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CH IT] 예술작품을 손목 위에?
시계 다이얼 위 펼쳐지는 예술 세계는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너무나도 작은 캔버스에 구현해낸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죠. 손목 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지만 예술성만큼은 결코 mini(!)하지 않은 심오한 세계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CARTIER, Ronde Louis Cartier Watch with Wood and Gold Leaf Marquetry
까르띠에는 올해도 아티스틱한 시계들을 대거 소개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롱드 루이 까르띠에를 통해 이전에 시도한 적이 없는 새로운 기법에 도전했는데요. 나무 & 골드 리프 마케트리가 그것으로 24K 골드 리프 위에 나무를 레이어링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희소가치를 지닌 이국적인 마카사르 나무 위에서 마케트리 장인이 깎아내고 사포질하며 나무 위에 무늬와 경계 등 다채로운 디테일을 만들어냅니다. 장인이 무한한 인내심을 가지고 나무 아래를 열심히 파내려 가면 드디어 반짝이는 골드가 그 모습을 드러내죠. 나무 사이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골드의 광택이 이색적인 느낌을 줍니다. 36mm 사이즈 18K 옐로 골드 케이스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카리스마 넘치는 팬더의 모습을 완성했고, 팬더의 두 눈에서는 초록빛 페리도트가 반짝이며 카리스마를 발산합니다. 다이얼 중앙에 팬더 머리를 온전하게 완성하기까지 자그마치 5일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개별 번호를 새긴 30개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입니다.
PIAGET, Altiplano Malachite Marquetry Tourbillon
아트 & 엑셀런스 컬렉션에서 선보이는, 미니어처 스톤 마케트리가 돋보이는 시계로 2015년 메티에 다르로 공식 지정되기도 한 마케트리 예술의 대가 에르베 오브리지와의 협업의 결과물입니다. 그의 아틀리에 역시 프랑스 정부로부터 “프랑스의 살아있는 문화 유산 기업(Entreprise du Patrimoine Vivant)” 마크를 획득했죠. 피아제가 1960년대부터 사랑해온 말라카이트와 라피스라줄리를 다양한 색감으로 레이어링해 일명 볼루테라 불리는 소용돌이 형태를 만들어냈습니다. 보통 3~4mm 두께로 작업하는 일반 마케트리와 달리 섬세하게 커팅한 1mm 두께 스톤 조각을 폴리싱한 후 작업을 시작하는데 하나의 다이얼에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인고의 과정을 거쳐 완성한다고 합니다. 8시 방향에는 시와 분을 표시하는 서브 다이얼이 자리하고 있고, 2시 방향에는 투르비용이 회전하며 다이얼의 소용돌이 패턴과 역동적으로 어우러집니다. 41mm 사이즈 케이스에 맞춰 개발한 울트라씬 기계식 수동 투르비용 칼리버 670P(두께 4.6mm)를 탑재했고, 플라잉 투르비용과 오프센터 아워 인디케이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BLANCPAIN, Villeret Métiers d'Art Binchōtan
블랑팡은 올해 일본 기슈 지역의 우바메가시 참나무로 만든 숯 빙쵸탄을 최초로 시계 다이얼에 적용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빙쵸탄은 40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적 방식으로 만드는 일본 숯입니다. 섭씨 1000~1300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의 점토 화덕에서 우바메가시를 천천히 연소시키면 훌륭한 퀄리티의 숯이 만들어지죠. 빠르게 식히고 다시 빠르게 태우는 과정을 통해 나무 껍질을 재로 태워내 철에 맞먹는 강도와 부드러운 텍스처를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사실 빙쵸탄을 장식적인 목적으로 사용한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지만, 블랑팡 장인은 17세기 일본 기법을 다이얼의 소재로 과감하게 채택했습니다.
빙쵸탄을 깨끗하게 세척한 후 디스크 형태로 깔끔하게 절단하면 표면이 드러나고, 그 표면이 노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겹의 옻칠을 합니다. 그리고나서 2015년 처음 소개한 일본 샤쿠도(Shakudō) 기법을 사용해 손으로 인그레이빙하고 자연스러운 녹청 파티나를 입힌 골드 아플리케 모티브를 다이얼에 올립니다. 또 그랑푀 에나멜링과 함께 인그레이빙한 다이얼에 빙쵸탄을 상감 세공해 장식적인 요소로 활용했습니다. 빌레레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빌레레 메티에 다르 빙쵸탄은 42mm 사이즈의 레드 골드 더블 스텝 케이스로 선보이며, 13R3A 칼리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케이스백 브리지 사이에서 8일 파워리저브 인디케이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JAEGER-LECOULTRE, Métiers Rares Reverso Tribute Enamel
예거 르쿨트르는 세 개의 새로운 리베르소 워치를 통해 고유의 메티에 라르 장식 기법을 보여줍니다. 스위스 화가 페르디낭 호들러(Ferdinand Hodler)의 작품을 시계에 재현해낸 것입니다. 호들러가 세상을 떠난지 100년이 된 것을 기리며 출시하는 리베르소 트리뷰트 에나멜은 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산과 호수의 풍경을 케이스에 담아냈습니다. 시계 앞면은 섬세한 기요셰 패턴이 눈길을 끕니다. 예거 르쿨트르의 기요셰 장인이 백 년의 역사를 지닌 기계를 이용해 패턴을 만들어내는데, 마치 금속을 엮은 듯 착시 효과마저 일으킵니다. 시계 뒷면에는 수작업으로 인그레이빙을 해 마치 작은 캔버스를 보는 듯 합니다(실제로 3cm2에 달하는 작은 공간에 한 폭의 그림을 담아내는 과정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첫번째 1918년 작품 ‘아침 햇살이 비치는 제네바 호수와 몽블랑(Lake Geneva with Mont Blanc in the Morning Light)’을 재현한 모델에서는 핑크와 골드 톤의 아침 햇살을 그려냈고, 거울처럼 서로를 비추는 하늘과 호수의 독특한 빛깔을 수많은 점들로 형상화해 제네바 호수와 몽블랑 산의 평화롭고 고요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두번째 1904년 작품 ‘해 뜨기 전 툰 호수와 대칭 반사(Lake Thun with Symmetric Reflections Before Sunrise)’를 재현한 모델은 호수를 중심으로 펼쳐진 산의 신비로운 블루 컬러가 매력적입니다. 투명한 호수에 비치는 돌,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그린 톤의 맑은 물을 실감나게 표현했습니다. 마지막 1909년 ‘툰 호수, 대칭 반사(Lake Thun with Symmetric Reflections)’를 재현한 모델에서는 늦은 오후 햇살을 받아 일렁이는 호수와 투명한 물에 비친 알프스 산의 정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블루와 화이트 톤의 부드러운 분위기가 고요한 주 호수(Lake de Joux)를 떠올리게 합니다. 리베르소의 상징적인 아르데코 스타일과 아플리케 아워 마커, 도피네 핸즈, 다이얼 중앙의 레일트랙 미닛 서클이 예술작품과 함께 어우러지며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JAQUET DROZ, Petite Heure Minute Smalta Clara
올해 280주년을 맞이한 자케 드로가 특별 제작한 시계 중 하나로 브랜드 최초로 플리카주르 에나멜링 기법을 적용했습니다(라틴어로는 ‘스말타 클라라’로 이것을 이름에 적용했습니다). 자케 드로는 이미 그랑푀 에나멜링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성을 자랑하지만, 1500여 년 전 개발된 플리카주르 기법은 여타 에나멜링 기법에 비해서도 최고난도 기술을 요한다고 합니다. 에나멜링의 경우 화덕에서 깨지지 않도록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 플리카주르는 깨질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깨지는 순간 그 때까지 들인 공은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처음으로 ‘back’이죠). 골드 와이어로 다이얼 위에 일종의 스케치를 하고 그 안을 각기 다른 색으로 채우는 방식으로 제작하는데, 스테인드글라스를 상상하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쁘띠 아워 스말타 클라라는 따로 케이스백이 없어 빛을 그대로 투영하며 컬러를 더욱 빛나게 합니다.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모티브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이 사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7가지 컬러를 사용했고, 다이얼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4일이 소요됩니다. 다이얼 위 예술적인 모티브 외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 2시 방향으로 치우친 서브 다이얼입니다. 쁘띠 아워 미닛 컬렉션의 가장 큰 특징이 오프센터 서브 다이얼인데, 이처럼 2시 방향에 놓은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미적인 요인 때문이기도 합니다. 와인딩 크라운도 2시 방향에 놓아 와인딩 샤프트가 에나멜 사이로 투영되지 않도록 고려했죠.
레이디 8 플라워 워치에 사용한 브랜드의 가장 작은 무브먼트를 탑재했고, 35mm 사이즈의 화이트 골드, 레드 골드 버전을 선보입니다. 각각의 다이얼과 어울리는 새틴 스트랩을 매치했고, 28피스 한정 생산합니다.
CHAUMET, Écritures de Chaumet
스톤 세팅, 기요셰, 마케트리, 그랑푀 에나멜링, 인그레이빙, 미니어처 페인팅 등 주얼리와 시계에 적용할 수 있는 모든 예술적 기법을 다이얼에 접목시키는 것이 특징인 쇼메의 ‘예술의 시간(Time of Artistry)’ 테마에 속한 시계입니다. 쇼메에서 새롭게 소개하는 일명 ‘쇼메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 컬렉션은 브랜드와 깊은 인연을 맺어온 예술, 그중에서도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에 경의를 표하며 역사의 한 장을 시계 위에 기록했습니다. 인상주의 미술의 대가라 손꼽히는 마네, 르누아르, 모네, 반 고흐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고유의 화풍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를 쇼메의 장인이 추상적이면서도 예술적으로 재탄생시킨 것입니다.
반 고흐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W25820-VG1은 옐로 골드 다이얼에 인그레이빙과 마이크로 페인팅을, 르누아르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W25820-RN1은 핑크 골드 케이스에 유화 페인트와 금가루를 사용해 다이얼에 한 폭에 그림을 그려 넣었습니다. 르동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W25820-RD1은 그랑푀 에나멜 기법과 마이크로 페인팅 기법을 접목했는데, 코럴 핑크 새틴 스트랩 마저도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모두 35mm 사이즈 케이스 안에 자동 무브먼트를 탑재했습니다.
DIOR, Grand Bal Pièce Unique Jardins Imaginaires
신비롭고 마법 같은 자연에서 영감을 받는 디올 그랑발 컬렉션에서 10피스의 유니크 피스를 소개했습니다. 꽃잎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로터를 다이얼 앞쪽에 올린 디올 그랑발 자뎅 이매지네어 타임피스는 디올 인베르세 11 1/2 칼리버를 탑재했는데, 골드, 프레셔스 스톤, 유리, 나비 날개와 풍뎅이 날개로 표현한 다양한 꽃과 식물이 풍성하고 컬러풀한 정원의 분위기를 발산합니다. 여기에 케이스 위 불규칙하게 흩뿌린 다이아몬드가 우아하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더하고 있죠. 각각 다채로운 컬러와 소재를 담고 있는 유니크 피스 10개가 무슈 디올의 대담한 창의성과 꽃과 정원을 사랑한 그의 열정에 헌사를 바치고 있습니다.
HERMES, Arceau Pocket Millefiori
얼핏 보면 다이얼에 악어 가죽을 씌운 포켓워치 아니냐?싶지만 흥미롭게도 이 다이얼은 악어 가죽이 아닌 크리스털로 제작한 것입니다. 크리스털 전문 기업인 생-루이(Saint-Louis, 현재 에르메스가 소유하고 있습니다)에서 19세기 문진에서 영감을 얻은 밀레피오리 기술로 완성한 것이죠. 우선 그들만의 비밀 레시피로 만든 블랙 컬러를 달군 크리스털에 혼합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가마의 용해용 단지에서 바로 나온 크리스털에 유리 세공 장인이 공기를 불어넣으면 크리스털 막대로 변신하는데, 이 막대에서 크리스털 가닥을 길게 뽑아내 절단하고, 그 길게 뽑아낸 줄기들을 모아 원하는 모티브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48mm 사이즈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매뉴팩처 자동 무브먼트 H1837을 탑재했고, 케이스백도 블랙 악어 가죽으로 감싸 다이얼과 통일감을 줬습니다. 스트랩도 매트한 블랙 악어가죽으로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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