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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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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1년 제작된 오리지널 리베르소 ⓒ Jaeger-LeCoultre

제1차 세계대전 종식 후 유럽은 건축, 패션, 예술 전반에 걸쳐 새로운 양식에 목말라 있었습니다. 이전 세기 유행한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장식을 차츰 배제하기 시작했고, 외형적으로 단순하면서 대량생산이 유리한 제품이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이지요. 특히 1920년대부터 1930년대에 걸쳐 융성한 아르데코(Art Deco) 사조는 손목시계의 유행과도 궤를 같이하며 역사에 길이 남을 몇몇 중요한 아이코닉 시계를 남겼는데, 올해 100주년을 맞은 까르띠에(Cartier)의 탱크(Tank)가 아르데코의 등장을 예견했다면,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리베르소(Reverso)는 아르데코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은 대표적인 손목시계라 할 수 있습니다. 

아르데코는 1925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현대 장식 미술ㆍ산업 미술 국제전(Exposition Internationale des Arts Décoratifs et Industriels Modernes)에서 유래한 용어로, 원래는 불어로 장식 미술을 뜻하는 용어 ‘아르 데코라티프(Arts Décoratif)’의 약칭입니다. 아르데코는 일반 서술 용어에서 점차 하나의 사조로 발전했고, 건축, 가구, 회화, 패션, 주얼리, 시계 제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능적이면서도 특유의 직선미를 추구한 아르데코는 시계 제조로 넘어오면서 특히 사각 시계 디자인과 위화감 없이 어우러졌고, 리베르소는 아르데코 사조를 향한 예거 르쿨트르의 완벽한 화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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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주둔 영국군 장교들의 폴로 경기 모습

리베르소는 그 고유의 디자인 뿐만 아니라, 다이얼을 보호하기 위해 케이스를 180도 회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혁신적이었습니다. 그 전설적인 탄생 배경은 이렇습니다. 

스위스 사업가 세자르 드 트레이(César de Trey)는 1930년 인도 북부 자이푸르를 방문할 당시 인도 주둔 영국군 장교들이 펼치는 폴로(Polo) 경기에 초대받게 됩니다. 이후 경기를 마친 한 장교가 글라스가 깨진 시계를 보여주며 격한 스포츠 경기에도 착용할 수 있는 견고한 시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게 되지요. 세자르 드 트레이는 그의 오랜 친구이자 스위스 발레 드 주를 대표하는 매뉴팩처 르쿨트르(예거 르쿨트르의 전신)의 최고경영자인 자크 다비드 르쿨트르(Jacques-David LeCoultre)에게 이 문제를 상의했고, 자크 다비드 르쿨트르는 그 해법으로 케이스를 한 바퀴 회전시켜 다이얼을 보호할 수 있는 종류의 시계를 개발, 마침내 1931년 첫 리베르소 시계가 탄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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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케이스 오리지널 설계도 by René-Alfred Chauv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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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대 리베르소 초기 지면 광고 이미지 

케이스 전면부를 옆으로 밀어 회전시켜 시계의 다이얼과 글라스를 보호한다는 발상부터 전례없는 것인 데다, 반전 케이스 하나에도 최소 50개 이상의 부품이 요구되는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었기에 리베르소는 태생적으로 아이콘이 될 운명을 타고난 셈입니다. 

시판된 첫 리베르소 모델은 가로 24mm, 세로 38mm 크기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케이스에 반전하는 케이스 앞뒤 면을 에둘러 가로로 주름이 있는 일명 가드룬(Gadroon) 장식을 추가함으로써 아르데코 특유의 직선미를 더욱 강조했습니다. 또한 블랙 컬러 다이얼에는 야광 도료를 덧바른 얇고 길쭉한 바형의 인덱스를 사용하고, 영문 리베르소 외에는 브랜드 로고조차 생략함으로써 모던하면서 미니멀한 다이얼을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시계의 심장인 무브먼트는 시와 분을 표시하는 얇고 단순한 구조의 사각형 수동 칼리버를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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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3년 제작된 리베르소 블루 래커 다이얼 버전

이후 1937년 오랜 파트너 관계였던 파리 출신의 시계 제작자 에드몽 예거(Edmond Jaeger)가 회사 경영에까지 참여함으로써 자크 다비드 르쿨트르와 에드몽 예거의 이름을 각각 따서 예거 르쿨트르라는 새로운 회사/브랜드명이 공식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리베르소는 예거 르쿨트르라는 현 브랜드명을 최초로 표기한 손목시계 컬렉션이라는 점에서도 브랜드 역사에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후 리베르소는 기계식 시계 업계 전반이 침체기를 겪은 1970년대를 제외하곤 꾸준히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었고, 어느덧 현대 손목시계의 클래식 중 하나로 우뚝 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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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8년 시판된 리베르소 모델

1980년대 초반에는 처음으로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한 리베르소가 제작되었고, 1985년에는 이전 케이스 대비 두께가 얇지만 방수 성능을 강화한 새로운 케이스와 함께 컬렉션이 전면 재편성되었습니다. 이후 리베르소 탄생 60주년을 맞은 1991년에는 새로운 사이즈의 케이스와 함께(일명 그랑 테이유) 다이얼 면에 동력의 잔량을 표시해주는 파워리저브 인디게이터와 날짜 표시 기능을 갖춘 한정판 모델을 선보였고, 1993년에는 리베르소 첫 투르비용 모델을, 1994년 리베르소 첫 미닛 리피터 시계를 연달아 선보임으로써 리베르소의 새로운 중흥기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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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3년 한정 제작한 리베르소 첫 투르비용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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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출시된 리베르소 첫 미닛 리피터 모델 

또한 1994년 컬렉션 최초로 듀오페이스(Duoface, 양면 다이얼) 컨셉을 도입, 다이얼 앞면에는 현재 시각을, 뒷면에는 세컨드 타임존을 표시해 출장과 여행이 잦은 이들로부터 특히 각광을 받았습니다. 1996년에는 크로노그래프와 레트로그레이드 기능을 양면 다이얼에 각각 조화시킨 또 하나의 참신한 리베르소를, 세계적인 럭셔리 그룹 리치몬트(Richemont)에 합류한 해인 2000년에는 컬렉션 최초로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의 리베르소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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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출시된 리베르소 첫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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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발표한 리베르소 셉땅티엠 플래티넘 버전(500피스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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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제작된 리베르소 투르비용 플래티넘 넘버 2 (500피스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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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런칭한 리베르소 스쿼드라 라인의 월드 크로노그래프 모델

새 밀레니엄과 함께 리베르소 탄생 70주년을 맞은 2001년에는 빅 데이트, 듀얼 타임, 데이앤나이트 기능을 갖추고 8일간의 롱 파워리저브 무브먼트를 탑재한 리베르소 셉땅티엠(Reverso Septantieme) 한정판을 발표하고 이듬해에는 플래티넘 케이스에 무브먼트와 다이얼을 스켈레톤 가공한 리베르소 플래티넘 넘버 1 한정판 모델을, 이후 리베르소 75주년을 맞은 2006년에는 기존의 직사각형 케이스를 변형한 정사각형 케이스의 리베르소 스쿼드라(Reverso Squadra)를 런칭하고, 같은 해 손목시계 역사상 최초로 총 3개의 다이얼을 하나의 시계 안에 구현한 리베르소 그랑 컴플리케이션 트립티크(Reverso Grande Complication Triptyque)를 선보여 시계 애호가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 특별한 시계는 시간(다이얼 앞면) 외 별의 운행 주기를 보여주는 항성시와 황도십이궁, 일출과 일몰 시간을 반영한 균시차(다이얼 뒷면)는 물론, 케이스 안쪽 바닥 면에는 퍼페추얼 캘린더까지 표시해 복잡시계의 한 경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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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선보인 리베르소 그랑 컴플리케이션 트립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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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제작된 리베르소 자이로투르비용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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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제작된 리베르소 미닛 리피터 리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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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그랑 리베르소 울트라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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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그랑 리베르소 울트라 씬 듀오페이스

하지만 리베르소의 진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2008년에는 투르비용 메커니즘에 보내는 경의의 의미를 담아 두 개의 축을 따라 회전하는 스페리컬 투르비용을 적용한 리베르소 자이로투르비용 2(Reverso Gyrotourbillon 2)를, 리베르소 80주년을 맞은 2011년에는 1930년대 초창기 리베르소를 연상시키는 얇고 우아한 케이스가 돋보이는 그랑 리베르소 울트라씬(Grande Reverso Ultra Thin) 시리즈를 비롯해, 리베르소 미닛 리피터 리듀(Reverso Repetition Minutes a Rideau)와 같은 미닛 리피터 기능에 다이얼 전면이 마치 커튼처럼 덮개가 열리고 닫히는 형태의 독창적인 컴플리케이션을 완성했습니다. 


# 현행 대표 라인업  

리베르소 트리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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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트리뷰트 캘린더 핑크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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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트리뷰트 문 스틸 (2017년 신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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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트리뷰트 듀오페이스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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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트리뷰트 듀오페이스 핑크 골드 (2017년 신제품) 

리베르소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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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르소 클래식 라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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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클래식 스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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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클래식 라지 스몰 세컨드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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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클래식 라지 듀오페이스 핑크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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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클래식 라지 듀오페이스 스틸

리베르소 클래식 스몰 듀에토 핑크 골드 모델.jpg
- 리베르소 클래식 스몰 듀에토 핑크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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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클래식 스몰 듀에토 스틸

리베르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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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원 듀에토 문 핑크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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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원 듀에토 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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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원 리에디션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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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원 코르도네 핑크 골드 & 스틸 

그리고 리베르소 85주년을 맞은 2016년에는 리베르소 클래식(Reverso Classic) 라인의 사이즈를 스몰, 미디엄, 라지로 일괄 정리하고, 여러 모델에 자동 무브먼트를 탑재해 현대 시계 애호가들의 편의성을 고려했습니다. 더불어 오리지널 리베르소에서 영감을 얻은 리베르소 트리뷰트(Reverso Tribute) 컬렉션을 새롭게 전개하며, 리베르소 트리뷰트 자이로투르비용, 리베르소 트리뷰트 캘린더, 리베르소 트리뷰트 듀오를 연달아 선보였습니다. 

한편 고객들이 취향껏 다이얼의 소재와 컬러, 스트랩 종류 등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인그레이빙, 보석(및 스톤) 세팅, 에나멜 페인팅 등을 의뢰할 수 있는 일종의 맞춤 서비스인 아뜰리에 리베르소(Atelier Reverso) 컨셉을 새롭게 도입해 구매 단계에서 별도의 디지털 앱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특별한 리베르소 시계를 주문,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뜰리에 리베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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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좌측부터, 카본 파이버, 그린 마블, 타이거 아이 다이얼 순. 
리베르소 클래식 라지 듀오를 바탕으로 시계 뒷면 다이얼을 다양한 소재와 컬러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익셉셔널 피스 (리미티드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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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베르소 트리뷰트 자이로투르비용 플래티넘 (75피스 한정)

아르데코 스타일을 반영한 브랜드의 시그니처 컬렉션에서 85년 여의 세월을 관통하는 동안 손목시계의 아이콘으로 성장한 리베르소. 오랜 역사 속에서도 리베르소가 화석화된 클래식에 그치지 않고 다채로운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리베르소가 지닌 태생적인 독창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형에 비해 디자인적으로 다소 제약이 따르는 사각형의 공간적 한계를 리베르소는 전복 가능한 케이스의 앞뒤 면 다이얼을 모두 사용하는 혁신적인 듀오페이스 컨셉을 비롯해, 케이스백 인그레이빙 및 에나멜  미니어처 페인팅과 같은 예술적인 기법까지 영리하게 활용함으로써 시계 디자인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습니다. 시계를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닌 하나의 예술적 오브제로 바라볼 때 리베르소는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실험을 통해무궁무진한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예거 르쿨트르의 가장 전통적인 컬렉션임에도 가장 아방가르드한 컬렉션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리베르소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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