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선보이는 신규 컬럼 [ALL TIME CLASSIC]으로 각 브랜드마다 존재하는 유서 깊은, 그리고 타임리스한 시그너처 컬렉션에 대해 조명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다양한 브랜드의 대표 컬렉션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첫 타자는 까르띠에입니다.
까르띠에 하면 생각나는 시계. 리스트는 많지만 아무래도 루이 까르띠에가 친구인 비행사 산토스 뒤몽이 비행 중에도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선물한 손목시계 '산토스'를 빼놓을 수 없을 듯 합니다. 1904년 탄생한 현대적인 손목시계 형태였습니다. 이후 까르띠에는 새로운 손목시계 디자인에 몰두하기 시작했는데, 목적은 브레이슬릿의 연장선에 시간을 표시하는 케이스를 조화시키고 궁극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의 러그를 통해 브레이슬릿과 케이스를 하나로 통합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탱크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탱크의 두 바퀴를 연상시키는 평행 샤프트와 장방형 케이스를 탑재한 ‘탱크’ 컬렉션이었습니다. 탱크 컬렉션은 탄생 이후 현재까지도 많은 셀레브러티의 사랑을 받으며 까르띠에의 대표 컬렉션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해왔습니다.
탱크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디자인한 프로토타입 탱크 시계는 유럽의 미국 원정군 사령관 존 퍼싱(John Pershing)에게 헌사되었습니다. 최초의 탱크 시계 ‘탱크 노멀’은 케이스와 통합된 브레이슬릿이 특징이었고, 원형이 아닌 독특한 사각 형태 스타일로 주목을 받았죠. 본격적인 탱크 시계 제작은 1919년 시작되었는데, 1919년 11월 15일에서부터 12월 26일 사이에 제작해 대중에 소개한 6개의 탱크 시계가 이듬해 1월 17일 모두 판매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 탱크 최초의 시계, 탱크 노멀
1920년대에 들어 ‘탱크 상트레(Tank Cintrée), ‘탱크 루이 까르띠에’, ‘탱크 아 기쉐’ 등이 손목에 잘 들어맞는 곡선 디자인으로 선보였습니다. 특히 탱크 상트레는 1980년대 탱크 아메리칸에 영감을 주기도 했죠.
- 탱크 상트레(1929년)
- 탱크 루이 까르띠에(1925년)
- 탱크 아 기쉐(1928년)
1930년대에는 분리되는 프레임 안에 세로로 회전하는 케이스를 장착한 ‘탱크 바스퀼랑트(Tank Basculante)’, 그래픽적 코드를 반영한 ‘탱크 아시메트리크(Tank Asymétrique)’로 진화했습니다. 특히 바스퀼랑트는 케이스에 통합된 크라운이 12시 방향에 자리하고 있었고, 다이얼을 위로 보이도록 혹은 뒤로 돌려 보이지 않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아시메트리크는 12시와 6시가 시계 모서리로 자리를 옮기고 크라운이 2시 방향에 있는 듯 전통적인 시계의 디자인을 탈피해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1963년 버전은 탱크 오블리크(Tank Oblique)라고 부르기도 했죠.
- 탱크 바스퀼랑트 리버서블(1936년)
- 탱크 오블리크(1963년)
1940년대에 선보인 탱크는 세계적 명성을 얻어 배우, 작가, 예술가 등 많은 셀레브러티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1950년대에는 강렬하고 남성적인 ‘탱크 렉탕글(Tank Rectangle)’, 1960년대에는 작고 여성스러운 ‘미니 탱크 알롱제(Mini Tank Allongée)’도 탱크 가족에 합류했습니다.
- 탱크 렉탕글(1952년)
- 미니 탱크 알롱제(1974년)
1970년대에는 모던함과 우아함을 강조한 ‘탱크 머스트 드 까르띠에(Tank Must de Cartier)’를 소개했는데, 인덱스가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크라운의 사파이어 카보숑 크라운 디테일 등이 특징이었습니다. 울트라씬이 유행하면서 탱크도 얇은 두께로 선보였고, 특히 다이얼을 오닉스, 산호, 라피스라줄리, 가넷 등 주얼리에서 사용하는 스톤에서 영감을 받아 다양한 컬러 팔레트로 선보였습니다.
- 탱크 머스트 드 까르띠에(1977년)
- 탱크 머스트 드 까르띠에(1977년)
1980년대에 드디어 세로로 긴 형태에 둥근 선과 날카로운 각이 교차하는 ‘탱크 아메리칸(Tank Américaine, 앞서 언급했든 탱크 상트레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이 등장했습니다.기하학적 요소를 조화시킨 탱크 아메리칸은 까르띠에에서 최초로 방수 기능을 탑재했고, 또 새로운 디플로이언트 버클을 처음 채택한 모델이기도 합니다.
- 탱크 아메리칸(1993년)
1990년대에는 로마숫자 다이얼, 철길 모양 분 표시, 검 모양 바늘, 사파이어 카보숑 크라운 등의 디테일을 갖춘 ‘탱크 프랑세즈(Tank Française)'가 선보였는데, 시계를 이루는 구성 요소가 단절되지 않고 온전하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인 프랑스 정원 스타일에서 영감을 가져온 케이스 모양이 브레이슬릿 링크와 조화를 이루면서 기존과는 다른 느낌의 탱크가 완성되었습니다. 2000년에는 탱크를 가로로 길게 늘린 듯한 독특한 형태의 탱크 디반(Tank Divan)으로 새로운 변화를 꾀했습니다.
- 탱크 프랑세즈(1995년)
- 탱크 디반(2003년)
2012년에는 크라운을 샤프트에 통합하고 브레이슬릿 역시 케이스에 통합하며 심플함의 미학을 강조한 ‘탱크 앙글레즈(Tank Anglaise)’가 세상의 빛을 봅니다. 이 때 내세운 모토가 바로'Never Stop Tank'였죠. 탱크의 독특한 특징인 평형 샤프트가 크라운에 통합되었습니다. 옆에서 보면 크라운이 마치 탱크 바퀴처럼 보이죠. 같은 해 5.1mm 두께의 ‘탱크 루이 까르띠에 XL엑스트라 플랫’과 대담하고 비정형적인 디자인이 기발한 ‘탱크 폴’도 함께 선보이며 라인업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습니다. 이후 마치 무중력 상태에 부품들이 떠 있는 듯 ‘탱크 루이 까르띠에 스켈레톤 사파이어’, 로마숫자 형태의 스켈레톤 브리지가 눈에 띄는 ‘탱크 MC 스켈레톤’ 등으로 까르띠에는 탱크에 창의력을 맘껏 발휘했습니다.
- 탱크 앙글레즈(2012년)
- 탱크 폴(2012년)
- 탱크 루이 까르띠에 스켈레톤 사파이어(2014년)
- 탱크 MC 스켈레톤(2014년)
1910년대 후반 탄생해 현재까지 까르띠에의 탱크는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Never Stop T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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