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클리프 아펠 CEO & President 니콜라 보스(Nicolas Bos) 인터뷰
** 반클리프 아펠(Van Cleef & Arpels) CEO & President 니콜라 보스(Nicolas Bos) 약식 이력
니콜라 보스는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을 시작으로 1992년 처음 리치몬트 그룹에 입성했다.
이후 리치몬드 그룹이 2000년 반클리프 아펠을 인수하게 되면서, 메종의 하이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및 마케팅 디렉터로서 활약하게 된다.
2009년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동시에 반클리프 아펠의 부사장 자리를 겸임하였고,
2010년에는 미국 지사장으로도 임명되어 컬렉션 개발, PR,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리테일 관리까지 총괄하였다.
그리고 2013년 1월 1일 마침내 반클리프 아펠 최고 수장인 글로벌 대표(President) & 최고경영자(CEO)로 임명,
그만의 리더십을 통해 반클리프 아펠 메종의 고유한 정체성과 창의성을 세계와 함께 공유해 나가고 있다.
- 올해 반클리프 아펠을 대표하는 신제품인 까데나 워치 관련 공식 필름.
올초 SIHH와 비교했을 때 W&W에서 반클리프 아펠은 주로 무엇에 포커스를 맞췄는가?
아시다시피 SIHH와 워치스 앤 원더스는 행사 전반적인 분위기나 취지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워치스 앤 원더스는 SIHH에 비해 신제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한해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장이 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SIHH서 공개한 까데나(Cadenas) 워치 컬렉션을 다시 한번 워치스 앤 원더스에서 소개하고 있으며,
다이얼 공예에 포커스를 맞춘 일명 ‘메티에 다르’풍 신작들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는 당신도 이미 부스에서 보셨겠지만, 새(Birds)에서 영감을 받아 시계 업계 최초로 실제 새의 깃털을 활용,
‘미니어처 페더 아트(Miniature Feather Art)’ 기법으로 완성한 3가지의 새로운 모델도 있다.
또한 샤를 페로의 동화를 모티프로 한 레이디 아펠 포단 포레 앙샹떼의 경우, 동화의 한 챕터인 신비로운 숲과 밤의 풍경을 다이얼에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고대서부터 전해 내려오는 스톤 마퀘트리 세팅(Stone Marquetry Setting) 기법을 활용해 입체적이고 볼륨감 있는 다이얼을 완성한 점이 특징적이며,
단지 공예 기술에만 천착하지 않고 시계에 담긴 스토리와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도 우리의 장기를 보여준다 하겠다.
- 시계 업계 최초로 미니어처 페더 아트 기법을 도입한 오아조 앙샹떼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 시리즈.
사진 좌측부터, 레이디 아펠 카디날 카민, 레이디 아펠 마틴-페쇠르 아주르, 레이디 아펠 콜리브리 인디고 순.
- 반클리프 아펠의 미니어처 페더 아트 작업에 참여한 메티에 다르 장인 넬리 소니에르(Nelly Saunier) 씨와의 인터뷰를 담은 공식 필름.
반클리프 아펠 워치하면 이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을 빼놓을 수가 없다.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을 최초 기획한 사람으로서 특별한 어떠한 계기가 있었는가?
전통적으로 하이 주얼러였던 반클리프 아펠은 시계 제조에 있어서도 하이 주얼리 테크닉을 활용해 시계의 장식적인 면과 디자인을 중시해왔다.
앞서 언급한 메종의 아이코닉 워치인 까데나만 해도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무브먼트 매뉴팩처가 아니기 때문에 무브먼트 개발에 특별히 많은 부분을 할애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선가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내가 메종에 합류한 12년 전이 그러한 기로에 있던 시점이었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2000년대 초중반 시계 업계에는 크고 남성적인 성향의 스포츠 워치류(레이싱, 다이버, 파일럿 등)가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당시 나는 본능적으로 반클리프 아펠은 이들과는 다른 길을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빅사이즈에 실용적인 스포츠 워치들도 좋아한다.
하지만 브랜드의 정체성을 고려했을 때 이러한 당시의 트렌드는 반클리프 아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
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천체의 운행과 같은 요소들에서 영감을 얻은 스토리가 담긴 시계를 제작하고 싶었다.
더불어 기술적으로도 너무 어그레시브한 것보다는 단순하게 사계의 순행을 담은 시계를 선보이고자 했다.
이를 위해 베이스 무브먼트는 외부에서 공급 받았으며, 우리의 시적인 디스플레이를 완성하기 위해
독립 시계제작자였던 장-마르크 비더레히트(Jean-Marc Wiederrecht)와의 협업으로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작동하는
독창적인 우리의 첫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선보일 수 있었다.
이후 출시된 버터플라이 심포니, 퐁 데 자모르, 윈 주르네 아 파리, 발레리나 앙샹테와 같은 시계들 역시
단순히 스토리를 담은 차원을 뛰어넘어 반클리프 아펠만의 개성과 장인정신을 담는데 성공했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발표한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의 정점이었다고 생각한다.
런칭 이래 매년 이렇게 화제가 될만한 모델을 선보이기가 쉽지 않을텐데 대단하다. CEO인 지금도 여전히 신제품 개발 과정에 적극 동참하는가?
물론이다. 나는 반클리프 아펠 디자인 스튜디오와 R&D 팀까지 총괄 관리한다.
우리의 작업은 매우 창조적인 작업으로 디자이너와 주얼러, 다이얼 스페셜리스트, 워치메이커 등이 하나의 시계 기획 단계서부터 함께 하고 수시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나 역시 항상 그들과 함께 한다.
지금까지 발표된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계와 그 이유는?
너무 많다. (웃음) 그럼에도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두 시계를 고를 것 같다.
우선, 우리 메종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퐁 데 자모르(Pont des Amoureux)'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계에는 스토리, 로맨스, 파리와의 연관성 등 다양한 테마들이 융화돼 있다.
또한 그리자이유 테크닉을 도입한 아름다운 에나멜 다이얼이 매력적인 반클리프 아펠의 상징적인 타임피스 중 하나다.
다만 너무 시적이고 여성스러운 시계여서 내가 착용할 수는 없다. (웃음)
퐁 데 자모르는 우리가 애초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현하고자 했던 ‘시간의 서사시’ 테마를 너무나 인상적으로 잘 담고 있고,
남성적인 시계 업계에 확실하게 반클리프 아펠만의 유니크한 존재감을 알린 성공작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게 와 닿는다.
그리고 또 하나는, 현재 착용하고 있는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Midnight Planétarium)'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꼽을 수 있다.
작년 SIHH서 첫선을 보인 모델로 천체의 운행을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해 좋아한다.
- 천체 시계로 유명한 독립 시계제작자 크리스티앙 반 더 클라우(Christiaan van der Klaauw)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워치 공식 필름
개인 소장하고 있는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시계가 있는지, 그 시계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CEO라는 위치상 우리 시계를 마음껏 착용해 볼 수 있는 특권이 있다.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 시리즈 역시 반클리프 아펠만의 개성을 표현한다.
최근에는 타제조사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많이 하는데 반클리프 아펠처럼 메종의 아이덴티티까지 담을 수 있는 수준은 흔치 않다.
엑스트오디네리 다이얼 신작을 구상할 때 특별히 염두에 두는 부분이 있다면?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시리즈를 처음 시작했을 때 우리가 가장 염두에 둔 것은 스토리와 이를 둘러싼 정서, 그리고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적인 기교였다.
자연, 동화, 꿈, 우주 등에서 영감을 얻은 테마를 바탕으로 유기적인 디자인을 수립하고 이를 최종적으로 구현하기까지가 마치 하나의 여정처럼 이어지는 것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하든 우리는 이러한 프로세스를 추구하는데, 일례로 다이얼에 나비를 형상화한다고 할때 단지 피상적인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닌,
하나의 나비를 표현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묘사할지, 또한 구체적으로 어떠한 에나멜 테크닉을 사용할 것인지,
각각의 디테일을 표현하는데 어느 부분에서 음영을 주고 강약을 줄지 등을 신중하게 고심한다.
- 올해 워치스 앤 원더스서 선보인 레이디 아펠 포단 포레 앙샹떼 워치.
단 한 점 제작된 유니크 피스로 W&W 2015 기간에 솔드 아웃 되었습니다.
피에르 아펠이나 여성용 까데나처럼 히스토리컬 모델의 리이슈 작업도 흥미롭다. 앞으로도 과거의 모델을 재발굴하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인가?
혹시 최근 염두에 두고 있거나 꼭 현대적으로 재현했으면 하는 아카이브 워치가 있다면?
그렇다. 아마 다음에 소개될 시계도 과거 히스토릭 피스에서 영향을 받은 시계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다. 반클리프 아펠의 아카이브에는 파워풀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의 시계들이 꽤 많다.
과거의 아이콘을 재런칭하는 일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다.
1935년 탄생한 까데나를 예로 들면, 두 줄의 스네이크 체인이 감싸는 그 외형부터 아방가르드하고 타 메이커에서는 볼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를 갖고 있다.
이러한 아이코닉 피스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다듬어 새롭게 선보인다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피에르 아펠 웨 디씨 & 웨 다이에(Pierre Arpels Heure d'Ici & Heure d'Ailleurs) 워치 같은 독창적인 방식의 듀얼 타임 시계를 스틸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은 없는가?
컬렉션에 스틸 모델을 찾기 힘든 이유는?
무슨 뜻으로 말씀하신지는 알겠다. 하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각각의 컬렉션을 매우 적은 수량씩만 제작한다.
애초 볼륨을 고려하고 선보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제된 소재로만 소량씩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반클리프 아펠은 오랜 세월 하이 주얼러로서의 명망을 갖고 있는 메종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에겐 플래티넘이나 18K 골드 같은 소재가 오히려 친숙하고 스틸을 사용할 일이 별로 없다.
물론
스틸 자체는 매우 장점이 많고 아름다운 소재라는 데는 공감하지만 말이다.
- 2014년 신제품인 피에르 아펠 플래틴 42mm 모델(사진 좌측)과 피에르 아펠 웨 디씨 & 웨 다이에(사진 우측) 모델.
남성용 컬렉션을 보다 다양화할 계획은 없는지... 피에르 아펠과 완전히 다른 성향의 본격 남성용 컬렉션이 생긴다면 큰 화제가 될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다. 하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여성적인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었고 이는 하우스의 기반과도 같다.
미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지나치게 남성적인 접근은 우리에겐 사실상 어울리지 않는 옷과 같다.
피에르 아펠 컬렉션만 보더라도 남성을 위한 컬렉션임에도 매우 정제된 타임리스 디자인과 우아함을 내세우고 있지 않은가.
남성용 컬렉션에 관해 우리가 단지 유행을 좇고 타 메이커들과 똑같은 시도를 한다면 우리가 그들과 다른 점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의 항상 우선순위는 메종이 지닌 여성적인 전통을 계승하는 일이다.
반클리프 아펠 메종을 앞으로도 어떻게 이끌 계획인가? 당신이 바라는 메종의 발전상은?
간단하게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덴티티(Identity, 정체성)'와 '컨티뉴이티(Continuity, 지속성)'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반클리프 아펠의 정체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해온 작업들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지향점이다.
우리 고유의 방식으로 어떠한 부류의 고객층 및 애호가들에게까지 어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더불어 한국 고객들에게도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반클리프 아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봐주고 소개할 수 있는 당신과 같은 컬럼니스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앞으로도 지켜봐 달라!
- 오와조 앙샹떼 엑스트라오디네리 다이얼부터 참 엑스트라오디네리 랑가쥐 데 플레르까지 올해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대표 모델들을 소개한 공식 필름.
기타 참조:
- 반클리프 아펠 SIHH 2015 리포트: https://www.timeforum.co.kr/SIHH/12113942
- 반클리프 아펠 W&W 2015 리포트: https://www.timeforum.co.kr/WATCHESandWONDERS/13409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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