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그뢰벨(Robert Greubel)과 스테판 포지(Stephen Forsey)가 이끄는 독립 하이엔드 시계제조사 그뢰벨 포지(Greubel Forsey)의 신제품, GMT 콰드러플 투르비용(GMT Quadruple Tourbillon)을 소개합니다.
GMT 콰드러플 투르비용은 2005년 런칭한 메종의 두 번째 인벤션(이들은 거창하게 ‘발명품’이란 표현을 사용함)인 콰드러플 투르비용을 기반으로, 360° 회전하는 지구를 형상화한 구체(球體)를 통해 GMT와 월드타임을 동시에 표시하는 기존의 시그니처 컴플리케이션을 추가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전작 콰드러플 투르비용처럼 4개의(2쌍의) 투르비용 케이지를 갖춘 특허 받은 다축 투르비용의 설계를 그대로 가져가지만, 다이얼 4~6시 방향과 7~9시 방향에 다소 과장된 형태로 나란히 위치해 있던 특징적인 형태와 기어트레인의 배열을 수정해 언뜻 봐서는 콰드러플 투르비용과의 연계성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각 이너 투르비용은 한 축을 따라 30° 가량 기울어진 형태로 분당 1회전 하는데, 이는 그뢰벨 포지 투르비용을 상징하는 시그니처로 2004년 개발한 더블 투르비용 30°(Double Tourbillon 30°)의 특징적인 설계를 계승한 것입니다. 그리고 바깥쪽 아치형의 축을 따라 투르비용 케이지가 한 번 회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4분(240초)입니다. 전작 콰드러플 투르비용과 눈에 띄는 차이가 하나 있다면, 이 240초 단위를 표시하는 커다란 포인터 핸드가 사라진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픈 워크 가공된 면의 지름도 차이가 있는데 기존의 투르비용 케이지 자리에 커다란 3차원 글로브를 추가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었을 터입니다. 스틸 소재의 각 투르비용 브릿지는 전체 세심하게 블랙(미러) 폴리시드 마감되었으며, 오픈 워크 가공된 면과 무브먼트가 브릿지가 맞닿은 한쪽에 그뢰벨 포지의 이니셜 약자인 GF를 인그레이빙한 골드 플레이트를 덧붙였습니다.
로컬 타임 외 하단에 12시간 단위로 홈 타임(GMT)을 동시에 표시하는 한편, 지구본을 형상화한 티타늄 소재의 글로브가 360° 회전하면서 상단면의 24시간 표시를 통해 낮/밤 시간대를 포함한 24개 타임존을 동시에 표시하는 월드타임 기능도 수행합니다. 그뢰벨 포지 특유의 비대칭형 케이스 좌측면 하단부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삽입한 부분을 통해 정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다른 시간대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파이어 케이스백 한쪽 면에 원형으로 표시한 24시 인디케이션과 도시명 이니셜을 통해 보다 정확하게 해당 지역의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화이트 골드 소재의 케이스 직경은 46.5mm, 두께는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을 포함한 17.45mm이며, 30m 생활 방수를 지원합니다. 무브먼트는 총 705개의 부품과 84개의 주얼로 구성된 새로운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여기에 30° 각도 기울여서 회전하는 인클라인 투르비용 구동 관련한 스페리컬 디퍼런셜 기어 28개와 투르비용 케이지 관련한 부품 총 260개가 추가로 구성되었으며, 티타늄 케이지의 전체 무게는 고작 2.25 그램(g)에 불과해 자율 회전 및 등시성에 기여합니다. 한편 니켈 실버(저먼 실버) 바탕에 팔라듐 도금 처리한 메인 플레이트는 프로스트 가공 및 테두리 베벨링 및 폴리싱 마감되어 특색을 드러냅니다. 텐션의 과부하를 방지하는 일명 슬립핑 스프링을 내장한 배럴의 개수는 총 3개로 약 3일간(72시간)의 넉넉한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며, 다이얼 면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로도 잔여 동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뢰벨 포지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GMT 콰드러플 투르비용은 화이트 골드 케이스로 우선 11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유니크 에디션으로 향후 총 66피스만 한정 제작될 예정입니다. 화이트 골드 버전의 공식 리테일가는 78만 스위스 프랑(CHF)으로, 현 환율 기준 약 9억 2천만 원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