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Hamilton)이 최근 스와치 그룹 코리아 충정로 본사에서 2019년 주요 신제품을 프레스를 대상으로 선공개하는 프리뷰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올해부터 스와치 그룹 브랜드들이 바젤월드에 불참함으로써 최근 로컬 행사가 줄을 잇고 있는데요. 해밀턴은 2019년 어떠한 신제품들로 한 해를 알차게 꾸려갈지 지금부터 함께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Khaki Field Mechanical
카키 필드 메커니컬
가장 먼저 보실 신제품은 해밀턴 군용시계의 전통을 계승한 카키 컬렉션의 메가-히트 베스트셀러 카키 필드 메커니컬입니다. 2018년 38mm 사이즈와 함께 블랙과 브라운 컬러 다이얼에 나토(NATO) 스트랩을 매칭한 형태로 출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요. 이러한 성과에 고무된 해밀턴은 올해 몇 종의 베리에이션 신제품으로 라인업의 확장을 보여줍니다.
군용시계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려 의도적으로 표면을 거칠게 샌드블래스트 마감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의 사이즈는 전작과 동일한 38mm입니다. 하지만 한 버전은 흡사 브론즈 느낌이 나게 스틸 바탕에 특수 PVD 코팅을 입혀 특유의 에이징된 느낌을 선사합니다. 다이얼 컬러도 블랙, 그린, 화이트로 보다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브먼트가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기존의 핸드와인딩(수동) 칼리버 ETA 2801 대신 새로운 수동 칼리버 H-50를 탑재했습니다. ETA 2801을 베이스로 하지만 최근 스와치 그룹의 다른 자동 범용들처럼 배럴 직경을 약간 넓히고 얇고 긴 메인스프링을 사용함으로써 기존 파워리저브 40시간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80시간 파워리저브를 자랑합니다. 무브먼트 업그레이드 사항을 브랜드에서는 특별히 강조하고 있지 않지만, 시계애호가 및 해밀턴 팬들 입장에서는 반색할 만한 큰 변화이며, 카키 필드 메커니컬 라인업의 인기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무브먼트가 업그레이드 되었음에도 출시 가격은 60만 원대 초반으로 이전 버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것 또한 강점입니다. 우븐 나일론 소재의 카키 컬러 나토 스트랩 외 브라운, 다크 그린 컬러 가죽 나토 스트랩을 처음 도입한 것도 눈여겨볼 사항입니다. 해당 가죽 나토 스트랩은 두께가 얇은 편이라 길들이기가 쉽고 금새 유연하게 손목에 감깁니다. 또 조금 밝게 염색 처리되어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태닝이 되면 더 멋스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Khaki Aviation X-Wind Day Date Auto
카키 에비에이션 엑스-윈드 데이 데이트 오토
항공 라인인 카키 에비에이션(Khaki Aviation) 신제품입니다. 해밀턴은 레드불 에어 레이스 월드 챔피언십(Red Bull Air Race World Championship)의 공식 타임키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올해 첫 번째 경기는 2월 초 아부다비에서 열린 바 있습니다. 레드불 에어 레이스 팀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기념하기 위해 올해는 기존 모델을 바탕으로 메탈릭 블루 컬러 다이얼을 적용한 신제품을 이어갑니다.
카키 에비에이션 엑스-윈드 데이 데이트 오토의 케이스 직경은 45mm, 무브먼트는 80시간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자동 칼리버 H-30를 탑재했습니다. 다이얼 9시 방향에 별도의 창으로 날짜와 요일을 나란히 표시하며, 다이얼 외곽 챕터링에 크로스윈드 즉 엑스 윈드(편각, 항공기가 비행하고 있는 방향과 지상 위를 실제 이동하고 있는 방향 사이의 각도) 계산 표시 기능을 추가해 실제 파일럿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기존 스테디셀러의 컬러 베리에이션 형태라 새롭지는 않지만 블루 다이얼의 컬러감이 깊고 그윽해서 좋은 반응이 예상됩니다. 양쪽에 2개씩 리벳(징)으로 장식한 라이트 브라운 컬러 소가죽 스트랩도 파일럿 워치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국내 출시가는 1백 42만 원.
+ 카키 라인의 기타 신제품
카키 에비에이션 엑스-윈드 GMT(Khaki Aviation X-Wind GMT)는 쿼츠 크로노 제품으로 기존 카키 에비에이션 라인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새로운 미드나잇 블루 컬러 다이얼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크로노그래프와 날짜, 그리고 편각 계산 표시 기능과 함께 다이얼 9시에서 11시 방향 사이에 24시 서브 다이얼로 세컨 타임존을 표시하는 GMT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이버 라인인 카키 네이비(Khaki Navy) 신제품으로, 기존 스쿠바 오토(Scuba Auto)의 블루 컬러 베리에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명한 블루 컬러 다이얼에 러버 스트랩까지 블루 컬러를 적용해 산뜻하고 스포티한 인상을 강조합니다. 직경 40mm 스틸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80시간 파워리저브의 자동 칼리버 H-10를 탑재했습니다. 국내 출시가는 1백만 원대 초반으로 기존 출시 제품(블랙 다이얼 버전)과 동일합니다.
Ventura Skeleton
벤츄라 스켈레톤
1957년 탄생한 해밀턴 최초의 전자시계로 1961년 영화 '블루 하와이(Blue Hawaii)'에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착용하면서 전설이 된 벤츄라 컬렉션의 새로운 스켈레톤 한정판입니다. 아이코닉한 벤츄라 고유의 비대칭 케이스 디자인은 여전하지만, 스켈레톤 다이얼의 형태가 이전 버전과는 사뭇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흡사 거미줄을 연상시킨다 해서 해밀턴은 '스파이더 스켈레톤'으로 칭하고 있습니다.
2017년 개봉한 마블의 SF 히어로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Spider Man: Homecoming)'에서 아이언맨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최초로 착용해 스크린으로 먼저 데뷔했으며, 올해 마침내 상용 모델로 출시한 것입니다. 단 999피스 한정 제작한 리미티드 에디션 형태로 말이지요. 전체 블랙 PVD 코팅 마감한 스틸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80시간 파워리저브의 자동 칼리버 H-10를 탑재했습니다. 참고로 기존의 벤츄라 스켈레톤보다 케이스의 곡면처리가 더 유려하고 두께도 얇아져 착용감이 더 좋게 느껴집니다.
+ 벤츄라 라인의 기타 신제품
그 외 오픈하트 형태의 벤츄라 신제품도 있습니다. 다이얼 12시 방향을 오픈워크 처리해 자동 무브먼트의 밸런스 일부를 노출하는데, 컷 아웃된 형태도 벤츄라 케이스를 닮아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케이스 직경은 그리 크지 않지만 다소 두께감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Jazzmaster Auto Chrono
재즈마스터 오토 크로노
아시아권에서 인기가 높고, 특히 국내에서 기계식 시계 입문용으로 많이 추천하는 재즈마스터 라인의 오토 크로노 신제품입니다. 베스트셀러 시리즈의 디자인을 이어가면서 올해는 안트라사이트(무연탄, 그레이 계열)와 다크 블루 컬러 다이얼 버전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42mm 직경의 스틸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ETA/밸쥬 7750을 기반으로 파워리저브를 60시간까지 늘린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H-21를 탑재했습니다. 사파이어 크리스탈 케이스백을 통해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케이스 방수 사양은 100m까지 지원해 실용적입니다.
그리고 올해 눈여겨볼 변화는 스트랩입니다. 엘리게이터 패턴 가공한 카멜, 그레이, 브라운 컬러 소가죽 스트랩 표면을 매트하게 마감해 한층 고급스러워진 느낌입니다. 물론 해당 컬러 다이얼 별로 메탈 브레이슬릿 버전도 지원될 예정입니다. 국내 출시가는 가죽 스트랩 모델 기준으로 2백 28만 원으로 여전히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합니다.
+ 재즈마스터 라인의 기타 신제품
재즈마스터 오픈 하트(Jazzmaster Open Heart) 샴페인 골드 컬러 다이얼 버전입니다. 전 세계 최초로 작년 말 국내에서 먼저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40mm 가죽 스트랩 버전은 1백 16만 원, 메탈 브레이슬릿 버전은 1백 26만 원, 42mm 가죽 스트랩 버전은 1백 31만 원, 메탈 브레이슬릿 버전은 1백 41만원입니다.
슬림한 두께의 케이스에 미니멀한 다이얼 디자인이 돋보이는 재즈마스터 씬라인 오토(Jazzmaster Thinline Auto) 신제품으로, 기존 버전의 컬러 베리에이션입니다. 작년에 샴페인 골드, 그레이 등 비교적 다양한 컬러 다이얼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버건디, 올리브 그린, 화이트 등 보다 과감하거나 무난한 컬러를 동시에 지원해 라인업을 확장합니다. 다이얼을 제외하면 스펙은 이전 버전과 거의 동일합니다. 40mm 직경의 스틸 케이스에 ETA 2892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국내 출시가는 가죽 스트랩 모델 기준으로 1백 18만 원.
재즈마스터 씬라인 스몰 세컨드 쿼츠(Jazzmaster Thinline Small Second Quartz) 신제품입니다. 샴페인 컬러 다이얼에 골드 도금 처리한 양각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핸즈가 고전적인 인상을 강조하며, 6시 방향 스몰 세컨드 카운터만 동심원 패턴과 함께 그레이 컬러 처리해 나름대로 디자인적인 포인트를 주고 있습니다. 60만 원대 초반에 부담 없이 착용하기 좋은(또한 선물하기 좋은) 쿼츠 클래식 워치를 찾는 이들에게 권할 만 합니다.
재즈마스터 크로노 쿼츠(Jazzmaster Chrono Quartz) 신제품입니다. 역시나 블루 컬러 다이얼이 돋보입니다. 그런데 다른 컬렉션의 블루 다이얼과는 또 컬러감이 조금 다릅니다. 좀 더 명도가 밝고 산뜻한 느낌입니다. 케이스 직경은 42mm, 무브먼트는 ETA 쿼츠 크로노그래프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국내 출시가는 1백 3만 원.
+ 아메리칸 클래식 라인의 신제품
아메리칸 클래식(American Classic) 컬렉션의 스피릿 오브 리버티 오토 크로노(Spirit of Liberty Auto Chrono) 신제품입니다. 기존의 심플한 다이얼 디자인을 고수하면서 선버스트 마감한 블루 컬러 다이얼을 접목해 컬러 트렌드를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티나 처리한 브라운 컬러 가죽 스트랩 한쪽에 18세기 활약한 미국의 변호사 앤드류 해밀턴(Andrew Hamilton)이 남긴 유명한 어록 중 "자유가 없는 삶은 비극이다(Without liberty, life is a misery)"를 새겨 해당 라인업이 내포한 모종의 의의를 이어갑니다. 그 외 전체적인 스펙은 기존 버전과 동일합니다. 직경 42mm 스틸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60시간 파워리저브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H-21를 탑재했습니다. 국내 출시가는 2백 30만 원.
스피릿 오브 리버티 오토(Spirit of Liberty Auto) 신제품으로, 올해 브라운(세피아), 샴페인, 그레이(오이스터 그레이) 컬러 다이얼 버전을 새롭게 추가했습니다. 특히 세피아 브라운 다이얼이 스트랩 컬러와도 조화를 이뤄 멋스럽습니다. 가을의 정취가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각 다이얼 컬러에 따라 스트랩도 브라운, 그린, 블루 파티나 처리한 가죽 스트랩을 차등 매칭해 개성을 더합니다. 세 모델 공통적으로 직경 42mm 스틸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80시간 파워리저브의 자동 칼리버 H-10을 탑재했습니다. 국내 출시 가격은 기존 버전과 차이가 없는 1백 30만 원.
Intra-Matic Auto Chrono
인트라매틱 오토 크로노
해밀턴은 2017년 투 카운터 다이얼 디자인이 돋보이는 복고풍 크로노그래프를 아메리칸 클래식 컬렉션을 통해 선보인 바 있습니다. 출시 당시 인트라매틱 68(Intra-Matic 68)로 불린 해당 모델은 제품명에서 예상할 수 있듯 1968년 제작된 해밀턴의 역사적인 크로노그래프 시계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것이었는데요.
1968년 당시 해밀턴은 화이트 다이얼 바탕에 블랙 카운터를 적용한 크로노그래프 A와 블랙 다이얼 바탕에 화이트 카운터를 적용한 크로노그래프 B 시리즈를 나란히 출시했는데, 크로노그래프 A는 흡사 판다의 눈을 연상시킨다 해서 '판다(Panda)' 다이얼로 부르고, 이를 전복한 형태인 크로노그래프 B는 '리버스드 판다(Reversed-Panda, 역-판다)' 다이얼로 구분하곤 했습니다. 이후 50년의 세월이 흐른 2017년, 크로노그래프 B ‘역-판다’ 다이얼 디자인을 재현한 모델이 먼저 출시되었고, 2018년 크로노그래프 A ‘판다’ 다이얼 디자인을 재현한 모델이 후속작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2019년 올해는 ‘역-판다’ 다이얼 디자인을 바탕으로 블랙 대신 블루를 바탕 컬러로 적용한 또 다른 베리에이션이 이어집니다.
새로운 인트라매틱 오토 크로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40mm 직경의 스틸 케이스에 무브먼트는 ETA 7753을 베이스로 수정한 60시간 파워리저브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H-31를 탑재했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100m까지 지원하며, 브라운 컬러 송아지 가죽 스트랩을 매칭해 나름대로 포인트를 줬습니다.
실제로 보면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블루 다이얼의 매트한 컬러감이 인상적이며, 화이트 크로노그래프 카운터 및 타키미터 눈금을 프린트한 화이트 챕터링과의 바이-컬러 조합도 좋습니다. 클래식하면서도 스포티한 인상을 동시에 가지며, 적당한 케이스 사이즈도 오리지널 빈티지 크로노그래프 디자인을 선호하는 팬들에게 어필할 만합니다.
인트라매틱 오토 크로노 블루 & 화이트 '역-판다' 다이얼 버전(Ref. H38416541)은 현재 국내 매장에서도 판매 중이며, 가격은 2백 82만 원입니다.
이상으로 해밀턴의 2019년 주요 신제품들을 살펴봤습니다. 해밀턴은 올해 두드러지게 '튀는' 신제품은 없지만 기존의 인기 모델을 바탕으로 새로운 컬러 다이얼과 새로운 마감 및 소재를 적용한 스트랩 베리에이션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실용주의적인 노선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러 신제품 중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모델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