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 @ Montres Breguet SA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Abraham Louis Breguet, 1747~1823)는 18~19세기에 활약한 유럽을 대표하는 시계제작자이자
아마도 시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스위스 뇌샤텔에서 태어난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는 선대로부터 시계수리에 관한 기본기를 익힌 후 일찍이 자신의 재능 하나만을 믿고
혈혈단신 당시 유럽의 중심지였던 프랑스 파리로 진출, 1775년 파리 중심가 케 드 롤로지(Quai de l'Horloge)에 첫 매장을 오픈합니다.
- 1794년 제작된 퍼페추얼(셀프 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한 골드 포켓 워치 No. 5
이후 1780년 최초의 셀프와인딩 시계인 퍼페추엘(Perpetuelle)을 완성했고,
1783년 통상 '브레게 핸즈'로 불리는 독창적인 오픈 팁 핸즈(Open-tipped hands)와 폰트 형태가 독특한 아라빅 뉴머럴을 도입했으며,
1786년 훗날 브레게의 상징이자 고급 시계의 미적 가치를 논할 때 한 지표가 된 정교한 패턴의 수공 기요셰(Guilloché) 다이얼을 사용,
1790년 아이코닉한 충격 흡수 장치인 파라슈트(Pare-chute)를, 1796년 싱글 핸드 형태의 첫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시계를 발표,
1798년 기어트레인에 항구적인 에너지를 공급하는 독창적인 설계의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Constant force escapement)를,
1799년 맹인들이 촉각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택트(Tact) 회중시계를, 1801년에는 첫 투르비용 레귤레이터 시계를 제작, 특허를 획득,
1810년 나폴리 왕비인 캐롤린 뮤라를 위해 세계 최초의 여성용 손목시계 퀸 오브 네이플(Queen of Naples)을 제작하기 시작(1812년 완성),
1812년 오프 센터 다이얼 형태의 첫 회중시계를, 1815년 프랑스 왕립 해군 전속 시계제작자로서 첫 마린 크로노미터 시계를 보급하는 등...
1823년 9월 17일 당시 76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는 마지막 날까지 브레게는 시계제작자이자 발명가로서 정력적인 활동을 보여줬습니다.
- 브레게의 첫 싱글 핸드 서브스크립션 포켓 워치 No. 3424
- 1796년에 완성한 심퍼티크 클락(Sympathique clock) No. 178
황제가 되기 전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장군(훗날 나폴레옹 1세)이 구입.
- 19세기 초에 제작돼 1827년에 판매된 브레게의 피라미드 클락 No. 449
트윈 배럴 설계로 8일간 파워리저브가 가능하며, 독자적인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를 처음으로 적용.
- 브레게의 쿼터 리피터 포켓 워치 No. 2090
당시 터키 마켓을 겨냥해 특별히 터키식 뉴머럴을 사용했으며,
1808년 주 프랑스 오스만 제국 대사였던 에세이드 알리 에펜디(Esseid Ali Effendi)에게 판매됨.
- 브레게 투르비용 레귤레이터 포켓 워치 No. 1188
화이트 에나멜 다이얼 바탕에 터키식 뉴머럴을 사용했으며,
퓨제 앤 체인 방식으로 콘스탄트 포스 및 크로노미터 사양을 구현한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함.
1808년 스페인의 귀족 돈 안토니오(Don Antonio)에게 판매되었다가 현재는 브레게 뮤지엄에 귀속.
- 브레게 투르비용 크로노미터 포켓 워치 No. 2567
1801년 완성한 첫 투르비용 시계인 No. 282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한 상용화(?!) 버전으로
그의 친구인 영국의 워치메이커 존 아놀드(John Arnold)와의 협업으로 아놀드의 데탕트 이스케이프먼트를 적용해 크로노미터급 성능을 구현함.
- 투르비용 무브먼트를 탑재한 골드 포켓 워치 No. 1176
1809년 폴란드의 스타니스라스 포톡키 백작(Count Stanislas Potocki)에 판매됨.
- 브레게의 여행용 캐리지 클락(Carriage clock) No. 2655
문페이즈를 포함한 컴플리트 캘린더와, 하프 쿼터 리피터 및 알람 기능을 갖고 있으며,
1812년 나폴리 여왕인 캐롤린 뮤라(Caroline Murat)에게 판매됨.
- 브레게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 No. 4691
하프-쿼터 리피터 외에 문페이즈를 포함한 풀캘린더, 이퀘이션 오브 타임, 파워리저브 표시 기능까지 갖추고 있음에도
케이스 전체 두께가 7.7mm에 불과해 훗날(2013년) 브레게의 클래식 투르비용 엑스트라-플랫 오토매틱 5377 모델에 영감을 준 모델로 회자됨.
최초 제작 모델은 1831년 10월 13일 영국의 부호이자 정치가인 헨리 세이무어 경(Lord Henry Seymour)에게 판매, 훗날 브레게 뮤지엄에 귀속.
지금까지 열거한 것 외에도 브레게의 발명품과 제작 시계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방대하며,
한 사람의 그것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힘든 스펙트럼과 시대를 앞선 혜안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후대인들이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를 가리켜 시계 역사상 최고의 천재라고 칭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입니다.
1970년대 쿼츠 위기로 기계식 시계 산업 전반이 침체기에 접어들 때, 뜻밖에도 브레게는 새로운 오너십을 통해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972년 런칭한 손목시계에 클래식(Classic, 프랑스어 표기로는 Classique)이라는 고전적인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 1972년 발표한 첫 클래식 손목시계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현행 클래식 5930 모델
새로운 클래식 컬렉션은 단순히 이름뿐인 클래식이 아니라,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남긴 역사적인 회중시계 디자인에서 중요한 요소들을 차용해 현대적인 손목시계 컬렉션을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단순 명료한 원형의 골드 케이스, 케이스 프로파일에 새긴 플루티드 디테일,
전통 방식 그대로 로즈 엔진턴을 사용해 일일이 수공으로 완성한 실버톤의 기요셰 다이얼,
고전적인 로만 뉴머럴과 열처리한 블루 컬러의 브레게 핸즈와 같은 요소들은 옛 브레게의 회중시계 디자인을 재현하고 있었고,
이는 곧 과거의 유산에 바치는 완벽한 오마주이자 브레게를 다시 현대의 시계애호가들에게 각인케 한 브랜드의 DNA로 자리잡게 됩니다.
이후 1988년에는 브레게의 하이 컴플리케이션 아이콘인 투르비용을 적용한 첫 손목시계 버전을 선보였고,
1990년에는 그 유명한 심퍼티크 클락도 현대적으로 재현했으며, 1991년에는 퍼페추얼 캘린더와 이퀘이션 오브 타임을 적용한 첫 손목시계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한편, 1794년 단 6개만 제작된 쿼터 리피터 셀프와인딩 회중시계 No.5의 다이얼을
그대로 축소시킨(2시 방향에 문페이즈, 6시 방향에 초침, 10시 방향에 파워리저브 표시) 새 클래식 모델(Ref. 3130)은
1990년대 브레게가 발표한 가장 격조 있는 시계 중 하나였습니다(현재는 이와 유사한 모델로 3137과 7137이 있습니다).
- 브레게 부활에 앞장섰던 故 니콜라스 하이예크 회장.
양쪽 팔에 각각 클래식 투르비용과 트래디션 모델을 착용하고
손안에는 도난된 마리 앙투아네트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No. 160을
2008년에 완전히 복원한 마리 앙투아네트 No. 1160을 쥐고 있습니다.
이렇듯 브랜드의 전설적인 유산들을 손목시계 형태로 부활시킨 클래식 라인은 1999년 스와치 그룹에 인수된 후
니콜라스 하이예크(Nicolas G. Hayek, 1928~2010)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더욱 화려하게 만개합니다.
- 역사적인 회중시계 No. 5의 다이얼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는 클래식 7137
- 클래식 5277
- 클래식 5287
- 브레게의 열렬한 고객이었던 러시아의 차르(황제) 알렉산더 1세를 위해 제작된 역사적인 알람시계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클래식 레빌 드 챠르(Le Réveil du Tsar) 5707ER
2003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몇 가지 베리에이션이 추가되었으며, 위 사진 속 모델은 가장 최신 버전인 로즈 골드 케이스 & 화이트 에나멜 다이얼 버전.
- 클래식 오라문디(Hora Mundi) 5717
- 특허 받은 뮤직박스(오르골) 시스템을 적용한 라 뮤지컬(La Musicale) 7800
현행 클래식 컬렉션은 브레게 특유의 우아함과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과거에 비해 훨씬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의 시계들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특히 브레게를 대표하는 기능 중 하나인 투르비용 모델의 비중이 크게 증가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이미 1988년 손목시계 형태의 첫 투르비용 모델을 선보인 바 있고, 2001년 투르비용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해 일련의 모델이 추가되었으며,
2006년에는 다이얼 안에서 회전하는 2개의 투르비용 케이지를 장착한 트윈 투르비용(Ref. 5347)을 발표해 투르비용 명가다운 기술력을 과시해보였습니다.
- 클래식 컴플리케이션 트윈(혹은 더블) 투르비용 5347
- 클래식 컴플리케이션 투르비용 메씨도르(Tourbillon Messidor) 5335
-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에 바치는 오마주의 의미를 담은 클래식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포켓 워치 1907
- 퍼페추얼 캘린더와 투르비용을 창의적으로 결합한 클래식 컴플리케이션 3797
- 클래식 투르비용 엑스트라-플랫 오토매틱 5377
무브먼트 두께 3mm, 케이스 두께 7mm로 자동식 투르비용 시계로는 세계서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합니다.
- 2009년에 발표한 클래식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미닛 리피터 7637
- 2013년 발표한 클래식 크로노메트리(Classique Chronométrie) 7727
특허받은 마그네틱 피봇을 적용하고, 헤어스프링을 비롯한 이스케이프먼트 주요 부품들을 자기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실리콘 소재로 제작,
더불어 10헤르츠의 높은 진동수를 구현해 더욱 정밀성에 포커스를 맞춤. 이듬해(2014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서 최고 영예인 그랑프리 수상.
- 2016년 신제품인 클래식 오라 문디 5727 기요셰 다이얼 버전
- 2016년 신제품인 클래식 7147
- 2016년 여성용 신제품인 클래식 담므 9088
직경 30mm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66개의 다이아몬드를 세팅하고, 고전적인 그랑푸 에나멜 다이얼을 적용했습니다.
지금까지 보신 바와 같이 브레게의 클래식 컬렉션은 꾸준히 그 라인업을 확장해 이제 남녀 기본 타임온리 모델서부터
각종 컴플리케이션, 그랜드 컴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시계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창립자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그러했듯, 현대의 브레게 역시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유산들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름처럼 변함없이 클래식하고 우아한 외관을 갖고 있음에도 일부 부품에는 최첨단 신소재를 도입함으로써
브레게의 현행 클래식 컬렉션은 전통과 혁신이 한 꼬투리 안에 보기 좋게 공존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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