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더(Tudor)가 자사를 대표하는 전문 다이버 워치 컬렉션인 펠라고스(Pelagos)에 첫 '레프트 핸디드(Left-handed)', 다시 말해 왼손잡이용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튜더의 모던 다이버 라인업인 펠라고스에 레프트 핸디드 버전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역사를 돌이켜 볼 때 튜더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반 무렵 프랑스 해군(Marine nationale française, French Navy)을 위해 특별 제작, 납품한 일부 모델(Ref. 9401 시리즈)에 레프트 핸디드 버전을 선보인 바 있습니다. 레프트 핸디드 버전은 말 그대로 왼손잡이 다이버를 위해 탄생한 버전으로 시계를 오른손에 착용하는 이들의 성향을 고려해 크라운 위치(9시 방향)며 와인딩 스템 및 무브먼트의 방향까지도 고려해 제작됩니다. 

다이얼 디자인은 1969년부터 시판에 들어간 오이스터 프린스 서브마리너 Ref. 7016(타임온리) & 7021(데이트) 모델에 처음으로 도입된 사각형 야광 인덱스와 일명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s, 눈송이)' 핸즈로 불리는 독특하게 생긴 각면 핸즈 디테일을 그대로 이어 적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 펠라고스 모델과 차이가 있다면 루미너센트(발광 도료) 컬러가 화이트가 아닌 의도적으로 색이 바랜 듯한 효과를 준 베이지 컬러 루미너센트를 사용해 특유의 빈티지스러운 멋을 드러냅니다. 또한 매트한 블랙 다이얼 하단에 영문 펠라고스를 레드 컬러로 프린트하고, 역시나 베이지 컬러를 사용한 캘린더 디스크 바탕의 날짜도 레드 컬러로 프린트해 은근히 강렬한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42mm 직경의 케이스는 전체 새틴 브러시드 마감한 티타늄 소재를 사용했으며, 3연의 링크로 연결된 브레이슬릿 역시 티타늄입니다. 전문 다이버 시계인 만큼 다이빙 시간을 계측할 수 있는 단방향 회전 베젤을 갖추고 있으며, 60분 숫자가 새겨진 블랙 컬러의 인서트(베젤 디스크)는 매트하게 가공 마감한 하이테크 세라믹 소재입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색이나 부식이 되지 않고 긁힘에도 강한 장점을 갖고 있지요. 

전면 글라스는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로 고정돼 있으며, 케이스백은 솔리드백 형태입니다. 트리플 오링을 적용한 스크류 다운 크라운과 스크류 케이스백 설계로 수심 500m 까지도 안전하게 방수를 보장합니다(실제로는 이보다 더 깊은 625m 수심 기준으로 테스트됨). 케이스 3시 방향에는 자동 헬륨 방출 밸브도 갖추고 있습니다. 한편 케이스백 중앙에는 커다란 숫자가 함께 인그레이빙돼 있는데요. 모델별로 각기 다른 넘버를 새김으로써 한정판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 라인업 대비 보다 스페셜한 느낌을 줍니다.  

무브먼트는 지난 2015년 런칭한 브랜드 첫 인하우스 개발 제조 자동 무브먼트인 MT5612 칼리버를 베이스로 와인딩 스템 위치 및 기어트레인 일부를 변형한 베리에이션 MT5612-LHD 칼리버를 탑재했습니다. 직경 31.8 mm 두께 6.5 mm 사이즈의 MT5612-LHD 자동 칼리버는 시간당 28,800회(4헤르츠) 진동하며 넉넉하게 약 7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보장합니다. 튜더의 형제인 롤렉스의 마이크로스텔라를 연상시키는 스크류로 미세 조정이 가능한 프리스프렁 타입의 밸런스에는 실리콘 밸런스 스프링이 박동하고 있습니다. 비자성 헤어스프링과 티타늄 홀더 및 케이스(솔리드 케이스백 포함)를 사용한 덕분에 스펙에 따로 고시되진 않았지만 꽤 높은 항자 성능까지도 기대됩니다. 또한 MT5612-LHD 칼리버는 약 15일간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기관(COSC)의 엄격한 인증 테스트를 통과해 뛰어난 정확성을 자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