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애플워치의 출시로 본격화된 스마트워치 전쟁은 IT 업계는 물론 시계 분야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습니다. 시계의 종주국이라 할 스위스 시계업계로서는 스마트워치로부터의 충격에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할 수 밖에 없을텐데, 이미 70년대 쿼츠쇼크를 경험한 바 있어 그 위기감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가격대에서 스마트워치와 직접 경쟁할 수 밖에 없는 중저가 시계브랜드를 중심으로 스마트워치에 대한 발빠른 대응이 나오고, 태그호이어, 스와치, 브라이틀링 등에서 특화된 컨셉의 스마트워치를 내놓았다는 소식은 이미 타임포럼 뉴스를 통해 전했습니다. 오늘 리뷰를 통해 소개할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스마트워치 역시 스위스 시계업계가 스마트워치 시대에 대응하는 하나의 방법론으로 이해하면 좀 더 재미있는 리뷰가 될 듯 합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오를로지컬 스마트워치(Frederique Constant Horological Smartwatch)는 지난해 바젤월드 2015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국내 출시는 전파인증 등의 절차로 지난해 말에 공식 출시되었습니다. 이 시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애플이나 삼성의 스마트워치와는 완전히 다른, 전통적인 아날로그 다이얼의 시계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워치라는 것을 알고 보지 않으면 스마트워치라 쉽게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이 시계는 기존의 스위스 시계의 전통적인 외형에 피트니스 기능이 합쳐진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입니다. 피트니스 기능은 이미 핏빗(Fitbit), 샤오미 미밴드같은 제품에서 선보이고 있기에 제법 대중적으로 익숙한 기능입니다. 주간 활동량과 수면시간 체크를 통해 착용자의 건강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보조기구로, 아직 특화된 스마트워치 기능이 뭐냐는 논쟁이 있는 와중에 그나마 스마트폰과 차별화된 기능이 있다면 바로 이 피트니스 기능이 아닐까 합니다.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시계로서의 기능과 피트니스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시계로, '시계'의 관점에서 스마트워치를 바라보는 방향성 면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또한 스마트워치로써 심플하고 현실적인 기능을 누리면서 동시에 고급스러운 시계를 원하는 수요층에 적절히 대응한 제품이라 평가합니다.
< 프레드릭 콘스탄트 오롤로지컬 스마트워치 공식사진 >
제품 라인은 우리가 흔히 봐오던 시계들처럼 몇가지 베리에이션 구성을 통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전통적인 블랙 혹은 화이트 다이얼을 중심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래스, 칼리버 FC 285 쿼츠 무브먼트 탑재가 공통 사양이며, 좀 더 고급감을 살린 로즈골드 도금 케이스 버전으로 구성되었습니다.
활동과 수면 패턴 모니터링 및 코칭을 위한 기능은 실리콘 밸리에서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운동앱을 비롯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유명 IT 기업인 '풀파워 테크놀로지(Fullpower Techno -logies, Inc.)'사를 기술 파트너로 영입했습니다. 풀파워사가 프레드릭콘스탄트 그룹을 위해 제작한 모션X-365® 오를로지컬 스마트워치(MotionX-365® Horological Smartwatch)라고 불리는 스마트워치 플랫폼을 통해 구동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션X-365®모듈은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앱을 통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데,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항상 정확한 시간과 날짜를 세팅할 수 있는 올웨이즈-온 타임 & 데이트(Always-on time & date) 기능을 통해 스마트 워치가 스마트폰에서 시간을 읽어 자동으로 변경된 시간을 표시해주기 때문에 해외 출장이나 여행 중 시간대가 바뀌어도 추가적인 설정이 필요없습니다.
또한, 착용자의 활동과 수면 패턴을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코칭과 알람 기능이 제공됩니다. 모션X 활동 추적 기능을 통해 일일 걸음수, 칼로리 소모량, 전체 거리를 추적하여 기록하고, 착용자에게 맞는 조언과 팁, 정보 등을 알려줍니다. 너무 오래 앉아 있거나 활동량이 부족할 경우, 활동 시작 경보를 설정해 놓으면 알람을 통해 활동에 대한 필요성 상기시켜 줍니다. 또한, 활동 목표량을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미리 설정하면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미리 알려주는 알림 기능이 있어 착용자가 하루 운동량에 보다 신경을 쓸 수 있도록 합니다.
일상적인 활동 뿐만 아니라 수면 활동을 기록하고 체크하는 슬립트래커®(SLEEPTRACKER®) 수면 모니터링 기능은 밤에 시계를 차고 자거나 베개 밑에 두면 수면 모드를 통해 착용자의 수면 패턴과 수면량을 기록하고, 숙면과 선잠을 분석하여 최적화된 기상시간을 찾아줍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선된 수면 모드를 취할 수 있도록 수면 사이클에 대한 코칭 기능 또한 제공하는데, 활동 모드와 수면 모드를 통해 축적된 모든 데이터들은 모션X 클라우드 백업 및 복구 기능을 통해 시계 혹은 스마트워치를 분실하여도 이전까지의 모든 데이터 복구가 가능합니다.
그럼 이제부터 이 시계의 외형에 대한 자세히 살펴보고 구체적인 실제 착용기를 통해 이 시계가 가진 기능들을 한번 점검해 보겠습니다.
이 시계의 가장 차별점은 IT 업계에서 선보인 스마트워치와 달리 전통적인 클래식 워치의 아름다움과 고급스러움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스크린의 차가운 전자기기의 느낌이 아닌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계의 감성이 주는 따뜻한 느낌이 전해집니다. 여기에 피트니스 밴드의 스마트한 기능성을 누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습니다.
직경 42mm의 케이스 사이즈는 최근 남성 시계의 표준 사이즈로,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최대 강점인 깔끔한 디자인과 마무리로 완성되었습니다.
케이스백은 솔리드 타입으로 프레드릭 콘스탄트 로고와 함께 이시계가 가진 정보들이 인그레이빙 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계식 혹은 쿼츠 시계라면 이상할 것이 없는 케이스백 모습인데, 스마트워치에서 보던 심박 센서나 케이블 단자같은 장치가 없습니다. 이건 이 시계를 구동하는 배터리가 2년동안 지속되기에 별도의 충전이 필요없고,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되기 때문입니다.
크라운 역시 전통적인 시계의 크라운처럼 디자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계의 조작을 위한 푸쉬버튼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크라운처럼 상하조작은 되지 않습니다. 조작은 간단합니다. 1번 누르면 시계와 앱 연결 및 동기화. 2번 누르면 활동 모드 또는 수면 모드 상황표시. 3초간 길게 누르면 활동/수면 모드로 상호 변경됩니다. 또한 3번 연속 누르면 GMT 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번 누르기에서의 상대 모드 확인이나 3번 누르기에서의 GMT 시간 확인 기능은 약 5초 후에 자동 복귀됩니다.
크라운을 통한 간단한 조작만으로 시계가 가진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데, 이는 시계와 스마트폰 간의 역할 분담이 잘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복잡한 설정이나 디테일한 체크는 스마트폰의 앱을 실행해 확인하도록 하고 시계는 시계 고유의 기능(시간확인)과 착용자에게 심미적 아름다움을 충족시기는데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화이트 다이얼에 골드 컬러의 아라빅 아플리케 인덱스와 역시 골드 컬러의 핸즈는 전형적인 드레스워치의 그것입니다. 6시 방향의 서브 다이얼은 약간 그레이 컬러가 가미되어 다이얼의 세련미를 높이고 시인성도 높였습니다.
스마트워치로써 다이얼이 아날로그 방식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많은 피트니스 정보를 담는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쿼츠 방식으로 움직이는 영구시,분침은 역시 스마트폰과 연동으로 보다 정확한 시간을 별도의 조작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서브 다이얼은 날짜창과 당일 활동량을 표기하는데, 사진 속의 현재 표기는 '날짜-39일, 주간 활동량-36% 달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날짜 역시 스마트폰과 연동되기에 퍼페츄얼 캘린더와 같이 별도 조작이 필요없어 편리합니다. 서브다이얼의 골드 핸즈를 통해 표기되는 활동량은 100분율로 환산되어 착용자가 목표로 한 수치의 현재 달성량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서브다이얼의 중심에 초승달 표기는 수면 모드로의 전환을 표기합니다. 수면중 날짜를 확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능한 컨셉으로 아날로그 다이얼이 많은 정보량을 한번에 표기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용시 생각보다 편하고 직관적인 방식입니다.
스트랩은 골드케이스와 매치되는 짙은 브라운 컬러의 악어무늬 소가죽 스트랩입니다. 뛰어난 품질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프레드릭 콘스탄트 엔트리 모델에 적용되는 그정도 수준의 스트랩 퀄리티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까 합니다.
버클은 케이스와 같은 골드 도금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폴딩 버클이 적용되었습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로고가 각인되어 고급스러움을 살렸으며, 양면 푸쉬버튼에 의해 여닫는 방식은 부드럽게 잘 작동됩니다.
착용샷입니다. 생각보다 뛰어난 가벼움과 착용감에 놀랐습니다. 방수 성능은 50m로 드레스워치로는 높은 편으로 실생활에서 큰 불편함이 없는 성능입니다.
그럼 이제 스마트폰과의 연동을 통해 실착테스트에 대한 경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모션X-365 앱은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테스트에 이용된 스마트폰은 현재 제가 사용하고 있는 LG G2 입니다.
앱을 다운받아 화면에 설치했습니다.
첫 실행 후 아래와 같은 초기화면에 이어 시계와의 동기 과정을 거칩니다. 시계를 스마트폰 가까이 가져와 시계의 푸쉬버튼을 누르면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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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백업을 위한 계정을 생성하고 자신의 신체조건을 입력합니다. 이후 주간 활동량에 대한 목표치와 수면 목표를 설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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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이 끝나면 본격적인 자신의 현재 상태가 표시되기 시작합니다. 약간의 주간활동 모습이 보이고, 아직 수면 전이기에 수면량은 0%로 표기됩니다.
코칭 기능을 통해 조언을 받을 수 있지만 이부분에 대한 한글화가 미흡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다른 부분에서의 한글화는 잘 되어 있어 사용하기에 매우 편리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설정할 수 있는 세부 기능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모바일 홈페이지로 연결되어 새로운 소식도 접할 수 있습니다.
기본 설정이 끝났고 앱의 기능들도 대충 확인했습니다. 이제 시계를 착용하고 하루를 보냈습니다.
앱의 실행시 초기화면은 처음과 달리 컬러가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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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활동 모드와 수면 모드의 변환을 보여주는 사진은 아래와 같습니다.
30일 오전 11시 44분 : 수면 모드 - 목표치의 69% 정도 수면. 활동 모드 - 목표치의 10% 정도 달성.
오전중에 체크한 모습으로 수면은 끝냈지만 하루 활동량은 많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다시 저녁 무렵 하루의 데이터를 체크했습니다.
활동량과 수면량은 각각 목표치의 2/3 정도 달성한 상태입니다.
먼저, 수면량을 체크했습니다. 깊은잠과 선잠, 수면중 깬 시간이 깔끔한 그래픽으로 표시되어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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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활동량 역시 시간대별로 잘 정리되어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간에 운동한 시간대에 그래프가 급격히 상승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루 목표치에는 많이 미흡하지만 나름대로 운동한 것에 대한 만족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이 그래프를 보면서 좀 더 운동을 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긴다는 점에서 이 시계가 주는 장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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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코칭 모드에서 하루의 라이프스타일을 체크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가 쌓여 일주일, 한달 후에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교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방만하기 쉬운 일상에 시계가 주는 약간의 긴장감은 즐거운 경험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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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콘스탄트 오롤로지컬 스마트워치는 이미 시중에 나와있는 다른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밴드로 구현이 가능합니다. 특히, 핏빗이나 샤오미 미밴드를 추가 구입하는 것이 금전적인 면에서 더 이익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계를 착용할 수 있는 손목은 하나이기 때문에, 하나의 시계로 시계 본연의 기능과 피트니스 기능을 같이 하기를 원하는 유저에게는 딱 맞느 제품이기도 합니다. 또한, 피트니스 기능을 떠나 시계만 놓고 본다해도 상당한 매력을 가진 시계입니다.
개인적으로 40mm 정도나 그 이하였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42mm 케이스 사이즈의 시계로는 정말 만족스럽게 착용할 수 있는 수준의 착용감을 보여주고 있지만, 스마트워치로서 피트니스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24시간(수면시간까지) 착용을 전제로 합니다. 수면 시간에 시계를 착용하고 잔 적이 없는 분들에게는 적응하기까지 어느 정도 이물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시계가 작아지면 24시간 착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조금이라도 덜어질 것만 같은 미련이 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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