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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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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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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11

1969년은 시계사에서 상당히 굵직한 일이 많이 벌어진 해였습니다. 1969년을 12월부터 역순으로 일어난 일을 나열하면, 세이코가 쿼츠 손목시계를 발표했고 제니스가 자동 크로노그래프인 엘 프리메로 를 발표했습니다. 봄 경에 태그호이어와 브라이틀링이 주축이 되고 데보아 듀포아, 뷰렌이 가세한 연합이 자동 무브먼트를 칼리버 11(크로노마틱)을 발표하며, 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타이틀을 가져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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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11을 탑재한 까레라. 자동 크로노그래프의 시대를 말하고 있다


칼리버 11은 태그호이어의 대표모델인 까레라에 탑재하며 본격적인 데뷔를 이뤄냈고, 얼마 뒤 버전업 된 칼리버 12로 발전하며 사용이 보다 편리한 자동 크로노그래프라는 개념이 보급됩니다. 하지만 같은 해 발표했던 쿼츠 손목시계의 보급이 이뤄지며 자동 크로노그래프는 물론 기계식 시계라는 산업기반이 크게 흔들립니다. 인 하우스 무브먼트를 개발해 보유했던 태그호이어는 시대의 흐름에 의해 이것을 잠시 묻어놓게 됩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기계식 시계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시계 메이커들은 생산량을 증대합니다. 하지만 산업기반에 해당하는 무브먼트의 설계나 생산시설이 상당부분 소실되었기 때문에 대안을 고려해야 했고 범용 무브먼트를 탑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었죠. 태그호이어와 함께 칼리버 11을 공동개발을 담당했던 브라이틀링도 범용 무브먼트라는 같은 길을 선택합니다. 두 메이커가 칼리버 11의 공동개발에 뜻을 모은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는데요. 태그호이어는 레이스의 승패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계측장치로서 크로노그래프의 비중이 높았고, 브라이틀링은 파일럿 워치 중 크로노그래프의 비중이 컸기 때문입니다. 범용 무브먼트 크로노그래프 탑재라는 같은 움직임은 이러한 두 메이커의 배경과 산업 자원이 부족했던 당시의 환경요인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서입니다. 

2000년에 접어들며 완전한 부활에 성공한 기계식 시계는 또 다른 고민에 빠집니다. 1980년대 후반은 시계를 만들기 위한 자원이 부족했다면, 이제는 같은 자원으로 경쟁하기가 어려워진 때가 온 것이죠. 따라서 독점적인 무브먼트 즉 스스로 생산해 독점적으로 탑재하는 인 하우스의 시대가 도래했고 공교롭게도 태그호이어와 브라이틀링은 이전에 그렇던 것처럼 비슷한 시기에 인 하우스 무브먼트를 발표합니다. 태그호이어는 조금 독특한 방식을 선택했는데 외부의 지적재산권(설계)를 구입해 인 하우스화했고, 이는 실패확률과 개발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무브먼트가 칼리버 1887로 창업자인 에드워드 호이어가 발명한 스윙잉 피니언과 그것이 나온 1887년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현재 태그호이어의 무브먼트는 초고속 진동하는 특수형태를 제외하면 칼리버 1887이 정점에 서있습니다. 칼리버 1887은 앞서의 언급처럼 크로노그래프의 비중이 높은 브랜드인 점을 반영합니다. 시간과 날짜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춘 자동 무브먼트를 주력으로 삼는 다른 브랜드와의 차별 점이기도 합니다.  칼리버 1887을 보좌하는 역할은 오랜 기간 태그호이어의 라인업을 지켜온 자동 크로노그래프인 칼리버 16이 있으며, 칼리버 넘버가 한자리 수 인 것은 자동 무브먼트로 칼리버 5, 6, 7 등이 있습니다. 시계를 자동차라고 친다면 엔진에 비견할 수 있는 칼리버를 종류 별로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죠. 


자동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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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의 주력 무브먼트입니다. 레이스 DNA를 표출하는데 가장 적합한 자동 크로노그래프입니다. 요즘의 추세는 버티컬 클러치와 컬럼 휠 조합인데 칼리버 1887은 버티컬 클리처 대신 스윙잉 피니언을 사용합니다. 태그호이어가 스윙잉 피니언의 원조인 점도 있고 베이스 무브먼트도 같은 구성이라는 점도 있습니다. 버티컬 클러치가 스타트시 좀 더 확실한 동작을 보여주지만 두께를 두껍게 만드는 단점이 있는데 반해, 스윙잉 피니언은 그와 반대의 장단점을 지닙니다. 현재의 칼리버 1887은 2세대로 브리지 디자인을 비롯, 보이는 부분을 단정하게 다듬어 냈고 컬럼 휠을 파랗게 처리해 강조했습니다. 칼리버 1887은 주로 까레라 라인에 탑재되며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6, 9, 12시 카운터 버전(사진 왼쪽)과 3, 6, 9시 카운터의 트리컴팩스 버전(사진 오른쪽)이 있는데요. 후자는 무브먼트를 회전 배치하여 만든 배치로 푸시 버튼이 불 헤드(Bull head)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칼리버 호이어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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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바젤월드 2015에서 새롭게 등장한 칼리버 호이어 01은 칼리버 1887 베이스를 스켈레톤화 했습니다. 베이스 무브먼트와 기능상 동일하나, 컬럼 휠을 빨간색으로 물들여 좀 더 강렬한 이미지를 줍니다. 로터의 형태에도 변화를 가해 부채꼴 모양이 아닌 원형에 검정색 코팅을 해 자동차의 휠과 비슷한 느낌을 냅니다. 브리지 일부를 잘라낸 점은 스켈레톤의 특징이죠. 



칼리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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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12는 최초의 자동 무브먼트인 칼리버 11의 수정개량형의 이름입니다. 그래서 현재도 태그호이어는 이 이름을 즐겨 쓰는 듯 하군요. 좌우의 가로 투 카운터를 지녔고 크라운 위치가 오른쪽이 아닌 왼쪽이라면 오리지날 칼리버 11(혹은 칼리버 12)과 거의 같은 배치가 됩니다. 3시 방향에 영구초침을 배치했고 9시 방향이 30분 카운터로 전형적인 ETA의 칼리버 2894가 드러내는 배치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수정이 일어났는지 명확하지 않으나 칼리버 2894보다 훨씬 많은 57석이라는 점이 눈에 띄네요. 



칼리버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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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1887의 등장이전 까레라는 물론 태그호이어 전체를 이끌던 자동 무브먼트입니다. ETA의 칼리버 7750이 베이스로 셀리타에서도 SW500이라는 제네릭을 생산 중입니다. 특유의 C자형 레귤레이터를 볼 수 있고, 다른 동일 베이스 무브먼트에 비해 심플한 표면처리입니다. 기본적인 42시간의 파워리저브이며 칼리버 7750의 경우 기본적으로 날짜와 요일을 표시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어, 요일을 삭제해 주로 사용하는 관계로 칼리버 16 역시 두 가지 버전으로 등장합니다. 베이스 무브먼트의 특징상 튼튼함이 장점이므로 태그호이어의 칼리버 16 모델 역시 튼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포뮬러 1 라인(사진 왼쪽)에서는 오래간만에 기계식 자동 크로노그래프 탑재 모델이 등장했는데 튜더의 옛 크로노그래프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베젤의 타키미터 프린트 방식이 닮아서 아닐까 합니다. 



칼리버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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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LVMH 그룹의 일원인 제니스로부터 제법 오랜 기간 동안 엘 프리메로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스페셜 모델에 탑재하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레귤러 모델에도 탑재 중입니다. 하이비트의 대명사로 불리던 엘 프리메로의 장점은 36,000vph의 진동수 덕분에 1초를 10진법으로 쪼갤 수 있어 보다 세밀한 계측이 가능합니다 즉 0.1초 단위의 계측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칼리버 36 탑재 모델인 까레라 칼리버 36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는 이런 장점을 살리기 위해 세밀한 눈금을 다이얼 바깥쪽에 배치했습니다. 원래 쓰리 카운터 구성이나 하나를 삭제해 심플한 투 카운터 구성을 했고, 플라이 백 기능을 더해 보다 빠른 연속 측정이 가능토록 한 점이 특징입니다.



자동 무브먼트 

칼리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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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그래프가 중심인 브랜드지만 자동 무브먼트 역시 라인업을 꾸리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칼리버 5는 태그호이어에서 가장 가격 접근성이 좋으며, 심플 기능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까레라, 아쿠아레이서 등에 두루 탑재됩니다. 날짜 기능의 데이트 버전(사진 왼쪽)과, 날짜와 요일의 데이데이트 버전(사진 오른쪽)이 있습니다. 상당히 친숙한 무브먼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칼리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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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6의 베이스 무브먼트는 ETA 칼리버 2892로 센터 세컨드이지만 ETA가 여러 형태의 파생형을 제공할 때 등장한 스몰 세컨드 버전입니다. 클래식한 스몰 세컨드에 날짜 기능을 더해 실용성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날짜를 6시 방향의 스몰 세컨드 창으로 이동한 이유는 아무래도 스몰 세컨드의 클래식한 구성을 가능한 한 깨지 않기 위함이지 싶습니다. 3시 방향에 날짜창이 있다면 수동의 타임온리처럼 보이지 않을 테죠. (물론 자동의 데이트 기능의 무브먼트입니다만) 빈티지의 재현을 염두에 넣은 형태입니다.


칼리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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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7은 칼리버 6의 형제격입니다. 센터 세컨드가 기본이며 칼리버 6를 스몰 세컨드로 수정하지 않고 24시간 표시를 추가한 버전이 칼리버 7 GMT입니다. 해외여행과 출장이 빈번해 진 요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칼리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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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버 7에 이은 또 다른 형식의 GMT기능을 지닌 무브먼트가 칼리버 8입니다. 24시간 표시의 GMT가 아닌 시, 분침으로 표시하는 듀얼 타임이나 낮밤표시를 더하지 않았기 때문에 GMT 기능으로 완전하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빅 데이트와 조합으로 다이얼 구성이 빼어나나 까레라 모델이 아니면 자주 접할 수 없습니다. 


칼리버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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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전용의 칼리버 9은 셀리타 SW1000을 베이스로 합니다. 셀리타의 신형 무브먼트로 지름이 20mm를 약간 넘기 때문에 케이스 지름이 작은 여성용에 적합합니다. 날짜 기능을 기본으로 갖추며 파워리저브는 40시간으로 평범한 편입니다.

이 외에 칼리버 49나 칼리버 넘버 뒤에 RS가 붙는 파생형도 있습니다. 베이스 무브먼트에 부가적인 기능을 더했거나 스켈레톤 가공처럼 태그호이어에서 흔치 않은 변형을 시도한 형태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수동 무브먼트를 탑재하지 않는 점이 특징으로 1969년의 칼리버 11을 통한 크로노그래프의 자동화에 성공한 이후, 크로노그래프를 비롯 자동 무브먼트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점은 특기할 만합니다. 현재의 태그호이어를 드러내는 요소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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