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대표적인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이자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는 두 브랜드에서 선보이는 전혀 다른 느낌의 시계가 대결을 펼칩니다. '자연'이라는 공통 주제를 품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CHANEL - Mademoiselle Privé Coromandel Glyptic
깡봉가 31번지에 위치한 샤넬 여사의 아파트. 이 아파트에는 이곳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국적인 느낌 물씬 풍기는 중국풍 병풍 꼬로망델 스크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스크린 위 동양 문화권에서 익숙한 학, 공작, 대나무 등의 자연물이 눈에 띕니다. 이 꼬로망델 병풍은 샤넬의 패션, 뷰티, 주얼리 부문 등 다양한 제품에 영감을 선사했는데요. 시계에서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드모아젤 프리베 컬렉션입니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컬렉션은 가브리엘 샤넬이 주변에 두고 가장 소중하게 아낀 상징과 오브제에서 영감을 가져오는데, 매년 예술작품을 방불케 하는 메티에 다르식 장인정신을 보여줍니다.
샤넬은 올해도 역시 마드모아젤 프리베 꼬로망델 글리프틱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산호, 터콰이즈, 라피스라줄리 등을 글라프틱 기법으로 장식한 한 마리의 새, 때로는 두 마리의 새가 정답게 짙은 오닉스 다이얼 위에서 여유로이 노닐고 있습니다. 그것도 18K 베이지 골드로 조각한 섬세한 나뭇가지 위에서 말이죠. 참고로 글리프틱 기법은 고대 이집트에서 사용한 전통 주얼리 제작 기법으로 양각과 음각을 모두 사용해 스톤을 조각합니다. 여기에 머더오브펄, 오팔, 재스퍼 등의 스톤이 어우러지며 동양적인 느낌을 물씬 풍깁니다. 베젤에는 스노세팅으로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반짝이지만 단아한 느낌으로 장식했습니다. 참고로 다이얼 하나를 완성하는 데 10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VS
HERMÉS - Slim d'Hermes Millefleurs du Mexique
이번에는 남미로 떠나볼까요? 에르메스는 매년 패션과 시계 전반에 거쳐 한 해의 큰 주제를 선정해 그 주제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을 선보입니다. 올해의 주제는 '자연으로의 질주(Nature at Full Gallop)'입니다. 이 주제를 반영해 선보인 제품 중 하나가 머더오브펄에 미니어처 페인팅을 접목한 슬림 데르메스 밀 플뢰르 드 멕시끄입니다. 멕시코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 라티티아 비안키가 디자인한 생동감 넘치면서 남미필(!) 물씬 느껴지는 다이얼이 특징인데, 멕시코의 민속적 느낌 가득한 깃털과 꽃, 나뭇잎, 그리고 새를 한데 담았습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이얼 위 모습이 달라져 신비로운 모습을 연출합니다. 잘린 나뭇잎과 꽃을 배치한 밀 플뢰르 모티브는 15~16세기 유행한 태피스트리의 그것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에르메스는 미니어처 페인팅을 구현할 캔버스로 머더오브펄을 선택했습니다. 장인은 우선 머더오브펄 다이얼 위에 라티티아 비안키가 디자인한 에르메스 실크 스카프에서 영감을 받은 밑그림을 옮깁니다. 밑그림 작업이 끝나면 다이얼 위에 윤곽선을 선명하게 그려넣고 그 후 본격적인 '색칠'을 시작합니다. 가느다란 붓으로 컬러를 입히고 90도 가마에 넣어서 원하는 컬러를 얻을 때까지 구워내는 것이죠. 시계 안에는 인하우스 무브먼트 H1950을 탑재했고, 에르메스 가죽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앨리게이터 스트랩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전 세계 6피스만 한정 생산합니다.
동양의 차분하면서도 단아한 매력을 담은 샤넬의 마드모아젤 프리베, 남미의 에너지 넘치는 정열이 느껴지는 에르메스의 슬림 데르메스 밀플뢰르 드 멕시끄.
여러분의 선택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