곤 합니다. 사실 오데마 피게는 오래 전부터 컴플리케이션 개발에 몰두한 소수의 워치메이커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데마 피게가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퍼페추얼 캘린더와 울트라 씬이었습니다. 윤년을 표시한 최초의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1955년)를 비롯해 가장 얇은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1978년) 등 영광스러운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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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데마 피게의 컴플리케이션에 대한 탐구열은 오늘날 RD 시리즈가 계승하고 있습니다. 오데마 피게 기술력의 결정체인 RD 시리즈는 양산화에 앞서 선보이는 일종의 시제품에 가깝습니다. 2015년에 공개한 로열 오크 콘셉트 RD#1은 로열 오크 콘셉트 슈퍼소너리를 거쳐 코드 11.59 미니트 리피터 슈퍼소너리로 이어졌습니다. 한편, 지난해에는 장장 5년 간의 연구 개발 끝에 두께 2.89mm의 무브먼트를 탑재한 RD#2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 씬(Ref. RO_26586IP-OO-1240IP)을 출시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로 등극한 이 시계는 마지막 담금질을 끝내고 마침내 완전한 모습으로 태어났습니다. 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 씬(Royal Oak Selfwinding Perpetual Calendar Ultra-Thi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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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41mm 케이스의 두께는 6.3mm에 불과합니다. 기존의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Royal Oak Perpetual Calendar, Ref. 26574)와 비교해 3.2mm, 흔히 점보라고 불리는 로열 오크 엑스트라 씬(Royal Oak “Jumbo” Extra-Thin)보다도 1.8mm나 더 얇습니다. 얇은 시계의 장점은 가볍다는 겁니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RD#2와 달리 케이스를 플래티넘이 아닌 티타늄으로 제작했습니다. 대신 베젤은 플래티넘으로 만들어 적당한 중량감과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티타늄과 플래티넘의 조화는 브레이슬릿에서도 계속됩니다. 브레이슬릿은 티타늄인 반면 중간에 삽입한 링크는 플래티넘입니다. 브러시드 처리한 티타늄과 대조적으로 플래티넘은 폴리시드 마감했습니다. 티타늄과 브레이슬릿을 혼용한 다른 로열 오크에서도 볼 수 있는 양식입니다. 케이스 측면에는 캘린더 정보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이 숨어 있습니다. 방수는 20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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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로열 오크 RD#2와 (오른쪽)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 씬

다이얼 구성은 RD#2와 대동소이합니다. 윤년을 포함한 퍼페추얼 캘린더 외에도 문페이즈와 낮과 밤을 알려주는 인디케이터가 있습니다. RD#2와 다른 점은 로열 오크의 상징인 태피스리(Tapisserie) 패턴이 사라졌다는 것, 명확하게 낮과 밤을 구분할 수 있도록 알파벳 D(Day)와 N(Night)을 적었다는 겁니다. 짙은 파란색 다이얼 표면은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처럼 세로로 결을 살렸으나 태피스리 패턴이 없어 심심해 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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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오데마 피게는 어떻게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을까요? 심지어 점보나 기존 퍼페추얼 캘린더와 동일한 베이스 무브먼트(칼리버 2120)를 사용하면서 말이죠. 믿기 어렵겠지만 부품 수는 374개에서 256개로 100개 이상 줄었습니다. 오데마 피게는 3층으로 이루어진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을 단층으로 줄였습니다. 퍼페추얼 캘린더 모듈을 구성하는 여러 부품 중에서도 핵심은 요일, 날짜, 월을 표시하는데 필요한 톱니바퀴와 캠입니다. 톱니바퀴와 캠은 보통 위 아래로 겹쳐져 있는데, 오데마 피게는 톱니바퀴와 캠을 통합하는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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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월치 정보를 통째로 담고 있는 월 톱니바퀴에는 깊이가 조금씩 다른 홈이 있습니다. 이는 30일과 31일 그리고 2월의 마지막 날을 계산할 수 있게 해줍니다. 날짜 톱니바퀴와 캡도 하나로 합쳤습니다. 월과 날짜 톱니바퀴는 같은 레버에 의해 움직입니다. 이 레버는 다시 24시간휠과 연결된 레버와 맞물립니다. 부품 수가 크게 줄어든 이유는 톱니바퀴와 캠을 제어하는 갖가지 레버를 단순화했기 때문입니다. 부품 설계에 변화를 주어 메커니즘을 간소화하는 접근 방식은 간단해 보이지만 오랜 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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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퍼페추얼 캘린더 메커니즘에서 월을 관장하는 캠(month c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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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프와인딩 칼리버 5133. 6시 방향에는 날짜를 표시하는 날짜 톱니바퀴(date wheel)가, 4시 방향에는 48개월치 정보를 담은 월 톱니바퀴(month wheel)가 자리합니다.  월 톱니바퀴에 난 홈에 레버가 들어가고, 그 정도에 따라 날짜 톱니바퀴가 얼만큼 앞으로 움직일지가 정해집니다. 

셀프와인딩 칼리버 5133의 시간당 진동수는 19,800vph(2.75Hz), 파워리저브는 40시간입니다. 두께는 크게 줄었으나 지름은 32mm로, 기존의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버 5134보다 3mm 늘어났습니다. 칼리버 5134에 있는 주(week) 기능은 누락됐습니다. 주를 표시하기 위해서는 중앙에 주 톱니바퀴 하나를 더 설치해야 하므로 두꺼워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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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오크 셀프와인딩 퍼페추얼 캘린더 울트라 씬은 오데마 피게 부티크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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