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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시계 교육 강좌를 듣고 왔습니다. 시계관련
안녕하세요? 타임포럼에 글을 처음 쓰게 되었습니다. ^^
저는 시계 공부를 위해 유학 준비 중인 학생입니다.
타임포럼 통해 도움만 받다가 저도 좋은 강좌를 듣게 되어 소개하고 싶어 글 올립니다.
저는 일본 히코미즈노에서 시계를 배우려 유학 준비중인데요,
와이프가 ㅎㅎ 한국에서 남은 기간 동안 들어볼 강좌로 뫼워치(MOI Watch)의 시계교육강좌를 추천해주었습니다~
뫼워치 시계교육강좌는 기초랑 심화, 두 코스로 나누어지고 주말 이틀간 5시간씩 듣게 되는데요, 저는 당연히 기초강좌를 신청했습니다~ㅎㅎ
사실 많이 기대하진 않았고 그냥 책으로만 보던 부품들 경험 정도 할 수 있겠지 싶었는데요, 정말 넘 좋은 강의었습니다!
시계 서적으로 보았던 부품들, 워낙 많으니 이름도 기억에 잘 안남았는데 이번에 가서 확실히 외워지더라구요. 선생님이 워낙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시기도 했구요, 진짜 필요
한 것들로 꽉꽉 응축해 담은 듯한 강의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넘 재밌게 듣고 실습도 했네요~ 먼저 뫼워치에 도착하니 이렇게 준비가 되어있고, 강의용 교재도 있었습니다. 공구는 남자들의 로망! 저는 이걸 보자마자 눈이 반짝반짝 했네요 ㅋㅋ
처음 한시간 반 가량은 이론 교육 이었습니다. 무브먼트 부품들의 이름과 각각 하는 역할, 시계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 이었는데요~
선생님께서 교육학을 전공 하셔서 그런지 정말 이해가 잘 되고, 궁금했던 것들도 속시원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동안 무브먼트부품 이름의 절반 정도는 외운것 같아요!
다음은 ETA-6497무브먼트의 분해와 오버홀 이었습니다.
먼저 시계를 홀더에 끼우는법, 드라이버 잡는법 등을 배우고 분해를 시작했구요
하나하나 분해하다 결국 이렇게! 혼자서는 엄두도 못내던 무브먼트 완전분해에 성공했습니다!
첫날은 이렇게 분해후 오버홀의 가장 중요한 부품세척까지 했는데요
먼저 세척기는 요렇게 생겼습니다. 왼쪽에 있는 체로된 통에 부품들을 넣고 오른쪽의 세척기에 돌리는 작업이었는데요
이렇게 부품이 손상되지 않도록 재질별로 통에 담아줍니다. 나사는 나사끼리, 노란색 휠은 노란색끼리 담아주어야 해요~
그리고 요렇게 통에 담아 세척7분가량, 린싱7분가량 후 드라이를 헤주고 하루정도 말려주면 세척작업이 끝나더군요
드라이를 하고 하루정도 말리는 작업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그렇게되면 약간씩 남은 세척제가 무브먼트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날은 이렇게 무브먼트 분해, 세척, 말려두는 단계에서 끝이 났구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에서는 배웠던 부품의 이름들, 분해방법을 계속 되
새기며 복습했구요. 공부를 별로 안좋아 하는데도 좋아하는거라 그런지 정말 즐거웠습니다~ㅎㅎ
그리고 다음날 다시 찾아간 뫼워치! 부품들도 건조가 끝났고, 몇가지 이론적인 수업을 조금 한 후, 바로 조립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조립은 분해보다 더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작은 구멍에 더 작은 핀을 끼워 맞추고, 수평을 맞춰서 뚜껑을 덮고, 한단계 진행 후 확인하고, 흔들리지 않도록 손
을 고정하고 전날보다 핀셋이나 드라이버에 손은 익었지만, 집중력이나 시행착오가 더욱 필요한 작업이었습니다.
제가 눈이 나쁘다 보니 더욱 그랬던것 같아요.
이 ETA-6497무브먼트의 경우 가장 기본형이라고 할 수 있는 수동에, 크기가 큰 편인 무브먼트라 아직은 맨눈으로 할 수 있었지만, 더 작고 복잡한 무브먼트를
다룰때는 저에겐 루페가 필수일듯 합니다ㅠㅠ
다음은 이렇게 마찰을 줄여 주어야 할 곳에 기름칠은 하는 주유 작업이었습니다.
만만하게 봤는데 의외로 기름 양 조절이나 미세한곳에 바늘같은 침으로 기름을 발라주는일이 쉽지 않더라구요~
이제 마지막 작업인 시계의 속도, 회전각등을 맞추는 작업입니다!
무브먼트를 센서에 얹어 놓고 수치를 확인하면 밸런스휠의 윗부분에 있는부분(이름이 잘 생각나지않네요ㅠㅜ)을 돌려주며 속도와 회전각등을 맞추어 줍니다.
저는 의외로 이 작업이 힘들었어요. 조금만 약하게 해도 안돌아가고 세게하면 확 돌아가고.. 실수로 밸런스휠을 건드리기 일쑤고.. 저는 이작업 연습이 제일 필요할것 같아요ㅜㅜ
이렇게 시계의 분해와, 오버홀, 조립, 조정까지해서 수업 내용은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수업을 들을 때는 시간이 조금 남아서 운이 좋게도! 선생님께서 작업중이신 시계의 마무리 작업도 구경 할 수 있었습니다.
무브먼트와 완성된 문자판을 결합 후 케이스에 담는 장면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멋있다고 옆에서 막 사진찍고있었네요ㅋㅋ
사실 저는 와이프가 알아봐 주기 전까지 선생님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요.
저 문자판이 인간문화재이신 분과 협업으로 만드신 나전칠기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수업은 이렇게해서 끝났구요.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음 심화수업에서 뵙기를 기약하며 선생님과 헤어졌습니다.
저는 수업을 듣고, 시계에대한.. 부끄럽지만 열정이랄까요? 그런것이 확 솟아 올라서 힘들게 느껴졌던 유학 준비가 즐거워 지고, 앞으로가 무척 기대되게 되었습니다. 혹시 저처럼 시계공부를 위해 유학 준비를 하시거나 공부 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최고의 선행 학습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와이프를 졸라서...
이렇게 기본적으로 무브먼트 분해, 결합을 연습할 수 있는 공구들을 사서 현재도 하루에 한두번씩 무브먼트를 분해, 결합하며 무브먼트의 구조를 손과 눈에 새겨넣고 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