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Watch in Sparkle> 컬럼에서는 스위스 발레드쥬에 기반을 둔 워치메이커 로맹 고티에(Romain Gauthier)의 로지컬 원 시크릿 시리즈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심지어 모두 유니크 피스로만 소개한 '귀한' 피스입니다.
로맹 고티에의 창립자 로맹 고티에는 1975년 스위스 발레드쥬 르 상티에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하이엔드 워치메이킹에 대한 열정을 키워온 인물입니다. 정밀 기계학을 전공한 그는 시계 업계에서 기계 프로그래머로서의 경험을 쌓았고, 현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2006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그리고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HM 컬렉션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HMS, 2013년에는 로지컬 원 컬렉션을 선보이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제네바 그랑프리 남성 컴플리케이션 시계 부문에서 수상하는 저력을 보여줍니다. 워치메이킹의 전통적 요소를 고수하는 동시에 깔끔하고 모던한 디자인에 정밀 마이크로 엔지니어링을 결합하는 것이 로맹 고티에 시계의 특징입니다.
_로맹 고티에
로맹 고티에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무브먼트가 로지컬 원입니다. 2013년 제네바 그랑프리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브랜드의 시그너처 무브먼트 로지컬 원은 예술적 측면과 혁신적 측면을 함께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체인앤퓨제 스타일을 재해석한 무브먼트로 메인 스프링 배럴로부터 동일한 힘을 전달하는 컨스턴트 포스(constant force) 메커니즘으로 정확성을 높였습니다. 로지컬 원 시크릿은 바로 여기에 일종의 시크릿 워치처럼 커버를 덮어 그 커버 부분을 일종의 예술미를 발산할 수 있는 캔버스로 활용하는 시계입니다.
_로지컬 원
케이스밴드 4시 방향을 누르면 커버가 열리면서 사파이어 크리스털 안으로 로지컬 원 무브먼트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브랜드 고유의 스네일 캠과 루비-링크 체인을 비롯해 밸런스 휠, 손으로 장식한 브리지, 로맹 고티에가 개발한 트라이앵글 팔렛 레버 등의 디테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뒷면에서는 46시간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를 비롯해 아름다운 피니싱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럼 커버 장식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전하는 로지컬 원 시크릿 시리즈를 하나하나 살펴볼까요?
Logical One Empire’s Secret – Song Dynasty
첫 번째는 중국의 송나라가 주인공이 된 로지컬 원 엠파이어스 시크릿 - 송 다이너스티(Logical One Empire's Secret - Song Dynasty)입니다. 18K 레드 골드 케이스에 레드 골드 커버를 채택했는데, 커버 윗부분에 12세기 중국의 모습을 주로 그린 화가 장택단(1085-1145)이 그린 청명상하도(Along the River During the Qingming Festival, 중국의 모나리자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에서 가져온 풍경을 마이크로 페인팅 인그레이빙으로 구현해냈습니다. 커버 아래 절반 정도는 미리 폴리싱 처리해 거울처럼 반짝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오프센터 창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화이트 에나멜 다이얼 위에서는 시침과 분침, 스몰 세컨즈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커버를 열면 커버 안쪽에서 또 한번 놀라운 광경과 마주하게 됩니다. 앞에서 보았던 청명상하도의 광경이 풀 버전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시장의 모습, 동물, 배 등을 핸드 인그레이빙과 핸드 페인팅으로 완성했습니다.
Logical One Secret Diamond & Rubies
이번에는 젬스톤을 적용한 버전들입니다. 로지컬 원 시크릿 다이아몬드는 총 7캐럿 정도에 이르는 181개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그야말로 '눈부시게' 반짝입니다. 일반적인 젬스톤 세팅보다 더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인비저블 세팅에는 숙련된 젬세터와 다이아몬드 커터가 모두 필요합니다. 스톤을 지지하고 있는 금속 부분이 보이지 않도록 인비저블 세팅하기 위해서는 세팅되는 면에 따라 매우 섬세하게 잘라내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죠(그 과정에서 스톤을 망가트릴 위험이 크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로지컬 원 시크릿 루비는 거의 10캐럿에 달하는 185개의 바게트 컷 버마산 루비를 화이트 골드 케이스 커버, 러그, 버클 등에 인비저블 세팅해 그야말로 불타는 듯한 강렬한 레드 빛을 선사합니다. 루비는 매우 희소 가치를 지닌 스톤인데다가 특히 버마산 루비는 풍성하고 비비드한 레드 컬러가 매력적입니다. 케이스 커버 단면이 곡선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버전과 동일하게 일일이 손으로 루비를 인비저블 세팅하는 과정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화려한 옷으로 드레스업 한 이 두 버전 모두 시계 안에는 역시 다른 로지컬 원 시크릿과 동일하게 외관 못지 않게 '아름다운' 로지컬 원 무브먼트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커버를 열면 한 눈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Logical One Secret Kakau Höfke
마지막은 로지컬 원 시크릿 카카우 회프케입니다. 이번에는 커버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자 브라질 리우데자이루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도 구속자(Christ the Redeemer) 동상의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는 로맹 고티에에게 특별한 도시입니다. 리우 출신의 아내 애나(Anna)와 함께 매년 찾는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열의 브라질 도시에 경의를 표하고자 그는 아티스트 카카우 회프케(Kakau Höfke)의 작품을 재해석했습니다. 카카우 회프케는 로맹 고티에의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해 준 아내의 친구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고향인 리우데자네이루를 주제로 캔버스에 아크릴 작업을 하는 그녀의 작품이 로지컬 원 시크릿의 18K 화이트 골드 커버 위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코파카바나 언덕과 이파네마 해변가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이를 352개의 미러 폴리싱한 미니어처 옥(jade)과 아게이트(agate) 타일 조각을 마이크로 상감 세공하는 방식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시간과 분을 표시하는 서브 다이얼에는 보랏빛 라벤더 옥을 상감 세공해 독특한 느낌을 전합니다. 제네바에 위치한 아틀리에 올리비에 보셰(Olivier Vaucher)와 손잡고 3면 혹은 4면으로 이뤄진 두께 0.5mm에 길이 1mm~2mm 크기의 타일 조각들을 일일이 손으로 맞춰가며 완성했습니다. 시계를 완성하기까지 3개월이나 소요되었다고 하니 한 점의 마스터피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이 네 피스의 시계는 각각 유니크 피스로 모두 전 세계 한 피스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시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