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HH 2016] Greubel Forsey Report
로버트 그뢰벨(Robert Greubel)과 스테판 포시(Stephen Forsey). 이 듀오 워치메이커가 각자의 성을 따 설립한 그뢰벨 포시는 올해로 12년이라는, 시계 브랜드로는 매우 짧은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2006년 해리 윈스턴의 오퍼스 시리즈에 참여하기도 했고, 일명 '투르비용'의 대가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기존보다 좀 더 얇고 작은 투르비용 '투르비용 24 세컨즈 비전(Tourbillon 24 Seconds Vision)'으로 제네바 그랑프리 최고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2015년 제네바 그랑프리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투르비용 24 세컨즈 비전
그런데 이런 투르비용의 대가인 그뢰벨 포시가 2016년 SIHH에서는 의외로 심플한 시계들을 소개했습니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세 개의 신제품 중 투르비용을 장착한 시계는 단 하나에 불과합니다(그것조차 작년 제품의 베리에이션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하고 쉬운(!) 시계들을 선보였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투르비용은 없지만 충분히 그뢰벨 포시다운 시계들이었으니까요.
우선 첫 번째 제품은 '시그너처1(Signature 1)'입니다.
- 시그너처 1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오로지 시간, 분, 초를 표시하는 바늘 3개만 지닌 단순한 기능의 시계라는 것입니다. 브랜드 역사상(역사 자체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최초로 선보이는 3-핸드 시계입니다. 하지만 심플함과 극도의 섬세함을 접목하는 것을 목적으로 장장 6년의 연구 결과 탄생한 제품이라고 합니다. 오랜 시간 그뢰벨 포시와 함께 일해온 워치메이커 디디에 J.G. 크레틴(Didier J.G. Cretin)과 함께 작업해 완성한 결과물이죠. 특히 투르비용을 덜어낸 대신 7시 방향에 위치한 거대한 밸런스 휠과 헤어 스프링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다이얼을 살펴보면 간결하면서도 입체적인 3차원 디자인으로 장인정신을 강조한 느낌입니다. 메인 플레이트, 브리지 등 겉으로 드러나는 곳의 단면을 모두 섬세하게 폴리싱 & 피니싱 작업했습니다. 시와 분을 표시하는 서브 다이얼 뒤 스트라이프 형태의 코트드제네브 패턴, 그리고 블랙 폴리싱한 브리지 부분도 인상적입니다. 바늘도 일일이 손으로 피니싱해 완성한 것입니다.
시계를 뒤로 돌려보면 섬세한 마감과 피니싱에 다시 한 번 놀랍니다. 드러나는 모든 면과 측면을 폴리싱, 베벨링한 것은 물론 블랙 폴리싱까지 가미되어 미적인 측면을 철저히 배려했습니다. 지름 41.4mm와 두께 11.7mm의 상당히 웨어러블한 사이즈로 선보이는 시그너처 1은 화이트 골드 11피스, 레드 골드 11피스, 플래티넘 11피스, 그리고 스테인리스스틸 33피스 총 66피스로 선보인다고 합니다. 그 중 절반 정도를 올해, 그리고 나머지 절반 정도를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더블 밸런시어 아 디퍼렌셜 콘스탄트(Double Balancier à Différentiel Constant)'입니다.
- 더블 밸런시어 아 디퍼렌셜 콘스탄트
이번에도 역시 투르비용은 없습니다. 대신 43mm 사이즈 케이스 아래 30도 각도로 기울어진 두 개의 밸런스 휠이 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현재 특허 출원 중으로 두 개의 밸런스 휠 덕분에 정확성도 높이는 동시에 더욱 안정적인 진폭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실 로버트 그뢰벨과 스테판 포시는 1999년부터 다수의 멀티플 레귤레이터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더블 밸런시어 인클리네(Double Balancier Incliné)라는 이름의 첫 프로토타입을 2009년 바젤월드에서 소개하기도 했죠. 그것이 바로 6번째 그뢰벨 포시의 발명품(invention)이기도 했고요. (참고로 그뢰벨 포시는 자신들의 발명품에 숫자를 붙입니다. 12년 동안 약 7개의 주요 발명품을 선보였죠.) 다시 두 개의 밸런스 휠로 돌아와서, 그 당시에는 하나의 밸런스 휠이 나머지 하나의 밸런스 휠 위에 자리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독립적으로 각각의 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디퍼렌셜 스페릭 콘스탄트(Differentiel Spherique Constant)가 양 밸런스 휠에 전달하는 힘을 동일하고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 오차 수준도 절반으로 줄여준다고 합니다. 30도씩 기울어진 밸런스 휠을 비롯해 다이얼 아래쪽으로 보이는 부품들이 시계 전반적으로 입체적인 느낌을 부각시킵니다. 화이트 골드 소재 33피스를 먼저 선보인 이후 다른 버전으로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투르비용 24 세컨즈 비전(Tourbillon 24 Seconds Vision) 레드 골드'입니다.
- 투르비용 24 세컨즈 비전 레드 골드
2015년 10월 29일 그뢰벨 포시는 브랜드 역사상 두 번째 제네바 그랑프리 에귀유 도르(Aiguille d’Or, 가장 영예의 상인 대상입니다)를 수상했습니다. 투르비용 24 세컨즈 비전으로 말이죠. 참고로 2010년에는 더블 투르비용 30° 에디션 히스토리크(Double Tourbillon 30° Édition Historique)로 첫 제네바 그랑프리 에귀유 도르를 수상했습니다. 두 번째 수상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올해 투르비용 24 세컨즈 비전 레드 골드를 선보였습니다. 레드 골드 케이스와 그레이 다이얼의 만남이 꽤 매력적입니다. 케이스백의 사파이어 돔 안에서 투르비용 24 세컨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각각의 투르비용 브리지에 그 피니싱을 담당한 무브먼트 피니셔(Movement Finisher)의 서명을 은밀하게 새겨 넣었다는 점입니다.
이 날 신제품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리에 창업자 중 한 명인 스테판 포시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올해 그뢰벨 포시가 투르비용을 탑재하지 않은 시계들을 선보인 것이 다소 의외인 듯 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수긍이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물론 절대적으로는 여전히 범접하기 힘든 가격대이기는 하지만(2억 원 선을 넘나드니까요) 그뢰벨 포시 제품치고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조금 낮아진 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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