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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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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를 마치 살을 발라내듯 의도적으로 뼈대만 노출시킨 시계를 가리켜 우리는 흔히 '스켈레톤(Skeleton)'이라 칭합니다. 


불과 몇 년 전인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스켈레톤 시계는 일부 하이엔드 시계제조사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었고,

그것도 특정 리미티드 에디션에 국한되었는데, 최근 들어 중저가 카테고리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스켈레톤 시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스켈레톤 시계의 뜻밖의 유행은 현대의 소비자들의 니즈가 그만큼 다양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특성상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시계 디자인에 있어 스켈레톤 형태가 더이상 낯설지 않게 통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시계제조사 입장에서도 스켈레톤 시계는 케이스나 무브먼트의 새로운 개발 없이도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의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약간의 스켈레톤 가공만 거쳐도 사람들은 전혀 새로운 칼리버인줄 생각하기 쉽고, 

이를 다이얼에 노출시키면 평범했던 디자인도 드라마틱하게 모던하고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스켈레톤 시계는 컬렉션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베리에이션 라인업을 선보일 때 제법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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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도의 다이아마스터 오토매틱 스켈레톤(사진 좌측 모델)과 해밀턴의 재즈마스터 뷰매틱 스켈레톤(사진 우측 모델)



리차드 밀, 로저드뷔, 아르민 스트롬 등 몇몇 하이엔드 시계제조사들에겐 스켈레톤이 일찍이 주요한 디자인 코드로서 브랜드의 개성을 드러내는 요소로 작용한다면, 

라도, 해밀턴, 티쏘, 레이몬드 웨일, 에포스 등 중저가 시계제조사들에게 스켈레톤은 적은 제조 비용으로도 컬렉션을 재편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편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저가 스켈레톤 시계를 언급할 때 빠트릴 수 없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바로 가성비의 제왕으로 통하는 오리스(Oris)인데요. 


대표적으로 오리스의 아뜰리에 스켈레톤(Atelier Skeleton)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위스 메이드 스켈레톤 시계를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리스는 스켈레톤 시계가 지금처럼 유행하기 훨씬 전부터 아뜰리에 스켈레톤을 성공적으로 컬렉션에 안착시켰고, 이제는 브랜드 베스트셀러 모델로 통하는데요. 


올해는 아뜰리에 스켈레톤의 뒤를 이어, 아틱스(Artix) 컬렉션에 첫 스켈레톤 시계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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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바젤월드에서 첫선을 보인 2016년 신제품, 오리스 아틱스 스켈레톤(Oris Artix Skeleton)을 타임포럼 공식 리뷰를 통해 소개해드립니다. 


- 관련 타임포럼 바젤월드 2016 오리스 리포트 참조: https://www.timeforum.co.kr/14094592



오리스 아틱스 스켈레톤은 기존의 아틱스 모델들과도 두드러진 차이점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케이스 직경인데요. 

이전 아틱스 모델들이 42mm 케이스로 제작되었다면, 새로운 스켈레톤 버전은 39mm로 크기가 조금 줄었습니다. 


그리고 히트작 아뜰리에 스켈레톤과도 눈에 띄게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브먼트 플레이트를 블랙 코팅 마감한 것인데요. 아틱스 컬렉션의 날렵한 케이스 형태와도 어우러져 시계가 한층 세련된 인상을 풍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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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리스 아틱스 스켈레톤 가죽 스트랩 버전과 스틸 브레이슬릿 버전 




오리스가 이렇듯 스켈레톤 시리즈를 꾸준히 이어가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만큼 잘 팔리기 때문인데요. 


스켈레톤은 또한 기계식 시계 입문자들에게 특히나 매력적인 유형의 시계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브먼트를 고스란히 노출시켜 기계식 부품들의 미세한 움직임들을 항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이러한 종류의 시계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겐 마치 '신세계'처럼 비춰질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는 시스루 형태의 케이스백이 처음으로 도입되기 시작했을 때도 시계애호가들은 감탄을 했듯이, 

케이스백 뿐만 아니라 다이얼면에서도 무브먼트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스켈레톤 시계를 어떤 이가 난생 처음으로 접했다면  

그 메커니즘이나 기능이 비록 특별하진 않더라도 스켈레톤 형태가 지닌 특유의 유니크함과 미적인 특징에 매료되게 마련입니다. 


오리스처럼 중저가 세그먼트에 집중하고 다채로운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는 브랜드일수록 

기계식 시계 입문자들부터 어느 정도 반열에 오른 매니아층까지 두루 고려하게 마련인데, 

스켈레톤 시계는 입문자는 물론 이미 다양한 종류의 시계를 섭렵한 매니아까지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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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스 아틱스 스켈레톤은 직경 39mm의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제작되었습니다. 

케이스 바디, 베젤, 러그, 케이스백이 각각 따로 제작되어 조립된 멀티 피스 케이스는 유광(폴리시드)과 무광(브러시드)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케이스의 전체적인 가공 상태는 가격대비 우수한 편으로, 최근 들어 오리스는 케이스 마감이 특히 많이 개선된 느낌입니다. 

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어떠한 점이 본질적인 차이를 드러내는지를 오리스의 제품개발팀은 본능적으로 간파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다이얼은 아플리케 타입의 바 인덱스가 놓인 챕터링을 제외하면 오픈 워크 처리되었으며, 스켈레톤 가공한 무브먼트가 정중앙에 정확하게 고정돼 있습니다. 

전작 아뜰리에 스켈레톤과 마찬가지로 무브먼트 직경이 다이얼 전체를 채울 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설계를 적용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입니다.   


그러나 오리스 아틱스 스켈레톤이 기존의 아뜰리에 스켈레톤에서 한 차원 진화했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무브먼트를 단순히 스켈레톤 가공하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전체적인 시계 디자인과의 조화를 고려해 한층 건축학적인 요소를 고려했다는 점입니다. 

시계를 기울여 측면에서 보면 다이얼과 무브먼트의 경계에서 느껴지는 깊이감과 입체감이 이전 아뜰리에 스켈레톤에 비해 도드라져 보이는 것입니다. 


오리스는 이를 가리켜 '3차원 피니시(마감)' 기법을 적용했다고 덧붙이고 있는데요. 

언뜻 거창하게 들리지만 실제 시계를 접하게 되면 비슷한 가격대의 여느 스켈레톤 시계들과 비교할 때 디테일에 제법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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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브먼트의 플레이트는 전체 블랙 코팅 마감했으나, 브랜드 로고가 프린트된 일부 브릿지와 챕터링의 인덱스 사이로 드러나는 미닛 트랙 부분은 

다크 그레이 컬러로 코팅 마감해 톤앤톤의 미묘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블랙 코팅은 자칫 너무 날것(Raw)으로 드러나는 무브먼트의 한계(?)를 블랙 컬러가 주는 시크함으로 상쇄시키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스켈레톤 가공 자체는 사실 특별할 게 없지만, 오리스는 여기에 입체적인 가공 기법과 블랙 코팅 마감을 더해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있습니다. 

이는 클래식과 모던함이 공존하는 아틱스 컬렉션의 성격과도 잘 매칭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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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레톤 시계 특성상 가독성이 좀 아쉽지만, 오리스는 화이트 컬러의 수퍼 루미노바 도료를 칠한 길쭉길쭉한 핸즈와 인덱스를 사용해 이러한 단점도 보완하고 있습니다.


전면 글라스 소재는 돔형의 사파이어 크리스탈이며, 내부 단면에 반사 방지 코팅 마감을 했습니다. 

반면 케이스백의 그것은 미네랄 크리스탈로 자동 무브먼트의 앞뒤로 시원하게 노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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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스 아틱스 스켈레톤에 사용된 무브먼트는 ETA의 클론인 셀리타의 자동 SW 200-1을 기반으로 자체 수정한 오리스 734 칼리버입니다. 


씨스루 케이스백을 보면 오리스 특유의 레드 로터도 어김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워낙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무브먼트이고 베이스 자체가 충분히 검증된 것인지라 무브먼트 관련해선 따로 언급할 것이 없습니다. 


오리스 아틱스 스켈레톤의 케이스 방수 사양은 100m. 

드레시함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모델인 만큼 비교적 넉넉한 방수사양은 분명 플러스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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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가죽 스트랩에는 스틸 소재의 폴딩 클라스프가 채워져 있습니다. 

푸시 버튼 타입이라 조작이 간편하고 쉽게 탈착이 됩니다. 


가죽 스트랩 외에 버터플라이 형태의 폴딩 클라스프가 적용된 7연 스틸 브레이슬릿도 별도 구매 후 호환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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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샷도 함께 보시지요. 

남성용 시계로는 매우 적당한 사이즈(39mm)로 선보인 만큼 착용시 이질감은 느낄 수 없습니다. 


블랙과 그레이가 조화를 이룬 시크한 스켈레톤 무브먼트/다이얼과 특유의 모던한 디자인이 어우러져 착용시 제법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점도 언급할 수 있겠군요. 


오리스 아틱스 스켈레톤의 스위스 기준 리테일가는 2,600 프랑(CHF).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에 웰메이드 스위스 메이드 스켈레톤 시계를 찾는 분이라면 고려해 봄직한 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리뷰 협조:

미림시계 


사진 협조: 

Picus_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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