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랑가로스 2016 &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대회 취재기
저는 지난 5월 16일부터 6월 5일까지 열린 프랑스 오픈, 롤랑가로스(Roland-Garros) 취재차 프랑스 파리를 다녀왔습니다.
2007년부터 롤랑가로스의 공식 파트너이자 타임키퍼로 활약하고 있는 론진(Longines)의 초청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해당 취재 내용을 우리 회원님들께도 전해드립니다.
# 롤랑가로스(Roland-Garros)는?
1891년부터 시작된 롤랑가로스는 프랑스 테니스 클럽 소속 선수만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 형태로 출발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챔피언십'이란 이름으로 불렸으며,
개최 6회째부터는 여자 단식 대회도 함께 열리기 시작했고, 1925년부터는 모든 국적의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국제적인 규모의 테니스 대회로 발전하게 됩니다.
'롤랑가로스'라는 별칭은 1913년 비행기로 지중해를 횡단한 세계 최초의 인물 중 한명이자 1차 세계대전 당시 활약한 전설적인 프랑스 파일럿인
유젠 아드리앙 롤랑 조르쥬 가로스(Eugène Adrien Roland Georges Garros, 1888~1918)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한
테니스 경기장이 이내 프랑스 오픈 경기가 열리는 성지처럼 되면서 롤랑가로스가 곧 프랑스 오픈을 뜻하는 대회명처럼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올해로 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롤랑가로스는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중 유일하게 클레이 코트(Clay Court)에서 열리는 그랜드슬램 대회로도 유명합니다.
아래층부터 돌, 재, 자갈, 클레이(붉은 점토) 네 개의 층으로 이뤄진 클레이 코트는 잔디나 하드코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과 경기의 재미를 보여주는데요.
클레이 코트는 표면이 다소 불규칙하고 공이 땅에 맞고 튕기는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전광석화와도 같은 반사능력과 인내력을 요구합니다.
그렇기에 윔블던이나 여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도 유독 롤랑가로스에서만 우승을 못한 불운의 선수들(ex. 스테판 에드베리, 보리스 베커 등)도 많습니다.
반면 클레이 코트에 강한 마이클 창, 안드레 아가시, 스테파니 그라프, 라파엘 나달 등은 롤랑가로스를 통해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로 거듭난 케이스라 하겠습니다.
-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대회에 참가하는 유소년 선수들의 전용 이동수단인 론진 스쿨버스
롤랑가로스 메인 경기들은 물론 두말할 필요 없이 흥미진진하지만 해당 내용은 각종 스포츠 채널을 통해 이미 많이 노출된 부분인지라
저는 조금은 다른 포커스로 이번 롤랑가로스 2016 취재기를 정리하고자 합니다.
특히 제 이목을 끈 경기는 프랑스테니스협회(FFT)가 지원하고 론진이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는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Longines Future Tennis Aces) 2016였습니다.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는 간단히 정의하자면, 롤랑가로스 개최 기간에 함께 열리는 유소년 테니스 대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전 세계 각국서 선발된 13세 이하의 어린이만 참가할 수 있으며, 인원도 16명으로 제한합니다.
그리고 성별도 격년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작년(2015년)에 남자아이들 16명이 참가했다면, 올해는 여자아이들 16명이 참가하는 식입니다.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는 여러분들도 예상하시다시피,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클레이 코트를 경험하게 하고,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함으로써 테니스 유망주들의 꿈과 희망을 북돋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되었습니다.
롤랑가로스의 공식 후원사이자 타임키퍼인 론진은 2010년부터 6년 연속 이 주니어 대회를 아예 전담해 타이틀 스폰서이자 주최자로서 참여하게 되었지요.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대회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며, 작년에는 에펠탑 앞 샹드마스 광장에 마련된 코트에서 열렸다면,
올해는 파리 서부 외곽 상업지구인 라 데팡스(La Defense)의 랜드마크인 라 그랑드 아르슈(La Grande Arche, 신개선문) 앞 광장에 마련된 코트에서 열렸습니다.
유소년 대회라고 해서 경기 시설이나 코트 상태가 조악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실제 롤랑가로스 코트와 거의 같은 양질의 클레이 코트가 도심 광장 한복판에 마련돼 있습니다.
유소년 대회를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 펼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시민들도 지나가다가 쉽게 경기를 접하게 함으로써 롤랑가로스 개최 무드에 일조하고 테니스를 향한 자연스러운 관심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코트 한쪽에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스매싱 체험장도 마련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코트 안 풍경은 이렇습니다. 저희가 갔던 첫째날(5월 25일)에는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2016에 참가하는 주니어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프랑스, 스페인, 스위스, 이탈리아, 러시아, 미국, 멕시코, 인도,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일본, 그리고 한국 선수도 참여해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2016 대회에 참가한 한국의 박민서 양
올해 12살인 박민서 어린이는 이번에 처음으로 롤랑가로스를 경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서구의 소녀들에 비해 아담하고 매우 말랐지만 박민서 양의 경기를 잠시 지켜본 저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는데요.
그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강력한 스매싱이 나오고 쉽게 지치지 않는 지구력이 발생할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 스페인의 전설적인 테니스 스타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와 나란히 기념 사진을 촬영한 박민서
첫 연습경기날인데도 한 전설적인 선수가 라 데팡스 코트를 방문하자 주변이 이내 술렁였습니다.
1985년 프로 데뷔 이래 2002년 11월 은퇴할 때까지 통산 29개의 단식 타이틀과 69개의 복식 타이틀을 획득한 여자 테니스계의 영원한 스타 플레이어이자
2007년 국제 테니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Arántxa Sánchez Vicario)가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2016을 위해 특별히 함께 한 것입니다.
아란차 산체스는 과거 롤랑가로스에서도 3차례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적이 있어 프랑스 오픈과는 깊은 인연을 자랑합니다.
올해는 론진의 패트론 자격으로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대회를 참관한 것은 물론, 그녀를 롤모델로 삼는 어린 소녀들에게 직접 시범까지 보임으로써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롤랑가로스에서 어리고 재능있는 친구들을 만나니 감회가 정말 새롭다"고 운을 뗀 후,
"롤랑가로스처럼 세계적인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쳐보는 것은 선수로서의 성장에 분명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어린 친구들이 경기 결과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경기 자체를 즐기고 테니스에 더욱 깊게 매료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라 데팡스 코트에서 주니어 선수들의 연습 경기 모습을 한 시간 정도 관람하고 다시 버스에 올라 이번에는 에펠탑으로 향했습니다.
에펠탑 중간층에서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2016 공식 오프닝 및 주니어 선수들의 대진을 결정하는 럭키 드로 세러모니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었습니다.
행사장 단상에는 롤랑가로스 공식 트로피(레플리카)인 모스키티어 컵(Mousquetaires Cup, 남성)과 수잔 렝렌 컵(Suzanne Lenglen Cup, 여성)도 전시돼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럭키 드로 세러모니에는 세계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선수로 언급되는 독일의 테니스 스타 스테파니 그라프(Stefanie Graf)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4개 그랜드 슬램 대회(호주 오픈, US오픈, 윔블던, 롤랑가로스)에서 모두 4번 이상 우승한 유일한 선수이자 가장 오랜 세월 세계 랭킹 1위를 지킨 테니스 여제의 등장에
현장에서는 긴 박수 갈채와 환호성이 터졌는데요. 저 역시 어린시절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선수라서 실제 가까이서 모습을 보게 되니 무척 반갑고 설래기까지 했습니다.
-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2016 참가자들의 단체 사진 촬영
-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2016 대회를 보다 생생하게 감상하고 싶으신 분들은 위 영상도 함께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한편 저를 포함한 일행은 롤랑가로스 본 경기가 열리는 구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저는 롤랑가로스 경기 관람은 생전 처음이어서 이번 투어를 떠나기 전부터 내심 무척 설랬는데요.
평소 좋아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화면이나 사진이 아닌 현장에서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롤랑가로스와 프랑스 오픈의 상징인 클레이 코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스타인 라파엘 나달이
제가 가기 하루 전날 손목 부상을 이유로 돌연 기권하는 바람에 그의 경기는 볼 수가 없었습니다.
세계 남자 테니스 1위인 노박 조코비치의 경기 역시 볼 수가 없었는데, 원래 유명 스타들의 경기나 남녀 단식 파이널 티켓은 현지인들도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하네요.
그래서 사전 티켓 예약은 필수입니다.
제가 경기장을 찾은 날은 갑자기 비가 많이 내렸는데도 사람들은 떠나지 않고 경기가 재게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후에 들은 소식인데 저희가 갔을 무렵 이미 가수 윤종신 씨와 전미라 전 테니스 선수 부부도 롤랑가로스를 보기 위해 파리에 있었다고 하더군요.
두 사람은 한국에서 열린 롤랑가로스 인 서울의 홍보대사로도 참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 때문에 코트에는 잠시 비닐천을 씌워 놓았습니다. 경기가 재게된다는 방송이 나간 후에야 사람들이 하나둘씩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와 프랑스의 테니스 신예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Kristina Mladenovic)의 세미 파이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프랑스에서 열리는 경기다 보니, 세레나 윌리엄스의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현지 관람객들은 프랑스 선수인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를 압도적으로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애칭인 '키키(KiKi)'를 연신 외치며 파도타기 응원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프랑스인들의 열정적인 테니스 사랑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경기 결과는 그러나 세레나 윌리엄스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 그녀는 결승에서 스페인의 무서운 신예 가르비네 무구루자(Garbiñe Muguruza)에게 패해 올해 롤랑가로스에서는 기대에 조금 못미친 모습을 보여줬지만요.
한편, 롤랑가로스 파리 출장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롤랑가로스 인더시티(Roland-Garros In the City) 행사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펼쳐지고 있더군요. 우리 회원님들 중에도 다녀오신 분이 계실 줄 압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고 한국 주니어 선수들의 발전을 기원하고자 마련된 행사로서
롤랑가로스 공식 타임키퍼인 론진을 비롯해, 페리에(Perrier), 옥외 광고기업 제이씨데코(JCDecaux)가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습니다.
롤랑가로스 인더시티 행사 관련해서는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서나 혹은 직접 참여를 통해 접하셨을 터이니 저는 간단히 사진 위주로만 전해드립니다.
2007년부터 프랑스 오픈, 롤랑가로스의 공식 파트너이자 타임키퍼로 참여해온 론진.
스포츠 타이밍에 대한 전통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 경기들을 후원함으로써 론진은
단순히 제품 판매에만 주력한 일차원적인 마케팅 방식을 탈피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진정성, 우아함을 다각적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스포츠의 공정성은 스위스 정통 워치메이커로서의 론진이 추구하는 정밀성과도 일맥상통하며,
스포츠 활동을 통해 더욱 밝고 건강한 사회를 희구하고자 하는 스포츠인들의 바람 또한 론진이 지향하는 브랜드의 방향성과도 자연스레 맞닿아 있습니다.
롤랑가로스 2016과 론진이 6년 연속 개최하고 있는 론진 퓨처 테니스 에이스 대회를 차례로 취재하며
저는 바로 이러한 론진의 숨은 노력들을 가까이서 직접 체감하고 모종의 감동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롤랑가로스 공식 타임키퍼로서 론진이 올해 출시한 콘퀘스트 1/100th 롤랑가로스 리미티드 에디션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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