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크로노를 스타트(스탑 없이)-리셋 순으로 조작하면? Speedmaster
플라이백 등의 예외를 제외한다면
크로노그래프가 있는 기계식시계는 반드시 지켜야할 규칙이 있습니다.
스타트-스탑-리셋의 순서로 크로노 푸셔를 조작하는 것이지요.
쿼츠 무브먼트의 경우, 스타트-리셋의 순서로 조작시 시간 기록을 위해 바늘은 멈추지만 메모리에서 기록은 계속하는 상태가 되는 것과 달리,
기계식에서 리셋 푸셔는 그야말로 리셋만을 위해 존재합니다.
기계식 크로노는 리셋해머가 하트캠(하트모양 캠입니다 ㅎㅎ)을 쳐서 바늘이 순식간에 대기 포지션으로 돌아오게 하는데,
이 과정이 크로노가 돌아가는 중에 이루어진다면
돌아가고있는 톱니바퀴를 역방향으로 '순식간에' 돌려버리려는 것과 다름이 없게 되는 것이지요.
제 상식은 여기까지였고, 기계식 크로노 사용자 여러분 모두 잘못 누르면 안된다고 숙지하고 계셔서인지, 실제로 스타트-리셋 순으로 눌러본 경험담 같은 건 찾아보기가 힘들더군요.
저도 제가 이걸 해볼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었습니다 ㅎㅎㅎ
얼마전 영화관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일상에서 아무 이유없이 이것저것 시간 측정해보는 취미가 있어서
이날도 영화 시작때 크로노를 눌러두고 끝나고 정지를 눌렀습니다.
문제는 바로 리셋을 누르지 않고 바늘이 돌아간 상태로 놔뒀다는 점이었습니다.
크로노가 멈췄다는 사실을 5분만에 까먹은 멍청한 시덕이
곁눈질로 시계를 보고 '아 크로노가 작동 중이구나'하며 '스탑-리셋'을 실행하는 건 뻔한 일이었죠ㅠㅠ (바늘이 이미 스탑상태였으니, 실제로는 스타트-리셋이었던...)
리셋푸셔에서 무언가에 막힌듯한 느낌이 나서 내려다봤을때 크로노가 동작중이었다는 걸 확인한 순간은 ㅎㅎㅎㅎㅎㅎ;;;;;
하마터면 오버홀 비용(스마 프로페셔널 60만원.....) 일초만에 날려버릴뻔한 소름돋는 경험이었습니다.
급 마무리하자면, 결론은 '크로노 동작중에 리셋버튼은 눌리지 않는다'입니다.
설계상 안전장치가 동작하는 듯하니 혹여 궁금하셨던 분들은 간접체험하셨다고 생각해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