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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게시글은 조회수1000 or 추천수10 or 댓글25 이상 게시물을 최근순으로 최대4개까지 출력됩니다. (타 게시판 동일)시계라는게 요물인거 같습니다
전 화장실에 갈때 보통 폰을 들고가서 웹서핑하다 나오는 편입니다
근데 어젠 화장실에 급히가는 바람에 폰을 두고 일을 치뤘습니다
할게 없어서 시계를 요리 조리 보고
이 시계 산 경위를 생각해보고
이 시계차고 지냈던 시간을 생각해봅니다
절로 흐뭇해지며
아 이 시계는 내시계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위 말하는 귀속템이죠~~
ㅎㅎ 실없이 쪼개고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저-기-요------------"
간절한 소리가 들립니다
헛 벌써 15분이 지났더군요
잽싸게 죄송하다 하고 나왔습니다
근데 화장실에 다녀온 후 제게 남아있는 시계들을 생각해 봅니다
다 제가 직접 산 시계더군요
가게가서 산것도 있고
병행수입으로 산것도 있고
그 동안 중고로 산 시계는 어느샌가 바로 다음시계로 넘어가며 제손에 남아있지 않네요
왜 그랬을까요?
분명히 중고시계도 정말 좋아하고 마음에 들어했는데 어느 순간 제게 없어지는건 어째서 일까요?
제게 남아있는건 연식이 슬슬 되가고
가격은 슬슬 포기해지는
혹은 처음으로 시계를 접하게 된 조악한 시계일까요?
책임감이라고 생각해 봅니다
내가 너의 이름을 처음 불러주었으니
내가 너의 청백지신에 상처를 주었으니
내가 너의 주인이다.
그러니 책임지겠다
널 보내느니 차라리 내가 너와 어떻게든 함께 하겠다
그런마음?
혹은 청산을 지키는 소나무는 올곧은 소나무가 아니라
굽어 휘어진 소나무이듯이
너희가 비록 안 예쁘고
싱싱하지 않아도
나를 지키는 내 시계는 나와 시작을 함께하고
그 모든 상처를 겪은 너희들 이니까?
너희도 굽은 소나무처럼 나를 지키고 난 너흴 지킬것이다.
이런마음?
그리 생각하고서도 간사한 제 마음은 여기 저기 중고장터를 보며
아 저 시계 가격 좋은거 같은데
손에 올려보고 싶다
쪼끔 가격 빠지더라도 한 석달만 손에 올려보고 싶다 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립니다
이상 오랜만에 시간이나 주저리주저리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