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요트 경주대회인 아메리카 컵(America's Cup)이 마침내 지난 5월 26일 북대서양의 작은 섬인 버뮤다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1851년 영국 남부 해안에서 시작된 아메리카 컵은 올해로 개최 35회를 맞았는데요. 지난 회(2013년)에 이어 올해 역시 루이 비통(Louis Vuitton)이 메인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며- 루이 비통은 1983년부터 이 대회를 공식 후원하고 있음- BMW, 오라클, 그리고 처음으로 이탈리아 시계 브랜드인 오피치네 파네라이(Officine Panerai)가 공식 파트너로 선정되었습니다.
- 오라클 팀 USA ⓒ Oracle Team USA
제35회 아메리카 컵은 5월 26일부터 6월 2일까지 1대1로 돌아가며 예선전을 펼치며, 6월 4일부터 8일까지 플레이오프 세미 파이널을 거쳐, 6월 10일부터 12일까지 플레이오프 파이널을, 그리고 마침내 6월 17일부터 27일까지 본격적인 최종 매치를 진행합니다. 지난 회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오라클 팀 USA(Oracle Team USA)는 디펜더(Defender) 자격으로 참가하며, 스웨덴의 아르테미스 레이싱(Artemis Racing), 뉴질랜드의 에미레이츠 팀 뉴질랜드(Emirates Team New Zealand), 프랑스의 그룹파마 팀 프랑스(Groupama Team France), 영국의 랜드 로버 바(Land Rover BAR), 일본의 소프트뱅크 팀 저팬(SoftBank Team Japan)은 새로운 우승 타이틀에 도전하는 챌린저(Challenger)로서 출전합니다.
- 오라클 팀 USA ⓒ Oracle Team USA
요트에 관심이 적은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못받고 있지만, 세계적으로는 많은 이목이 쏠리는 큰 대회다보니 각국의 출전팀에는 여러 글로벌 브랜드들이 스폰서로 달라붙게 되는데요. 흥미롭게도 올해 총 여섯 팀 중 프랑스를 제외한 다섯 팀에 시계 전문 브랜드들이 스폰서로 참여해 눈길을 끕니다. 고로 이달 ‘포커스 오브 더 먼스’ 컬럼에서는 제35회 아메리카 컵을 후원하는 시계 브랜드를 한 자리에 모아봤습니다.
Oracle Team USA & Panerai
2010년과 2013년 2회에 걸쳐 아메리카 컵 우승을 차지한 미국의 오라클 팀 USA는 올해 AC72 보트와 함께 통산 세번째 챔피언 트로피에 도전합니다. 지난 2013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4회 아메리카 컵 출전 당시 태그호이어의 후원을 받았던 오라클 팀 USA는 올해는 파네라이와 처음으로 손을 잡았으며, 새로운 파트너십을 기념하기 위해 파네라이는 재빨리 총 3가지 버전의 오라클 팀 USA 스페셜 에디션을 출시했습니다(물론 해당 시계는 오라클 팀 USA 공식 시계로써 선수들에게 먼저 제공되었습니다).
지난 SIHH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파네라이의 오라클 팀 USA 스페셜 에디션은 2종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버전(플라이백 크로노 및 레가타 기능의 크로노)과 1종의 수동 타임온리 버전으로 나뉘며, 그 기능 뿐만 아니라 각각의 케이스 소재도 블랙 세라믹, 티타늄, 스틸 이렇게 차등 적용해 특색을 드러냅니다.
- 루미노르 1950 오라클 팀 USA 3 데이즈 크로노 플라이백 오토매틱 세라미카 - 44mm PAM00725
루미노르 1950 오라클 팀 USA 3 데이즈 크로노 플라이백 오토매틱 세라미카(Luminor 1950 Oracle Team USA 3 Days Chrono Flyback Automatic Ceramica, PAM00725)는 총 200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44mm 직경의 매트한 블랙 세라믹 케이스에 플라이백 기능을 지원하는 인하우스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P.9100를 탑재했습니다. 블랙 컬러 다이얼에는 어김없이 아메리카 컵을 상징하는 블루와 레드 컬러가 적절히 배합되었으며, 플랜지에는 특정 구간의 평균 속도를 계측할 수 있는 타키미터 스케일도 잊지 않았습니다.
- 루미노르 1950 레가타 오라클 팀 USA 3 데이즈 크로노 플라이백 오토매틱 티타니오 - 47mm PAM00726
역시나 총 200피스 한정 제작된 루미노르 1950 레가타 오라클 팀 USA 3 데이즈 크로노 플라이백 오토매틱 티타니오(Luminor 1950 Regatta Oracle Team USA 3 Days Chrono Flyback Automatic Titanio, PAM00726)는 47mm 직경의 티타늄 케이스에 레이서들이 경기 시작점을 지나는 순간을 카운트다운할 수 있는 레가타 기능을 접목한 인하우스 자동 P.9100/R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앞서 보신 44mm 세라미카 버전과 마찬가지로 100m.
- 루미노르 마리나 오라클 팀 USA 8 데이즈 아치아이오 - 44mm PAM00724
오라클 팀 USA 스페셜 에디션 중 유일한 수동 시계인 루미노르 마리나 오라클 팀 USA 8 데이즈 아치아이오(Luminor Marina Oracle Team USA 8 Days Acciaio, PAM00724)는 직경 44mm 스틸 케이스에 8일간의 넉넉한 파워리저브를 보장하는 인하우스 수동 P.5000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케이스 방수 사양은 300m. 이 모델 역시 총 200피스 한정.
에미레이츠 팀 뉴질랜드 ⓒ ETNZ
Emirates Team New Zealand & Omega
뉴질랜드의 에미레이츠 팀 뉴질랜드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시계 브랜드 중에는 오메가와 손을 잡았습니다. 오메가와 에미레이츠 팀 뉴질랜드(이니셜 약자로 ETNZ로도 표현)와의 파트너십은 뉴질랜드의 전설적인 세일러이자 스키퍼(선장)인 피터 블레이크(Peter Blake, 1948-2001)와의 인연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그 사후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ETNZ를 후원하며 주기적으로 다이버 컬렉션인 씨마스터(Seamaster) 라인에 일련의 ETNZ 한정판 모델도 출시해왔습니다.
- 씨마스터 다이버 300m ETNZ
오메가는 이미 2015년 ETNZ의 제35회 아메리카 컵 출전을 기념하는 씨마스터 다이버 300m ETNZ(Seamaster Diver 300M ETNZ)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직경 44mm 그레이드 5 티타늄 케이스와 함께 다이얼 역시 샌드 블래스트 마감한 그레이드 5 티타늄 소재를 사용했으며, 다이얼 3시 방향 30분 카운터 바탕에 레가타 카운트다운 시간을 함께 표시하는 5분 카운트다운 인디케이션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기존의 ETA/밸쥬 7753 베이스를 바탕으로 컬럼휠 및 코-액시얼 이스케이프먼트와 Si14 실리콘 헤어스프링 부품으로 대폭 수정한 오메가 3330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스크류인 케이스백에는 파도 문양과 함께 ETNZ 로고를 함께 엠보싱 각인해 ETNZ 스페셜 에디션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 참고로 오메가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씨마스터 컬렉션에 제35회 아메리카 컵을 기념하는 2종의 ETNZ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런데 아직 엠바고가 풀리기 전이라 추후 따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아르테미스 레이싱 ⓒ Artemis Racing
Artemis Racing & Ulysse Nardin
19세기 마린 크로노미터 제조사로서 바다와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는 율리스 나르당은 스웨덴의 요트 경주팀인 아르테미스 레이싱을 지난 수년 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율리스 나르당 역시 앞서 보신 오메가처럼 제35회 아메리카 컵 일정이 공개되기가 무섭게 바로 아메리카 컵 스페셜 한정판 시계를 선보인 바 있는데요. 총 250피스 한정 제작된 마린 다이버 아르테미스 레이싱 리미티드 에디션(Ref. 263-10LE-3/93-ARTEMIS)이 그것입니다.
- 2015년 출시된 마린 다이버 아르테미스 레이싱 리미티드 에디션
직경 44mm 스틸 케이스에 블루 컬러 다이얼 바탕에는 아르테미스 레이싱 팀의 세일링 보트와 함께 6시 방향 스몰 세컨드 다이얼 테두리에는 'Challenger 35th America’s Cup Artemis Racing’ 문구를 새겨 아르테미스 레이싱의 35회 아메리카 컵 도전을 기원하고 있으며, 인덱스 및 핸즈, 12시 방향의 아르테미스 레이싱 로고, 러버 스트랩에까지 아르테미스 레이싱 팀의 상징 컬러인(더불어 스웨덴 국기에 사용된 컬러이기도) 옐로우 엑센트를 더해 해당 리미티드 에디션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브먼트는 UN-26 자동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솔리드 케이스백 중앙에도 아르테미스 레이싱 경주 보트와 함께 제35회 아메리카 컵 출전과 관련한 문구를 새겨 특별함을 더했습니다.
- 2017년 신제품, 다이버 크로노그래프 아르테미스 레이싱 리미티드 에디션
율리스 나르당은 올초 열린 SIHH에서도 아르테미스 레이싱과의 파트너십을 기념한 250피스 한정 모델을 선보였는데요. 올해는 크로노그래프 버전(Ref. 353-98LE-3/ARTEMIS)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다이버 크로노그래프 아르테미스 레이싱 에디션은 직경 45.8mm 스틸 케이스 바탕에 매트한 블루 러버를 몰딩 마감해 이전 아르테미스 레이싱 모델보다 한층 독특한 인상을 주며, 무브먼트는 UN-35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4헤르츠, 파워리저브 약 42시간). 솔리드 케이스백 중앙에는 아르테미스 레이싱 세일링 보트를 사실적으로 새긴 스틸 메달리온이 추가돼 있으며, 케이스 방수 사양은 200m.
- 2017년 신제품, 마린 레가타
아르테미스 레이싱 에디션은 아니지만 크로노그래프 외에 별도의 레가타 카운트다운 기능을 갖춘 2017년 신제품 마린 레가타(Marine Regatta)는 아르테미스 레이싱 팀 소속의 선수이자 율리스 나르당 홍보대사로도 활약하고 있는 로이크 페이론(Loïck Peyron)과 이안 퍼시(Iain Percy)의 전문적인 견해를 담아 개발되었다고 브랜드 측은 덧붙이고 있습니다.
- 랜드로버 바 ⓒ Land Rover BAR
Land Rover BAR & Zenith
제니스는 올해 새롭게 챌린저로 합류한 영국의 랜드로버 바를 공식 후원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랜드로버 바의 제35회 아메리카 컵 승리 기원 및 파트너십을 기념하는 250피스 한정의 스페셜 에디션, 크로노마스터 엘 프리메로 스포트 랜드로버 바(Chronomaster El Primero Sport Land Rover BAR)도 선보였습니다.
- 크로노마스터 엘 프리메로 스포트 랜드로버 바 리미티드 에디션
크로노마스터 엘 프리메로 스포트 랜드로버 바 한정판(Ref. 03.2282.400/91.R578)은 직경 45mm, 두께 14.05mm 크기의 스틸 케이스에 랜드로버 바 팀 컬러이기도 한 다크 그레이(슬레이트 그레이) 계열 다이얼을 사용하고, 무브먼트는 브랜드의 시그너처인 하이비트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400 B를 탑재했습니다(진동수 5헤르츠, 파워리저브 50시간). 크로노그래프 모델임에도 케이스 방수는 200m까지 지원하며, 투명 케이스백 중앙의 사파이어 크리스탈 안쪽 면에 랜드로버 바팀을 상징하는 로고를 프린트해 해당 리미티드 에디션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 소프트뱅크 팀 저팬 ⓒ SoftBank Team Japan
SoftBank Team Japan & Panerai
유일한 아시아팀이자 15년만에 처음으로 아메리카 컵에 출전하는 일본의 소프트뱅크 팀 저팬도 파네라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ETNZ 출신의 존경 받는 스키퍼(선장) 딘 바커(Dean Barker)를 비롯해 외국에서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이 커서 딱히 일본팀이라는 정체성은 느낄 수 없지만, 파네라이의 조합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 루미노르 마리나 1950 소프트뱅크 팀 저팬 3 데이즈 오토매틱 아치아이오 - 44mm PAM00732
파네라이는 앞서 보신 오라클 팀 USA의 경우처럼 소프트뱅크 팀 저팬의 제35회 아메리카 컵 참가를 기념하는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는데요. 무려 3가지 버전이나 선보인 오라클 팀 USA와 달리 챌린저인 소프트뱅크 팀 저팬을 위해서는 단 한 종만 선보여 차등을 두고 있습니다.
루미노르 마리나 1950 소프트뱅크 팀 저팬 3 데이즈 오토매틱 아치아이오(Luminor Marina 1950 Softbank Team Japan 3 Days Automatic Acciaio, PAM00732)는 총 150피스 한정 제작되었으며, 직경 44mm 스틸 케이스에 날짜를 표시하는 인하우스 자동 P.9010 칼리버를 탑재하고, 케이스 방수 사양은 300m를 보장합니다. 또한 솔리드 케이스백에는 소프트뱅크 팀 저팬의 로고와 함께 세일링 요트를 새겨 해당 스페셜 에디션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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