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얼터너티브’ 컬럼에서는 다이얼에 카무플라주(Camouflage) 패턴을 넣은 시계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프랑스어로 위장(僞裝)을 뜻하는 카무플라주는 아시다시피 그간 주로 군대에서 많이 사용돼 왔는데요. 언젠가부터는 패션계 전반에 유행처럼 번지며 옷, 가방, 액세서리 소품 등 다양한 물품들에 카무플라주 패턴이 활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비단 패션시계 뿐만 아니라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에서도 카무플라주 패턴 시계를 만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다음 소개할 세 브랜드의 신제품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 크로노파이터 오버사이즈 블랙 애로우 트릴로지 세트 (100피스 한정)
Graham, Chronofighter Oversize Black Arrow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 영국 런던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시계제작자 조지 그라함(George Graham, 1673~1751)의 이름을 빌려오고 그의 후계자를 표방하는 스위스 라쇼드퐁의 시계 브랜드 그라함(Graham)의 시계부터 함께 보시겠습니다.
그라함은 2014년 런칭한 크로노파이터 오버사이즈 블랙 애로우(Chronofighter Oversize Black Arrow) 라인을 통해 제법 다양한 디자인의 카무플라주 패턴 다이얼 시계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그린, 블루, 베이지 컬러 카무플라주 패턴 다이얼을 각각 적용한 일명 ‘트릴로지’ 시리즈가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해부터는 디지 카모(Digi Camo, 디지털 카무플라주의 줄임말)라는 이름의 좀 더 패턴이 촘촘하고 디지털화된 픽셀 프린트 다이얼을 적용한 새로운 라인업을 추가로 전개할 만큼 스위스 고급 시계제조사들 중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카무플라주 다이얼 시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 크로노파이터 오버사이즈 블랙 애로우 디지 카모 시리즈
그라함은 47mm에 달하는 커다란 직경의 블랙 PVD 코팅 마감한 스틸 케이스에 수류탄의 기폭장치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크라운 가드와 푸시버튼이 어우러진 특유의 시그너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다이얼 및 스트랩에 카무플라주 패턴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형부터 상당히 볼드한데다 카무플라주 패턴까지 어우러지니 남성적인 밀리터리 워치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 크로노파이터 오버사이즈 블랙 애로우 디지 카모 시리즈에 적용된 레이저 컨트롤 시스템
크로노파이터 오버사이즈 블랙 애로우 라인업 전 모델의 무브먼트는 현재는 시티즌 그룹의 일원이 된 라쇼드퐁의 무브먼트 스페셜리스트 라주페레(La Joux Perret)가 밸쥬 7750을 바탕으로 수정한 G1747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다이얼면 3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드(영구 초침)를, 6시 방향에는 30분 카운터를, 8시 방향에는 날짜창을 표시하며, 디지 카모 버전에는 독창적인 레이저 컨트롤 시스템(Laser Control System)을 추가로 적용하여, 다이얼 9시 방향에 위치한 역삼각형 모양에 레이저 포인터를 비추면 흡사 홀로그램처럼 벽면에 총 24시간 타임존을 지도처럼 펼쳐 보여줍니다. 또한 소리의 발생 장소로부터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텔레미터(Telemeter) 눈금도 다이얼 외곽에 함께 표시하고 있습니다.
- 크로노파이터 오버사이즈 네이비실 재단 리미티드 에디션
한편 지난해 말에는 크로노파이터 오버사이즈 블랙 애로우 시리즈를 통해 미국의 해군 엘리트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재단(Navy SEAL Foundation)을 위한 500개 한정의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블랙 코팅 케이스와 어우러진 그레이 컬러 카무플라주 패턴 다이얼이 특유의 스텔스한 느낌을 선사해 실제 특수부대 소속 군인들에게도 잘 어울릴 만한 시계였습니다.
- BR03-92 블랙 카모
Bell & Ross, BR03-92 Black Camo
다음 보실 브랜드는 정사각형 케이스의 파일럿 컬렉션으로 일가를 이룬 벨앤로스(Bell & Ross)의 2017년 신제품 BR03-92 블랙 카모(Black Camo)입니다.
벨앤로스는 10년 전인 2007년부터 팬텀(Phantom)으로 명명한 모노크롬 카무플라주 컨셉을 도입한 바 있고, 2009년에는 블랙과 다크 그레이가 어우러진 바이-컬러 조합의 코만도(Commando) 버전을 GIGN(프랑스 국립 전투경찰 스페셜 작전 유닛)과 RAID(프랑스 국립 엘리트 경찰단)를 위한 일부 특별한 한정판 모델에 적용해 왔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세 가지(트라이) 컬러 조합의 보다 친숙한 카무플라주 패턴 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BR03-92 블랙 카모는 가로 x 세로 42mm 직경의 블랙 세라믹 케이스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BR03-92 오로룸(Horolum) 모델에서 브랜드 최초로 적용한 더블 오버랩핑 플레이트, 일명 ‘샌드위치’ 구조의 다이얼 사이에 블랙 컬러 수퍼루미노바를 채워 카무플라주 컨셉에 맞게 은근하게 개성을 드러냅니다. 무브먼트는 셀리타 베이스를 수정한 자동 BR-CAL.302 칼리버를 탑재.
- 아쿠아레이서 카무플라주 블루 카모 버전
TAG Heuer, Aquaracer Camouflage
올해는 태그호이어(TAG Heuer)에서도 카무플라주 제품이 출시되었는데요. 다이버 라인인 아쿠아레이서를 통해 전개하며, 시계명에도 카무플라주가 함께 병기되고 있습니다.
아쿠아레이서 카무플라주는 다이얼 및 스트랩 컬러에 따라 블루 계열 컬러 카모 버전과 카키 컬러 버전 2종류로 선보이며, 공통적으로 케이스 직경은 43mm, 블랙 PVD 코팅 마감한 그레이드 2 티타늄 소재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블루 카모 버전에는 블랙 세라믹 인서트 베젤을, 카키 버전에는 다크 그린 컬러로 아노다이즈 코팅 마감한 알루미늄 인서트 베젤을 각각 차등 적용했으며, 스트랩 역시 블루 카모 버전에는 역시나 블루 계열의 카무플라주 패턴 나토 스트랩을, 카키 버전에는 단일 카키 컬러 패브릭 스트랩을 적용해 전체적인 통일감을 주고 있습니다.
두 모델 공통적으로 무브먼트는 자동 칼리버 5를 탑재했으며, 케이스 방수 사양은 다이버 컬렉션인 만큼 300m까지 지원하고, 블랙 PVD 코팅 마감한 솔리드 케이스백 중앙에는 아쿠아레이서 라인 특유의 다이빙 헬멧 인그레이빙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까지 보신 카무플라주 다이얼 시계들 중에서 어떤 브랜드 시계가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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