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벨앤로스(Bell & Ross)는 비행기 칵핏 대시보드 클락에서 영감을 얻은 정사각형 케이스의 파일럿 워치 컬렉션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항상 파일럿 워치만 선보인 건 아닌데요. 파일럿 워치 컬렉션보다 임팩트가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벨앤로스 특유의 디자인 코드를 이어가는 다이버 워치 컬렉션도 해외에선 제법 인기가 있었습니다.
벨앤로스는 창립 이래 꾸준히 다이버 워치를 제작해 왔습니다. 1997년 독일의 시계제조사 진(Sinn)과의 기술 협업을 통해 완성한 하이드로맥스(Hydromax)는 수심 11,100m까지 방수를 보장해 당시 큰 화제를 모았으며, 2002년 선보인 다이버 300은 300m 방수를 지원하는 브랜드 첫 기계식 자동 크로노그래프 시계였습니다. 이어 2007년 런칭한 BR 02 시리즈는 벨앤로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다이버 워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리고 2017넌 벨앤로스는 지금의 BR 03 다이버(Diver) 시리즈를 런칭하기에 이릅니다. 자사의 시그니처인 파일럿 워치 컬렉션의 정사각형 케이스에 세라믹 인서트를 삽입한 단방향 회전 베젤을 갖추고, 독자적인 스크류다운 크라운 설계와 함께 300m 방수를 지원해 프로페셔널 다이버 워치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올해 벨앤로스는 성공적인 BR 03 다이버 시리즈에 두 종의 새로운 버전을 추가합니다. 하나는 BR 03-92 다이버 블랙 매트(BR 03-92 Diver Black Matte)로 다이버 라인업 최초로 매트하게 마감한 블랙 세라믹 케이스를 사용했습니다.
케이스 직경은 42mm, 단방향 회전 베젤 프레임은 물론 60분 눈금을 새긴 인서트 소재 역시 블랙 세라믹이며, 이전 스틸 버전과 마찬가지로 국제 다이버 워치 기준인 ISO 6425를 충족하며 300m 방수 사양을 자랑합니다. 매트한 블랙 다이얼 바탕에 각 아플리케 인덱스 및 핸즈에는 화이트 컬러 특수 야광도료인 수퍼루미노바를 채웠으며, 부분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블랙 러버 스트랩과 함께 매우 견고하게 조직된 블랙 합성 패브릭 스트랩을 추가 제공합니다. 참고로 버클은 세라믹이 아닌 블랙 PVD 코팅 마감한 스틸을 사용했습니다.
BR 03-92 다이버 블랙 매트(Ref. . BR0392-D-BL-CE/SRB)의 리테일가는 아직 미정입니다만, 이전 스틸 버전 보다는 가격대가 조금 높은 3,500 유로(EUR)를 상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 블랙 세라믹 제품임에도 한정판이 아닌 레귤러 에디션으로 출시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또 다른 버전의 신제품은 세라믹이 아닌 브론즈(청동) 케이스로 출시했습니다. BR 03-92 다이버 그린 브론즈(BR 03-92 Diver Green Bronze)가 주인공으로, 구리 함양 92%에 주석 8% 정도를 배합한 CuSn8계 브론즈 합금을 케이스 외장 소재로 사용했습니다(단 알러지 방지 차원에서 케이스백만 스틸). CuSn8 브론즈는 파네라이가 주도적으로 컬렉션 특유의 빈티지 어필을 위한 목적으로 도입한 이래 최근 많은 시계제조사들이 뒤따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거 각종 해양 장비나 다이빙 헬멧의 소재로 선호될 만큼 해수에 강한 내구성을 자랑하며, 시간이 흐를 수록 표면에 발생하는 파티나(녹청)가 나만의 시계를 만들어가는 재미도 부여합니다.
벨앤로스는 2015년 온리 워치에 출품한 BR 01 스컬 브론즈 투르비용(BR 01 Skull Bronze Tourbillon)을 필두로 컬렉션에 브론즈 소재를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같은 해 500피스 한정으로 출시한 BR 01 스컬 브론즈(BR 01 Skull Bronze)를 비롯해, 2016년 500피스 한정으로 선보인 BR 01 마린 인스트루먼트(Instrument de Marine), 2018년 999피스 한정 제작한 BR 03-92 다이버 등 꾸준히 브론즈 에디션을 한정판 형태로 출시했습니다.
새롭게 선보이는 BR 03-92 다이버 그린 브론즈는 작년의 블랙 다이얼 버전에서 다이얼과 베젤 인서트 컬러만 다릅니다. 세라믹 소재로는 다크한 그린 컬러를 뽑기가 어려웠던지, 해당 그린 컬러 인서트는 아노다이징 처리한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습니다. 구수한(?) 브론즈 케이스와 올리브 그린 컬러 다이얼/베젤의 조화로 특유의 레트로한 인상이 한층 배가되는 느낌입니다.
직경 42mm 브론즈 케이스는 수심 300m까지 방수를 보장하며, 무브먼트는 앞서 보신 블랙 매트 세라믹 버전과 마찬가지로 셀리타 자동 베이스(SW300)를 수정한 BR-CAL.302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42시간). 스트랩은 기본 블랙 러버 스트랩 외 카키색 송아지 가죽 스트랩을 추가 제공합니다. 폭이 넓은 형태의 버클 소재 역시 케이스와 동일한 CuSn8계 브론즈입니다.
BR 03-92 다이버 그린 브론즈(Ref. BR0392-D-G-BR/SCA)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총 999피스 한정 제작될 예정이며, 공식 리테일가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전 다이버 브론즈 모델과 동일한 3천 800 유로(EUR) 수준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린다이얼에 브론즈까지 빈티지해서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